중국의 캐나다 파트너십, 美 진출 신호탄인가

이든 기자

metax@metax.kr | 2026-01-20 11:00:00

‘교역 다변화’ 뒤에 깔린 우회 시나리오
USMCA·IRA 장벽 넘을 수 있나

캐나다가 중국과 에너지·농식품·무역을 축으로 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공식화하면서, 이 합의가 단순한 교역 확대를 넘어 중국의 ‘캐나다 경유 미국 진출’ 신호탄이 될 수 있는지를 두고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캐나다 정부는 교역 다변화와 투자 유치를 강조하지만, 미국의 디커플링과 고율 관세가 고착화된 환경에서 중국이 새로운 우회 경로를 모색하고 있다는 관측도 동시에 제기된다.

이번 파트너십은 2026년 1월 16일, 캐나다 총리의 방중을 계기로 발표됐다. 양국은 청정에너지 투자 확대, 농식품 관세 완화, 중장기 무역 확대를 3대 축으로 협력 틀을 재가동했다. 캐나다는 2030년까지 대중 수출을 50%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하며, 에너지·농식품·기술 분야에서 실무 로드맵을 병행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입장에서 캐나다가 다시 주목받는 이유는 미국 시장 진입 비용이 구조적으로 높아졌기 때문이다. 미국은 중국산 전기차를 포함한 전략 품목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있으며, 관세를 넘어 보조금과 인증 요건을 통해 진입 장벽을 높이고 있다. 특히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체계에서는 ‘외국 우려기업(FEOC)’ 배제 규정이 단계적으로 강화되면서, 중국 연계 배터리·광물 사용 자체가 시장 접근의 핵심 제약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 기업들은 완제품의 직접 수출보다는 북미 내 생산·투자 거점을 확보하는 방식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캐나다는 미국과 통합된 북미 생산·물류권에 속해 있고, USMCA 체계 아래 제도적 이점도 존재한다. 이러한 조건은 중국 자본이 에너지·배터리·중간재 분야에서 캐나다를 ‘거점’으로 삼을 유인을 제공한다.

다만 ‘캐나다 경유’가 곧바로 미국 시장 진입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USMCA는 자동차를 중심으로 북미산 부가가치 비율을 엄격히 요구하고 있으며, 중국산 핵심 부품 비중이 높을 경우 무관세 혜택을 받기 어렵다. 여기에 IRA의 FEOC 규정은 캐나다에서 생산하더라도 중국 연계 배터리·광물이 포함되면 미국 소비자 보조금 대상에서 배제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투자안보 리스크 역시 변수다. 중국계 자본과 기술이 북미 핵심 인프라나 첨단 제조에 유입되는 것에 대해 미국은 이미 강한 경계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캐나다에 공장을 세우더라도, 미국의 투자안보 프레임과 정책 신호가 간접적으로 작동할 가능성은 상수에 가깝다.

그럼에도 이번 파트너십이 의미를 갖는 지점은 있다. 중국이 완제품 우회 수출이 아니라, 에너지·광물·중간재 공급 기반을 캐나다에 심는 방식으로 접근할 경우 제도 충돌을 완화할 여지는 존재한다. 또한 미국 시장이 당장 닫혀 있더라도, 캐나다 내 시장 장악과 현지 파트너십을 통해 ‘북미 확장 옵션’을 확보하려는 전략은 충분히 성립 가능하다.

결국 캐나다–중국 전략적 파트너십은 중국의 대미 우회로가 즉각 열렸다는 선언이라기보다, 디커플링 환경 속에서 우회와 재설계의 가능성이 커졌다는 신호에 가깝다. 관세·원산지·보조금·안보 심사가 동시에 작동하는 구조에서, 승부를 가르는 것은 단순한 생산 이전이 아니라 제도 안에서의 구조적 현지화 능력이다.

이 흐름은 한국 기업에도 분명한 메시지를 던진다. 기술 경쟁력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법인 구조, 원산지 설계, 정책 인센티브, 안보 리스크까지 포괄하는 ‘지경학적 설계 능력’이 이제 수출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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