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3.0의 혁신적 변화를 꿈꾸는 일본의 독특한 메타버스 사례 '데이팅앱'과 '묘원''

정수연

jsy020224@naver.com | 2025-02-16 20:37:05

일본은 웹3.0을 앞세워 '잃어버린 30년'을 되찾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이를 위해 일본은 웹3.0의 혁신적인 변화를 꿈꾸며 이 분야에서 선도적 위치를 확보하기 위해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메타버스와 버추얼 스트리머 시장 등 웹3.0을 주도할 콘텐트 중심의 분야에서 규제 완화다. 그 결과 일본에서는 메타버스를 포함한 웹3.0 관련 다양한 시도들이 나오고 있어 그 중에서 메타버스 관련한 일본의 독특한 사례들을 찾아 살펴보고자 한다.[편집자주]


이번에 주목한 콘텐츠는 메타버스에서의 '데이팅 앱'과 '메타버스 묘원'이다. 

코로나로 인해 대면 만남이 부담스러워지자 사람들은 '온라인 만남'에서 가상 세계 아바타를 통한 만남을 이어가는 '메타버스 데이터앱'에 주목하고 있다. 사용자들은 가상 세계에서 아바타를 통해 만나, 외모나 연봉이 아닌 성격과 개성을 중시한 연애 체험을 할 수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또한 저출산·고령화 사회에 직면한 일본에서는 최근 '메타버스 묘원', 온라인상에 마련된 가상의 장례·추모 공간이 등장하는 등 장례·성묘 문화가 변하고 있다. 가족이 해외에 거주해 묘를 돌보기 어려운 경우에도 비용 절감, 편리함 등을 이유로 메타버스 장례·성묘를 택하는 추세라는 것이다.

◆  일본의 데이팅 앱...인기 있는 이유?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 일본에서는 데이팅 앱의 인기가 급증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생활 패턴이 급격히 변화하면서 '온라인 만남'이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기 시작한 것이다. '거리두기'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외출이 제한되던 당시, 자연스럽게 사람들과의 직접적인 만남 기회도 차단됐다.

이런 상황에서 연애나 결혼을 목표로 하는 사람들에게 '사람과 만나야 한다'는 과제를 해결해준 매칭 앱은 큰 수요를 불러일으켰다. 데이팅 앱은 사용자들이 온라인에서 상대를 만나고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새로운 연결고리를 만들었다.

실제로 일본의 Mobile Marketing Data Labo(MMD研究所)에 따르면,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데이팅앱을 사용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데이팅 앱에서 연인을 찾으려고 시도한 사람”을 대상으로 한 이 조사에는 29,350명이 참여했으며, 이 중 77%가 데이팅 앱을 통해 연인을 찾으려고 시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  일본의 메타버스 데이팅 앱 'Memotia'

Memotia는 가상 현실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형태의 연애 서비스이다. 기존의 텍스트 기반 데이팅 앱과 달리, 사용자들은 가상 세계에서 아바타를 통해 서로 만난다. 이러한 방식은 외모나 연봉이 아닌 성격과 개성을 중시한 연애 체험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큰 장점이 있다.

출처: Flamers, ‘내면으로부터 시작되는 새로운 연애의 방식’

기존의 데이팅 앱은 얼굴 사진, 직업, 연봉 등의 외적 조건을 입력해야만 회원가입이 가능했다. 반면, Memotia에서는 사용자가 아바타로 참가하며, 얼굴 사진 등의 정보를 기입하지 않아도 된다. 또한, 프로필이나 앱 내에서의 행동 정보를 바탕으로 AI가 자동으로 데이트 상대를 매칭해준다. 이로 인해 외모에 자신이 없거나 기존 매칭 앱에 거부감을 느끼던 사람들도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다. 

Memotia는 특별한 상황을 간편하게 재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장점을 가진다. 기존 데이팅 앱은 앱 내에서 메시지를 주고받고, 마음이 맞으면 오프라인에서 데이트를 하는 단순한 패턴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Memotia에서는 메타버스 내에 쉐어하우스를 재현하여 남녀의 공동 생활을 경험하게 하거나, 전 세계의 다양한 데이트 장소를 가상으로 제공하는 등, 메타버스만의 특별한 상황을 사용자에게 제공할 수 있다.

출처: Flamers(다양한 컨셉의 데이트코스가 있다)

◆  'Memotia' 이용 후기

실제로 Memotia에서 인생 첫 애인이 생겼다는 타츠야 씨(가명, 남성, 35세)는 “데이트 앱은 거부감이 있어서 이용한 적은 없지만, Memotia는 사용해 봤다면서 아바타라서 여성과 긴장하지 않고 이야기할 수 있는 점이 좋았다”고 밝혔다.

이처럼 Memotia는 일본에서 메타버스를 통한 새로운 형태의 연애 경험을 제공하며, 사용자들 사이에서 높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

◆  메타버스 묘원을 찾는 이유

참가자들은 아바타 캐릭터를 택한 뒤 온라인 속 고인의 빈소·무덤에 향을 올리거나 꽃을 바치는 등 추모 행사를 할 수 있다. 유골은 대체로 화장하고 물리적인 묘는 두지 않는다. 이는 관리자 없는 무덤은 계속 방치돼 황폐해질 수 있는 심각한 상황이라는 사회적 문제가 반영된 것이다. 

일본의 총무성이 2023년 전국의 공영묘원 실태를 처음으로 조사한 결과, 상속인이 없어 방치되어 ‘무연고화’된 묘원가 있는 지자체가 절반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무성 행정평가국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전국 765개 시정촌(市町村) 중, 공영묘원이 있는 것으로 확인된 곳은 58.2%에 해당하는 445개의 시정촌이 “공영묘원이나 납골당에서 무연고 묘원가 발생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출처: https://www.soumu.go.jp/menu_news/s-news/hyouka_230913000167928.html)

무연고 묘원가 발생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일본의 저출산·고령화로 인해 사망 후 묘를 돌봐줄 후손이나 친척이 없는 경우도 주요 원인 중 하나다. 가족이 해외에 거주해 묘를 돌보기 어려운 경우에도 비용 절감, 편리함 등을 이유로 메타버스 장례·성묘를 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  일본의 메타버스 묘원

일본의 관혼상제 사업을 하는 (주)알파클럽 무사시노가 메타버스 기술을 활용한 혁신적인 추모 서비스 '메타버스 묘원'을 선보였다. 이 서비스는 PC, 태블릿, 스마트폰 등을 이용해 언제 어디서나 고인을 기억할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한다.

오가와 마코토(小川誠) 이사는 "예전에는 고인을 추모하기 위해 묘원나 특정 장소에 찾아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지만, 메타버스 묘원에서는 사용자가 특정 장소에 가지 않고도 고인을 추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메타버스 묘원을 제작하게 된 계기에 대해 "사람은 두 가지로 죽는다고 하는데, 하나는 물리적인 죽음이고, 또 하나는 기억 속에서 사라지는 죽음이다. 앞으로 100년, 200년이 지나도 자신의 조상이 누구인지, 어떤 분이셨는지 알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출처: ABEMA NEWS

메타버스 묘원은 '패밀리 공간'이라는 가상 공간을 통해 돌아가신 고인의 기념관을 만들 수 있다. 여기에는 고인이 좋아했던 음악이나 사진, 동영상 등을 게시할 수 있으며, 가족들과 함께 추억을 공유할 수 있다. 현재 서비스는 최대 30명이 동시에 접속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으며, 추후 메시지 보드와 유료 옵션인 묘원 건립, AI를 활용한 고인과의 대화 공간 등의 기능도 구상 중이다.

본 서비스는 7월 말 무료로 제공될 예정이었으나, (주)알파클럽 무사시노의 홈페이지에 해당 서비스에 대한 링크나 사이트가 업로드되지 않은 것을 보아 출시 일정이 다소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  시사점

최근 메타버스 기술이 다양한 분야에서 우리 생활에 깊숙이 스며들고 있다. 그 중에서도 일본의 데이팅 앱과 묘원 서비스는 메타버스를 통해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며, 전통적인 방식의 한계를 뛰어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앞으로도 메타버스는 교육, 의료,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우리의 생활 방식을 바꾸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개인정보 보호나 성폭력 등 사이버 범죄와 같은 메타버스 플랫폼 내 윤리적 문제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실제로 국내에서는 작년 3월 아바타를 이용한 성범죄자에 대한 수사가 처음으로 진행돼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줬다. 메타버스 아바타를 이용해 10대 여자아이를 상대로 ‘그루밍 성범죄*’를 저지른 30대 남성에게 구속영장이 신청된 사건이다.

*그루밍 성범죄란?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호감을 얻거나 피해자와 돈독한 관계를 만들어 가해자를 잘 따르도록 심리적으로 지배한 뒤 성폭력을 가하는 것

해외에서도 사이버 범죄는 매우 빈번히 일어난다. 2020년 5월, 게임 플랫폼 로블록스에서는 이용자 1억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해 큰 사회적 이슈로 대두됐다. 이러한 사이버 범죄가 발생하는 주요 원인은 법 정비의 부족 때문으로 여겨진다.

이에 정부와 기업은 메타버스 내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법적 장치를 마련하고, 사용자들이 안전하게 메타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한편, 사용자들도 자신들의 개인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신중한 태도(리터러시)를 가져야 하며, 의심스러운 활동이나 불법적인 행위를 발견했을 때 즉각 신고하는 책임감 있는 행동도 요구된다.

메타버스의 다양한 가능성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이처럼 기술 발전과 더불어 윤리적 문제 해결에 대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  관련 논문

<메타버스 플랫폼의 유형별 사례를 통한 콘텐츠 활용방안, 오혜정(2021)> 
요약: 본 논문은 메타버스 기술을 활용하여 산업 전반에 걸친 변화를 이해하고, 콘텐츠 분야에서 기술력과 경쟁력을 갖춘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메타버스는 아직 발전 초기 단계에 있으며, 앞으로 많은 글로벌 기업들의 지속적인 투자와 기술 혁신을 통해 다양한 분야에서 융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본 연구는 기존 활용 사례와 플랫폼의 유형별 분석을 통해 메타버스 시대에 대응할 수 있는 콘텐츠 활용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논문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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