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플렉시티, “대화형 쇼핑 시대” 열었다

X 기자

metax@metax.kr | 2025-12-05 11:00:14

AI가 사용자의 취향을 기억하는 첫 전자상거래 실험

AI 검색 서비스로 빠르게 영향력을 넓혀 온 퍼플렉시티가 새로운 쇼핑 기능을 공개했다. 이번 업데이트의 핵심은 단순한 검색 결과가 아니라, 사용자의 취향과 맥락을 이해하는 ‘대화형 쇼핑 경험’이다. 회사 측은 이를 “온라인 쇼핑이 잃어버린 발견의 즐거움을 되찾는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온라인 쇼핑은 지난 10여 년 동안 결제 속도, 배송 편의, 광고 효율 중심으로 진화해왔다. 하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영역, 사용자가 ‘정말 내가 원하는 것’을 찾는 과정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검색창에는 키워드를 입력해야 하고, 추천 콘텐츠는 종종 제휴 수익에 최적화돼 있다. 퍼플렉시티는 이런 쇼핑 구조가 소비자의 맥락을 거의 반영하지 못한다고 진단했다.

새롭게 선보인 기능은 바로 이 문제에서 출발한다. 예를 들어 “샌프란시스코에서 페리로 출퇴근할 때 좋은 겨울 재킷은?”이라고 질문하면, 퍼플렉시티는 단순히 ‘좋은 재킷 리스트’를 보여주는 대신, 지역 기후·바람·출퇴근 방식 등을 반영해 사용자 상황에 맞는 제품을 제시한다. 이어서 “그럼 신발은?” 같은 후속 질문을 하면 이전 맥락을 그대로 이어서 답변한다.

퍼플렉시티가 강조하는 부분은 바로 맥락 이해력과 사용자 기억 능력이다. 최근에 미니멀한 러닝화를 찾아본 사용자라면, 이후 여행용 가방을 묻더라도 같은 취향을 반영한 옵션을 먼저 제시한다. 이 과정은 일종의 개인 쇼핑 어시스턴트가 옆에서 조용히 취향을 기억하고 있다가 필요한 순간 살짝 제안해주는 느낌을 준다.

또한 이번 업데이트에는 페이팔(PayPal)과의 결제 기능 통합도 포함됐다. 사용자는 검색 → 추천 → 결제까지 하나의 화면에서 이어지는 흐름을 경험할 수 있다. 스키를 급하게 사야 하는 상황이라면, 제품을 찾고 곧바로 결제한 뒤 다시 대화를 이어가며 여행 준비 목록을 완성할 수도 있다. 쇼핑 과정에서 흐름이 끊기지 않는다는 점이 기존 플랫폼과의 가장 큰 차이점이다.

재미있는 점은, 퍼플렉시티가 이번 기능을 “소비자에게 좋은 기능이 곧 판매자에게도 유리하다”고 설명한 부분이다. 기존 검색광고 생태계는 클릭 발생 자체를 목표로 하지만, 퍼플렉시티의 대화형 쇼핑을 거친 사용자는 이미 구매 결정을 하기 직전까지 충분히 생각을 마친 상태다. 다시 말해 전환율이 높고, 장바구니 이탈 확률은 낮다. 또한 판매자는 기존처럼 고객 정보를 확보하고, 반품·AS·포인트 적립 등 모든 고객 관계를 직접 관리할 수 있어 플랫폼 종속 우려도 적다.

이번 발표는 전자상거래 시장에서도 또 하나의 큰 변화가 시작됐음을 보여준다. 지금까지 아마존은 ‘거래형 쇼핑’, 구글은 ‘검색형 쇼핑’, SNS는 ‘SNS 기반 쇼핑’을 성장시켜왔다면, 퍼플렉시티는 여기에 ‘대화형 개인화 쇼핑’이라는 새로운 축을 만들어낸 셈이다. AI가 취향을 기억하고, 맥락을 이어가며, 탐색과 결정을 부드럽게 연결하는 방식은 기존 쇼핑의 패러다임과 확실히 다르다.

새로운 쇼핑 기능은 현재 미국 사용자에게 우선 제공되며, 데스크톱과 웹에서 먼저 이용할 수 있다. iOS와 안드로이드 앱에도 조만간 적용될 예정이다.

퍼플렉시티는 발표 문구에서 이렇게 말했다.

“좋아하는 것을 찾는 일은 원래 이렇게 쉬웠어야 합니다. 필요한 건 질문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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