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AI, AI 일자리 플랫폼과 인증 제도로 고용 지형 바꾼다
X 기자
metax@metax.kr | 2025-09-11 07:00:00
OpenAI Jobs Platform: AI 인재와 기업의 연결
OpenAI Certifications: AI 활용 역량의 공식 인증
2025년 9월 4일, OpenAI가 인공지능(AI)의 확산으로 변화하는 고용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전략을 내놨다.
OpenAI 피지 시모(Fidji Simo) 애플리케이션 부문 CEO는 “AI는 인류 역사상 어떤 기술보다 많은 기회를 열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동시에 일자리를 재편하고 기업과 개인 모두에게 적응을 요구하는 disruptive(파괴적) 성격을 피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번에 공개된 전략의 핵심은 AI 일자리 매칭 플랫폼(OpenAI Jobs Platform)과 AI 활용 인증 제도(OpenAI Certifications)라는 두 가지 축이다.
시모 CEO는 사람들이 AI와 일자리에 관해 가장 많이 묻는 질문을 언급했다. “내 일자리에 무슨 일이 생길까? 내 회사는 어떻게 바뀔까?”라는 물음에 대해 그는 AI가 기업의 효율성을 높이고, 개인에게는 아이디어를 수익화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하며, 나아가 아직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직업까지 창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동시에 기존 직무의 성격은 달라지고, 기업들은 새로운 방식으로 조직을 운영해야 하며, 노동자부터 최고경영자에 이르기까지 모든 이들이 ‘AI와 함께 일하는 법’을 배우는 과정을 거칠 수밖에 없다고 했다.
OpenAI가 제안하는 해법은 더 많은 사람을 AI에 익숙하게 만들고, 이들을 필요로 하는 기업과 연결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기술 변화로 인한 충격을 완화하고, 경제적 기회를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이 구상의 출발점은 접근성이다. 현재 전 세계 수억 명이 매주 ChatGPT를 사용하고 있으며, 그중 대다수는 무료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OpenAI는 “AI를 더 많은 사람의 손에 쥐여주고, 그것을 생산성과 자기 주도적 미래 설계의 수단으로 만들겠다”는 방향을 분명히 했다.
이와 같은 비전을 현실화하기 위해 OpenAI는 다양한 파트너들과 손을 잡았다. 월마트, 존 디어 같은 대형 고용주에서부터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액센츄어 같은 전문 서비스 기업, 인디드(Indeed) 같은 구인·구직 플랫폼, 텍사스 비즈니스협회와 베이 에어리어 카운슬 같은 지역 조직, 그리고 델라웨어 주지사실 같은 지방정부가 파트너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 기관과 함께 OpenAI가 추진하는 첫 번째 과제가 바로 ‘OpenAI Jobs Platform’이다.
Jobs Platform은 말 그대로 AI 활용 능력을 갖춘 구직자와 기업을 연결하는 장터다. 기업 입장에서 AI 인재 채용은 지금까지 ‘운에 맡기는 게임’이었다. 하지만 이 플랫폼은 다양한 수준의 지원자를 모으고, AI를 활용해 기업의 필요와 구직자의 능력을 정교하게 매칭한다. 시모 CEO는 “대기업만을 위한 채용 수단이 아니라, 지역 소상공인이나 지방정부도 필요한 AI 인재를 찾을 수 있도록 별도 트랙을 운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텍사스 비즈니스협회는 이 플랫폼을 통해 수천 개 주내 고용주가 디지털 전환을 지원할 수 있는 인재와 연결되길 기대하고 있다.
두 번째 과제는 ‘OpenAI Certifications’이다. OpenAI는 이미 올해 초 무료 온라인 학습 플랫폼인 OpenAI Academy를 열어 200만 명 이상에게 AI 교육 기회를 제공했다. 이제는 이를 확장해 공식 인증 체계를 구축한다. 인증은 단계별로 나뉜다. 기본적인 직장 내 AI 활용에서 시작해, 맞춤형 AI 직무 설계나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같은 고급 과정까지 준비된다. 학습 역시 AI를 활용해 진행된다. 누구든지 ChatGPT의 학습 모드(Study mode)를 통해 시험 준비를 하고, 곧바로 앱 안에서 인증까지 마칠 수 있다. 기업들도 이 제도를 자체 직원 교육과정에 연계할 수 있다.
OpenAI는 야심찬 목표도 제시했다. 2030년까지 미국인 1천만 명에게 AI 활용 인증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최대 고용주인 월마트는 여기에 가장 적극적으로 호응했다. 존 퍼너 월마트 미국 CEO는 “리테일의 미래는 기술 자체가 아니라, 기술을 다룰 줄 아는 사람에 의해 결정된다”며 “AI 교육을 직원들에게 직접 제공함으로써 미래 유통업의 주도권을 우리 손에 쥐게 하겠다”고 말했다.
물론 재교육 프로그램의 한계도 잘 알려져 있다. 지금까지 많은 업스킬링·리스킬링 프로젝트가 진행됐지만, 기대한 만큼 좋은 일자리나 임금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은 사례가 적지 않았다. OpenAI는 이러한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이번 프로그램을 기업의 실제 수요에 기반해 설계했다고 강조한다. 기업이 필요로 하는 구체적인 역량을 반영해 교육 콘텐츠를 만들고, Jobs Platform을 통해 교육과 채용을 연결함으로써 공급과 수요의 불일치를 줄이겠다는 것이다. 또한 단순 클릭형 온라인 강의가 아니라, 실제 업무에 필요한 AI 활용을 훈련하는 방식으로 효과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이 모든 계획은 백악관의 AI 리터러시(문해력) 확대 정책과도 맞닿아 있다. 시모 CEO는 “우리가 어떤 미래를 만들고 싶은지에 대해 의도적으로 움직여야 한다”며, AI의 힘을 일부 특권층이 아닌 모두가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OpenAI의 이번 발표는 단순한 기업 프로그램을 넘어, AI 시대의 교육·고용 시스템을 재구성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Jobs Platform과 Certifications가 자리 잡는다면, 가까운 미래에 AI 활용 능력 인증은 채용 과정에서 토익 점수만큼 중요한 지표가 될 수도 있다. 기업에는 인재 부족 해소의 기회가, 개인에게는 고용 안정과 임금 향상의 기회가 동시에 열릴 것이다.
결국 질문은 하나로 모인다. “AI가 빼앗는 일자리보다, AI를 다룰 줄 아는 사람이 얻게 될 기회는 더 많을 수 있는가?” OpenAI는 이번 전략을 통해 그 답을 만들어가려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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