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미국 내 PS5 가격 인상…“경제적 불확실성 반영”
X 기자
metax@metax.kr | 2025-08-27 11:00:00
단기 수익 vs 장기 생태계, 콘솔 시장의 변곡점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SIE)가 오는 8월 21일부터 미국 시장에서 플레이스테이션5(PS5) 가격을 인상한다. 이번 조치는 단순한 가격 조정이 아니라,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과 비용 압박이 콘솔 산업 전반에 미치는 구조적 압력을 보여준다.
미국 내 PS5 새 가격표
소니가 공개한 미국 내 PS5 권장소비자가격(RRP)은 다음과 같다.
플레이스테이션5 표준 모델: 549.99달러 플레이스테이션5 디지털 에디션: 499.99달러 플레이스테이션5 프로: 749.99달러액세서리 가격은 변동이 없으며, 인상은 미국 시장에 한정된다. 그러나 북미 시장은 소니 콘솔 매출의 핵심 기반이자 글로벌 게임 트렌드를 주도하는 지역이어서 파급 효과는 적지 않을 전망이다.
인상 배경: 반도체·물류·환율의 삼중고
소니는 “많은 글로벌 기업과 마찬가지로 어려운 경제 환경을 헤쳐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번 인상의 배경에는 반도체 공급망 불안, 글로벌 물류비용 상승, 달러 강세에 따른 환율 부담이 맞물려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부터 시작된 반도체 부족 현상은 여전히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고, 공급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선 높은 단가를 감수해야 한다. 여기에 국제 물류망의 불안정과 원자재 가격 상승이 겹치며 제조사들의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문제는 소비자 반응이다. PS5는 2020년 출시 당시부터 공급 부족과 리셀러들의 프리미엄 가격 책정으로 게이머들의 불만을 샀다. 이제 공식 가격까지 오르면서, 북미 게이머들 사이에서는 “소니가 충성 고객에게 지나친 부담을 전가한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
특히 젊은 게이머층이 인플레이션 속에서 소비 지출을 줄이고 있는 상황에서, 콘솔 가격 인상은 수요 위축으로 직결될 수 있다.
소니의 결정은 경쟁사인 마이크로소프트와 닌텐도에도 영향을 준다. 마이크로소프트의 Xbox 시리즈 X/S는 가격 경쟁력을 내세우고 있으며, 게임패스(Game Pass)라는 구독 기반 서비스로 시장을 공략 중이다. 닌텐도는 차세대 스위치 출시를 앞두고 있어, 합리적 가격 전략을 통해 “가성비”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
소니가 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시장 점유율을 지키려면 PS VR2, PS Plus 확장, 독점 블록버스터 타이틀을 앞세워 소비자에게 “가격 이상의 가치”를 설득해야 한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결정을 “단기 수익성 방어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본다. 그러나 게임 콘솔은 단순 하드웨어 판매가 아니라, 이후 수년간 이어질 게임·서비스·구독 생태계의 진입 장치다.
따라서 초기 가격 부담이 게이머 유입을 가로막는다면, 장기적으로는 소니의 생태계 확장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반대로, 독점작과 서비스 품질로 사용자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면, 하드웨어 가격 인상은 큰 장벽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소니의 이번 PS5 가격 인상은 단순한 숫자 변화가 아니다. 이는 불안정한 글로벌 경제와 치열한 콘솔 경쟁 속에서 제조사와 소비자 모두가 감내해야 할 새로운 현실을 상징한다.
향후 몇 년, 소니가 “더 비싸지만 더 가치 있는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느냐가 콘솔 시장의 판도를 좌우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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