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스테이션 스토어 논란, 미국서 '116억 원' 합의 단계로... 디지털 유통 통제가 남긴 또 하나의 결과

김하영 기자

hashe@metax.kr | 2026-05-18 09:00:00

영국 법정의 질문, 미국 합의로 이어지다...
합의금 뒤에 남은 플랫폼 권한의 문제

[메타X(MetaX)] 플레이스테이션 스토어를 둘러싼 논란이 미국에서도 합의 단계로 들어갔다.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연방지방법원은 Sony Interactive Entertainment를 상대로 제기된 디지털 게임 판매 관련 집단소송에서 785만 달러, 한화 약 116억 원 규모의 합의안을 예비 승인했다.

https://psndigitalgamessettlement.com/media/vyojqfuk/0224-2026-04-08-order-granting-motion-for-preliminary-approval.pdf

법원 문서에 따르면 합의금은 PlayStation Network 계정 크레딧 형태로 지급될 예정이며, 활성 계정을 가진 대상자들은 별도의 청구서를 제출하지 않아도 되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법원은 약 440만 개 이상의 PSN 계정이 잠재적 대상에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합의안은 앞선 영국 플레이스테이션 소송과 같은 질문 위에 서 있다.
PlayStation Store는 단순한 판매 창구인가, 아니면 콘솔 생태계 안에서 가격과 유통을 함께 통제하는 시장인가.

영국에서는 이 질문이 30% 수수료와 디지털 유통 독점 논쟁으로 법정에 올랐고, 미국에서는 785만 달러 규모의 합의안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쟁점은 결국 이용자의 선택지다. 플레이스테이션 이용자는 콘솔을 구매한 뒤 자연스럽게 그 생태계 안에 머문다. 게임 라이브러리와 계정, 결제 기록, 할인 혜택은 모두 플랫폼 내부에 쌓인다. 이 상태에서 디지털 게임을 살 수 있는 경로가 PlayStation Store로 사실상 좁혀진다면, 스토어는 더 이상 단순한 구매 창구에 머물지 않는다. 이용자가 무엇을, 어디서, 얼마에 살 수 있는지를 정하는 경계가 된다.

이번 합의안이 서 있는 질문은 영국 플레이스테이션 소송과 같다. PlayStation Store는 단순한 판매 창구인가, 아니면 콘솔 생태계 안에서 가격과 유통을 함께 통제하는 시장인가.
영국에서는 이 질문이 30% 수수료와 디지털 유통 독점 논쟁으로 법정에 올랐고, 미국에서는 합의안의 형태로 구체화됐다.


합의금으로 구체화된 플랫폼 논쟁
합의안에 따르면 보상 대상은 2019년 4월 1일부터 2023년 12월 31일 사이 PlayStation Store에서 특정 디지털 게임을 구매한 미국 이용자다. 대상 게임 목록에는 '데스티니 2', '니어: 오토마타', '바이오하자드 RE:4', '더 라스트 오브 어스' 등 주요 타이틀이 포함되었으며, 실제 이용자, 실제 구매 이력, 실제 게임 목록을 기준으로 합의금 배분 대상이 정리되고 있다.

https://store.playstation.com/en-us/product/UP0082-CUSA04551_00-GOTYORHADIGITAL0

법원의 예비 승인으로 인해 조건에 부합하는 이용자들은 합의 절차에 따라 보상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대상자는 오는 7월 2일까지 합의 참여 여부를 결정해야 하며, 최종 승인 심리는 10월 15일로 예정돼 있다. 실제 배상 절차는 법원의 최종 승인 이후 진행되며, 개별 지급 금액은 참여 인원과 계정 상태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 지점에서 중요한 것은 보상 규모보다 보상 기준이다. 합의금은 모든 플레이스테이션 이용자에게 지급되는 것이 아니다. 특정 기간, 특정 조건, 특정 디지털 게임 구매 이력을 기준으로 산정된다. 이는 논쟁의 초점이 단순히 “플레이스테이션 게임이 비쌌다”는 불만이 아니라, 특정 시기 이후 PlayStation Store 중심으로 디지털 구매 경로가 수렴되면서 가격 경쟁이 약해졌다는 주장에 놓여 있음을 보여준다.


유통 통제의 비용
이번 합의안을 단순히 “미국 플레이스테이션 이용자들이 보상을 받는다”는 뉴스로만 보면 핵심이 흐려진다. 금액은 눈에 띄지만, 이 사건이 묻는 것은 보상의 규모가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왜 보상 논의가 가능해졌는가, 그리고 그 논의가 어떤 유통 구조를 전제로 하고 있는가다.

쟁점의 중심에는 PlayStation Store 밖의 구매 경로가 있다. 원고 측은 소니가 디지털 게임 판매 시장에서 경쟁을 제한했고, 그 결과 이용자들이 일부 게임을 더 비싸게 구매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 핵심에 있는 것이 외부 소매점을 통한 다운로드 코드 판매 구조다.

한때 플레이스테이션 디지털 게임은 PlayStation Store를 통하지 않고도 살 수 있었다. 아마존이나 일반 소매점에서 게임별 다운로드 코드를 구매한 뒤, 이를 PSN 계정에 등록해 내려받는 방식이었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같은 게임을 놓고 여러 판매처의 가격을 비교할 수 있었고, 소매점마다 다른 할인율이나 프로모션 혜택을 활용할 수도 있었다.

이 구조가 달라진 시점이 이번 소송의 시작점과 맞닿아 있다. 원고 측이 문제 삼은 기간인 2019년을 전후로, 퍼블리셔와 소매점이 디지털 게임 코드를 외부에서 판매하는 방식이 사실상 좁혀졌다. 원고 측은 이 과정에서 소니가 외부 유통을 통한 가격 경쟁을 억제했으며, 그 결과 PlayStation Store의 가격이 시장 경쟁 없이 유지됐다고 주장한다.

이 차이는 생각보다 크다. 외부 소매점이 활성화돼 있을 때 게임 가격은 여러 판매자 사이의 경쟁 속에서 움직인다. 같은 타이틀이라도 어디서 사느냐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고, 특정 시즌이나 행사에 따라 할인 폭도 벌어진다. 반면 구매 경로가 하나로 수렴되면 이용자는 플랫폼이 제시한 조건 안에서만 선택하게 된다. 가격 비교 자체가 의미를 잃는 구조다.

물론 콘솔 플랫폼이 폐쇄적인 구조를 유지해온 데에는 이유가 있다. 보안, 결제 안정성, 콘텐츠 심사, 불법 복제 방지는 콘솔 생태계가 작동하기 위한 실질적인 기반이다. 플랫폼 사업자가 이 시스템을 구축하고 유지하는 데 비용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이번 사건을 두고 "폐쇄형 구조는 모두 문제"라고 단순화하면 논의가 흐려진다.

문제는 폐쇄성 자체가 아니라, 그 범위가 어디까지 정당화될 수 있는가다. 하드웨어와 계정을 관리하는 권한이 디지털 유통 경로 전체를 통제하는 권한과 같은 것인지는 별개로 따져야 한다. 콘솔을 산다는 것이 이후의 모든 디지털 구매를 하나의 스토어 안에서만 해야 한다는 조건에 동의하는 것과 같은가. 이번 합의안이 다시 꺼낸 질문은 바로 그 경계다.


영국 소송이 먼저 꺼낸 같은 질문
미국 합의안이 나오기 전부터 같은 문제는 영국 법정에 올라 있었다. 영국에서는 소비자 단체 출신 활동가 알렉스 닐이 소니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청구 규모는 약 50억 파운드, 한화로 수조 원에 달하며, 잠재적 피해자로 분류된 영국 내 플레이스테이션 이용자만 약 900만 명에 이른다.

영국 소송의 쟁점도 미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 소니가 PlayStation Store를 통해 디지털 게임 유통을 사실상 독점하고, 30%에 달하는 수수료 구조를 통해 게임 가격을 끌어올렸다는 것이다. 이용자들은 더 저렴하게 살 수 있었을 게임을 플랫폼의 폐쇄적 구조 때문에 비싸게 구매할 수밖에 없었다는 주장이다.

https://playstationyouoweus.co.uk/wp-content/uploads/2024/02/Notice-of-Collective-Proceedings-Order_Alex-Neill-Class-Rep-Ltd-v-Sony.pdf

두 소송은 절차도, 법적 구조도 다르다. 영국 소송은 아직 진행 중이며 결론이 나지 않았으며, 미국 사건은 소니가 책임을 인정하지 않은 채 합의로 마무리되는 형태다. 그러나 대서양을 사이에 두고 제기된 두 소송이 같은 구조를 문제 삼고 있다는 사실은, 이 논쟁이 특정 시장의 예외 사례가 아님을 보여준다.


같은 질문을 먼저 받은 플랫폼들
플랫폼의 유통 통제가 법적 쟁점이 된 것은 플레이스테이션이 처음이 아니다. 모바일 앱 마켓에서는 이미 비슷한 논쟁이 더 앞서 진행됐고, 일부는 이미 결론에 이르렀다.

구글은 2023년 미국 주 정부들과의 반독점 소송에서 7억 달러 규모의 합의에 합의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가 앱 유통을 독점하고 과도한 수수료를 부과해 이용자와 개발자 모두에게 손해를 끼쳤다는 주장이었다. 같은 해 에픽게임즈와의 소송에서는 배심원단이 구글의 반독점법 위반을 인정하는 평결을 내렸고, 애플 역시 에픽게임즈와의 소송을 거치며 앱스토어 외부 결제 링크 허용 등 일부 조건을 변경해야 했다.

이 사건들이 플레이스테이션 소송과 완전히 같은 것은 아니다. 모바일과 콘솔은 시장 구조가 다르고, 법적 판단의 기준도 달라진다. 하지만 흐름은 공유한다. 플랫폼이 유통을 통제하는 구조가 경쟁법의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 검토가 실제 합의금과 구조 변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플랫폼 권한의 질문
이번 합의안이 곧바로 PlayStation Store 구조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소니는 위법 행위를 인정하지 않았고, 법원도 아직 경쟁법 위반을 판단한 것은 아니다. 최종 승인 절차도 남아 있다.

그러나 한 가지는 분명하다. PlayStation Store를 둘러싼 논쟁은 더 이상 개별 이용자의 불만에 머물지 않는다. 영국에서는 대규모 집단소송으로, 미국에서는 합의안 예비 승인으로, 같은 구조적 문제가 반복해서 법적 절차 안으로 들어오고 있다. 모바일에서 콘솔로, 대서양 이쪽에서 저쪽으로, 플랫폼의 유통 통제를 둘러싼 논쟁의 지형이 넓어지고 있다.

규제의 흐름도 이 방향을 가리킨다. 유럽연합은 2024년부터 디지털시장법(DMA)을 본격 시행하며 대형 플랫폼 사업자에게 외부 결제 허용, 앱 사이드로딩 허용 등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DMA의 직접 적용 대상은 모바일 플랫폼과 검색·소셜 서비스에 집중돼 있지만, 콘솔 플랫폼이 이 논의에서 영원히 비껴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결국 이번 합의안이 남긴 질문은 단순하다.

https://store.playstation.com/en-us/pages/latest

플랫폼이 생태계를 만들었다는 이유만으로, 그 안의 유통과 가격 조건을 독점적으로 설계할 수 있는가.

이 질문은 소니 한 회사에만 해당하지 않는다. 닌텐도와 Xbox를 포함한 콘솔 플랫폼 전체가 공유하는 문제이며, 모바일 시장에서 이미 시작된 논쟁이 콘솔로 이어지는 흐름의 일부다.

이용자에게 편리한 통합 환경이 동시에 다른 선택지를 제한하는 경계가 될 수 있다는 사실, 그 긴장은 앞으로도 콘솔 플랫폼 논쟁의 핵심으로 남을 것이다.


[METAX = 김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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