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총무성이 발표한 "메타버스 원칙(제1판)" 이란?[下]
정수연
jsy020224@naver.com | 2025-02-16 19:19:24
일본 총무성이 '메타버스 원칙'을 발표했다. 메타버스의 민주적 가치 실현과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국제 협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번 발표는 관광, 교육,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메타버스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일본 사회의 흐름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자리잡은 메타버스는 고성능 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 보급으로 인해 아바타 활동의 진입 장벽이 낮아지며 더욱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한 원인으로 판단된다. 일본은 이러한 기술적 진보를 바탕으로 메타버스 분야의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MetaX는 이번 발표를 기반으로 2023년 10월부터 총무성이 주도한 '안심·안전한 메타버스 실현을 위한 연구회' 논의 내용을 정리한 보고서를 분석했다. 이를 통해 일본 내 메타버스 기술 및 활용 동향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편집자 주] |
일본 정부와 산업계는 메타버스를 미래 성장 동력으로 인식하고, 법적 과제 해결, 안전성 강화, 국제 표준화 협력 등을 통해 산업 생태계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법적·제도적 기반 마련과 산업계 및 사용자 간 협력을 통해 메타버스의 신뢰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어 이번 '일본 총무성이 발표한 '메타버스 원칙(제1판)' 2편에서는 일본 메타버스의 동향을 정부, 산업계, 그리고 이용자 특성이라는 세 가지 측면에서 분석하고자 한다.
◆ 일본 정부의 동향
먼저 일본의 내각부 지식재산전략추진사무국은 2024년 2월, 「메타버스상의 콘텐츠 등을 둘러싼 새로운 법적 과제 등에 관한 논점 정리(2023년 5월)」의 주요 내용을 공개하며, 가상공간에서 발생하는 법적 쟁점 해결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했다. 이는 2023년 5월 공표된 초기 보고서를 기반으로, 메타버스 내 콘텐츠 창작과 이용이 불러올 새로운 법적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논점을 정리한 것이다.
이를 위해 2022년 11월, 내각부는 「메타버스상의 콘텐츠 등을 둘러싼 새로운 법적 과제 대응에 관한 민관협력회의」를 설치하고, 현실공간과 가상공간을 넘나드는 지적재산권의 처리 및 가상 오브젝트 디자인 권리 문제, 아바타의 초상권과 관련된 권리 처리 방안, 가상 오브젝트와 아바타 간 상호작용 규칙 및 규제조치 형성이라는 세 가지 주요 분과를 구성해 관련 논의를 진행해왔다.
2023년 5월 발표된 「메타버스상의 콘텐츠 등을 둘러싼 새로운 법적 과제 등에 관한 논점 정리」 보고서는 플랫폼 사업자와 사용자, 권리자 등 주요 이해관계자를 위한 권고 사항을 정리한 내용을 담고 있으며, 메타버스 플랫폼 사업자 및 이용 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법적 대응 방향과 메타버스 사용자(사용자 생성 콘텐츠 포함) 및 콘텐츠 권리자를 위한 주요 과제가 각각 제시됐다. 이는 메타버스 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권리 충돌을 사전에 방지하고, 공정한 콘텐츠 이용과 보호를 도모하기 위한 조치로 평가된다.
◆ 일본 산업계의 동향
메타버스의 윤리적 기준과 보안 체계를 마련하기 위한 업계 단체들의 노력도 활발하다. 2023년 4월에 설립된 일반사단법인 Metaverse Japan의 ‘Metaverse Japan Lab’은 세계 최초의 메타버스 싱크탱크로서, 메타버스 산업의 인재 육성 및 특구 창출을 목표로 활동 중이며, 세계경제포럼(WEF)과 메타버스 스탠다드 포럼(MSF)과의 협력을 통해 국제 표준화 논의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또 다른 단체인 일반사단법인 메타버스 추진협의회는 2023년 12월에 메타버스 보안을 강화하기 위해 사용자, 콘텐츠, 플랫폼 기능을 구분한 ‘메타버스 보안 가이드라인(제2판)’을 발표하며, 인증제도와 연계된 보안 대책을 마련했다.
한편, 버추얼 시티 컨소시엄은 메타버스와 실제 도시의 연계성을 고려해 2022년 첫 ‘버추얼 시티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데 이어, 2023년 7월 일본 정부의 메타버스 정책을 반영해 이를 업데이트하며, 도시와 메타버스의 연결 방향을 구체화하고 있다.
◆ 일본의 메타버스 이용자 특성
이 같은 정부와 업계의 노력은 일본 내 메타버스 사용자 증가와 맞물리며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일본 총무성의 ‘2023년도 정보통신미디어 이용 시간 및 정보행동에 관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메타버스 등 가상공간에 대한 이용 경험이 특히 10대와 20대에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연령대는 메타버스 활용이 타 연령대에 비해 활발하며, 게임기를 통한 접속 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스마트폰과 PC가 메타버스 이용 기기로 주로 사용됐으며, 고연령대에서는 ‘VR 고글’과 ‘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HMD)’와 같은 기기를 사용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조사 결과는 메타버스 이용이 특정 연령대에 집중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메타버스에 대한 접근 방식이 연령에 따라 다르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에 향후 일본 정부와 업계는 이용자의 연령별 경향과 장비 접근성 등을 고려하여 맞춤형 지원과 보안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는 등 메타버스의 안전성과 신뢰성 제고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일본의 메타버스 산업은 정부, 업계, 사용자 간의 긴밀한 협력이 어우러진 통합적 산업 생태계를 지향하고 있다. 정부는 법적, 제도적 기반을 구축하며 메타버스의 안정성과 신뢰성을 강화하고, 업계 단체들은 윤리적 기준과 보안 체계를 마련해 안전한 메타버스 환경을 조성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노력들은 단순히 국내적 차원에 그치지 않고, 국제 표준화 논의에 적극 참여함으로써 일본이 메타버스 산업의 글로벌 리더로 자리매김하는 발판이 되고 있다. 특히 메타버스를 새로운 사회·경제적 플랫폼으로 발전시키려는 전략적 접근이 성공한다면, 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앞선 메타버스 생태계를 구축하는 국가로 부상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 시사점
2023년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특수한 상황이 해소되면서, 메타버스 사업에 뛰어들었던 일부 기업들이 ROI(투자수익률) 개선 여부를 재검토하고 있다. 시장은 일종의 환멸기에 접어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기간 동안 명확한 목표 없이 메타버스에 진입했던 일부 사업자들은 철수하고 있는 반면, 메타버스를 실무적으로 사업화해 나가는 기업들은 꾸준히 늘어나면서 산업화 기반이 점차 정비되고 있다.
2024년 들어 지자체들은 메타버스를 활용한 실증 실험을 활발히 진행하며 메타버스 도입을 늘리고 있으며, AI와의 결합을 통해 AI 아바타, 생성 AI 기반 3D 콘텐츠 제작 등 다양한 연구 개발이 진전되고 있다.
이에 일본 정부와 산업계는 메타버스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아 규제 마련과 산업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법적 과제 해결과 국제 표준화 협력 등을 통해 메타버스의 안전성과 신뢰성 확보에 힘쓰고 있어 일본의 메타버스 산업이 국내보다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고 해석된다.
이처럼 일본의 메타버스 산업은 정부, 산업계, 사용자 간의 협력을 바탕으로 법적·제도적 안정성을 강화하고 국제 표준화에 기여하며 성장하고 있다. 이는 메타버스를 새로운 사회·경제적 플랫폼으로 자리 잡게 하려는 전략적 접근으로, 글로벌 리더로 도약하기 위한 일본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관측된다.
◆ 관련 논문
<‘통합성’으로 연결된 ‘메타버스 윤리원칙’과 ‘윤리’>
요약: 본 논문은 메타버스의 특징을 탐구하며, 그 속에서 통합성의 가치를 강조하고 있다. 이는 메타버스가 다양한 기술 윤리를 포함하면서도 기존 윤리에서 중점적으로 다뤄온 가치를 내포하고 있음을 통해 드러낼 수 있다. 따라서 메타버스 윤리는 현실 세계의 윤리와 분리된 ‘새로운 윤리’로 다뤄져서는 안 되며, 본질적으로 인간 윤리의 연장선에 있다는 점을 주장하고 있다.
[ⓒ META-X.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