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AI–Microsoft 파트너십 재정립, “AI 동맹의 새 질서”

김하영 기자

hashe@metax.kr | 2025-09-17 11:00:00

OpenAI와 Microsoft가 “비구속(non-binding) 합의”
향후 10년 인공지능 산업의 방향과 질서 분기점

2025년 9월, OpenAI와 Microsoft가 “비구속(non-binding) 합의”를 맺었다는 소식이 전 세계를 흔들었다. 겉으로는 기존 협력 관계를 다듬는 절차적 조치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글로벌 AI 산업의 권력 지형을 바꿀 수 있는 함의가 숨어 있다. 기술 혁신의 속도, 자본의 집중, 정책·규제의 압력이 맞물리는 현재의 삼각 구도 속에서, 두 거대 기업의 선택은 단순한 계약 조정을 넘어 향후 10년간 인공지능 산업의 방향과 질서를 결정할 분기점으로 읽힌다.

https://openai.com/index/joint-statement-from-openai-and-microsoft/

이번 합의의 중심에는 조직 구조와 재무 구조의 대대적 재편이 자리한다. 먼저, OpenAI는 기존의 비영리 재단을 정점으로 한 복잡한 거버넌스 체계를 넘어, 영리 회사 또는 공익 기업(public benefit corporation) 형태로 전환할 수 있는 제도적 여지를 확보했다. 이는 조직 운영의 투명성과 민첩성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OpenAI의 비영리 모회사는 새로 설립될 법인에서 1,000억 달러 이상 규모의 지분을 보유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지금까지 불명확했던 지배 구조를 정리하고, 투자자와 파트너 간 이해관계를 새롭게 재편하기 위한 장치라 할 수 있다.

재무적 측면에서도 중요한 변화가 나타난다. OpenAI는 그동안 Microsoft 등 상업 파트너들과 수익의 약 20%를 공유해 왔으나, 이번 합의에서는 이를 약 8%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이는 단순히 배분율을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Microsoft의 클라우드 서비스(Azure)와 고성능 GPU 임대 비용을 지불하는 방식까지 함께 재조정하는 과정이다. 결과적으로 OpenAI는 필요한 서버와 컴퓨팅 자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면서도 더 많은 수익을 스스로 확보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하게 되며, Microsoft와의 관계 역시 기존의 일방적 의존에서 보다 균형 잡힌 파트너십으로 전환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시장·경쟁 환경 변화의 의미                                                                                                                이번 합의는 무엇보다 플랫폼 독점 구도의 균열을 보여준다. OpenAI가 영리 기업 혹은 공익 기업(public benefit corporation)으로 전환할 경우, 특정 파트너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클라우드 사업자와 손을 잡을 수 있는 제도적·재무적 공간이 생긴다. 그 결과 Amazon AWS, Google Cloud, 오라클 같은 경쟁사들은 OpenAI의 인프라 파트너로 진입할 가능성을 확보하게 되며, 이는 클라우드 시장 전체의 경쟁 강도를 높이는 촉매제로 작용할 수 있다.

아울러 이번 변화는 AI 생태계의 다극화를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글로벌 시장은 ‘OpenAI–Microsoft’와 ‘Google–Anthropic’이라는 양자 구도로 설명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OpenAI가 Microsoft 의존도를 낮추고 독립적인 사업 운영을 강화한다면, Meta·Cohere·Mistral 등 신흥 세력까지 포함한 복수의 축이 공존하는 다극 경쟁 구조로 빠르게 전환될 수 있다. 이는 기술 혁신의 속도를 높이는 동시에, 서비스와 모델의 다양성을 넓히는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정책과 규제 대응에서도 OpenAI의 입지 강화가 예상된다. 유럽연합의 AI Act와 미국 FTC의 플랫폼 독점 조사는 빅테크 기업들의 시장 지배력에 대한 압박을 키우고 있다. 이 상황에서 OpenAI가 독립적인 구조를 갖추면 “Microsoft 종속”이라는 비판을 완화할 수 있으며, 각국 규제 기관과의 협상에서 보다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 다시 말해, 파트너십 재정립은 단순한 재무적 조치가 아니라 정책 환경 속에서 생존력을 높이는 전략적 선택으로도 볼 수 있다.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는 OpenAI @ChatGPT

또한 그 파급력은 산업 전반에 미친다. 투자자 관점에서 보면, 지분 구조가 명확해지는 것은 대규모 자본 유입을 이끌어내는 전제 조건이 된다. 경쟁사의 입장에서는 수익 배분율을 8% 수준으로 낮춘 이번 모델이 사실상의 업계 표준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을 주목해야 한다. 특히 클라우드 제공사와 AI 모델 개발사 간의 관계는 앞으로 더욱 치열하게 재정의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사용자 입장에서 보면, 특정 플랫폼에 국한되지 않고 더 많은 환경에서 ChatGPT 기반 모델을 이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다. 독점성이 약화될수록 선택지는 넓어지고, 경쟁이 심화될수록 서비스 품질 또한 개선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OpenAI와 Microsoft의 이번 합의는 단순한 내부 재편을 넘어, AI 시장의 경쟁 질서와 산업 구조를 전반적으로 재편할 수 있는 촉발점이라 평가할 수 있다.


AI 시대의 새로운 계약서
OpenAI와 Microsoft가 맺은 이번 합의는 단순한 기업 간 거래로 볼 수 없다. 그것은 인공지능 시대를 규율할 새로운 계약서와도 같다. “AI는 누구의 것인가?”라는 근본적 질문에 대해, 특정 기업의 독점이 아니라 분산된 파트너십과 보다 개방적인 거버넌스로 나아가려는 신호를 던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이상적인 해석 뒤에는 거대한 자본의 논리가 자리한다. 비영리 모회사가 보유할 1,000억 달러 규모의 지분, 그리고 기존 20%에서 8%로 낮아질 것으로 알려진 수익 배분율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이는 “공익을 위한 AI”라는 초기 기치가 상업적 이해관계 속에서 어떻게 재편되고 변형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결국 이번 합의는 기술 발전과 자본 논리가 충돌하고 타협하는 지점을 드러낸 사례라 할 수 있다.
때문에 OpenAI와 Microsoft의 이번 파트너십 재정립은 기술 산업 전반에 세 가지 메시지를 전한다. 첫째, AI 동맹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언제든 재협상의 대상이라는 점이다. 둘째, 플랫폼 경쟁 구도는 독점에서 다극화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셋째, 규제와 정책 환경이 기술 전략의 중심 변수로 부상했음을 확인시켜 준다.

궁극적으로 이번 합의는 단순히 “OpenAI가 앞으로 어떤 모델을 내놓을까”라는 제품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AI 산업 전체의 권력 지형이 어떤 방식으로 재편될지에 관한 보다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앞으로의 행보는 기술의 속도와 자본의 힘, 그리고 정책의 틀 사이에서 새로운 균형을 찾아가는 과정이 될 것이다.



[METAX = 김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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