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디지털 훈련체계 – 과학화훈련을 위한 정책 혁신

이주경 칼럼니스트

hongik1315@naver.com | 2025-08-08 07:00:00

국방 디지털 훈련체계의 정의와 기술 요소
디지털 훈련체계의 국방 활용 사례
과학화훈련의 효과 분석
정책 혁신 방향
산업 동향 및 민·군 협력
제도화·표준화 과제
미래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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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군사훈련에서 국방 디지털 훈련체계란 다양한 첨단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가상 환경에서 실전과 유사한 훈련을 가능하게 하는 통합 시스템을 의미한다. 기존의 아날로그 방식 훈련이나 단순 모의훈련을 넘어 실시간 시뮬레이션, 데이터 분석 및 AI 기술 등을 결합함으로써 “과학화훈련”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주요 기술 요소들은 다음과 같다.

 디지털 트윈 (Digital Twin): 현실의 무기체계, 장비, 병사나 전장 환경 등을 그대로 본뜬 가상 복제 모델이다. 예를 들어 전차나 항공기의 3차원 디지털 복제본을 만들어 정비 절차를 연습하거나, 실제 지형 데이터를 기반으로 가상 전장을 구축할 수 있다. 디지털 트윈을 통해 현실 시스템의 상태를 실시간 모니터링하거나 가상 시나리오에서 시험 운용함으로써, 훈련과 실전 운용을 연계할 수 있다.  VR/AR/XR: 가상현실(VR)은 컴퓨터 생성 환경 속에서 훈련병이 완전히 몰입하여 훈련하도록 해주며, 증강현실(AR)은 현실 환경 위에 가상 정보를 겹쳐 보여준다. 확장현실(XR)은 이 둘을 포괄한 개념이다. VR로 병사들은 실제 전장이 아닌 가상 공간에서 전투 임무를 반복 숙달할 수 있고, AR 기술로 정비병이 장비 위에 매뉴얼과 부품 정보를 실시간 표시하여 정비 훈련을 하거나, 보병이 고글을 통해 적 가상 표적을 현실 훈련장에 띄워 사격하는 식의 훈련도 가능하다. 미 육군도 최신 훈련에 VR/AR 및 게임 기술을 적극 도입하여 병사들이 실감형 가상환경에서 전투기술을 연마하도록 변혁하고 있다.  LVC 통합훈련: LVC(Live-Virtual-Constructive)는 실제 병력과 장비가 참여하는 실기동(Live) 훈련, 컴퓨터로 구현된 가상(Virtual)훈련, 그리고 워게임훈련(Constructive)을 통합한 훈련 개념이다. 이 통합훈련 체계에서는 예를 들어 실제 전차 승무원이 VR 시뮬레이터에 탑승하고, 컴퓨터가 가상 적군 부대를 생성하여 실병력+가상병력이 함께 전투 훈련을 수행하게 된다. LVC를 활용하면 훈련 시나리오의 복잡성과 현실감을 높이면서도 인명 위험을 줄이고 실제 장비 사용을 최적화할 수 있다. 한국 국방부도 2020년 국방백서에서 통합 LVC 훈련환경 구축 계획을 밝히며, 육해공군의 모의훈련체계를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AI 교관 및 훈련 보조 (AI Instructor/Coach): 인공지능 기술은 숙련된 인간 교관을 보조하거나 대체하여 개인별 맞춤형 훈련지도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미 공군은 조종사 훈련에 AI 코치를 도입하여, 훈련생의 조종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하고 즉각적인 피드백을 주는 실험을 진행했다. AI 교관은 훈련생이 실수하면 즉시 교정 지시를 내리고, 개인 학습 성향에 맞게 훈련 커리큘럼을 조정해주기도 한다. 이처럼 AI 교관은 가상훈련 환경을 학습자 수준에 맞게 동적으로 변화시켜주어 효과적인 숙달을 돕는다. 향후 AI는 훈련 중 수집된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부대의 전술적 강약점 평가나 훈련 시나리오 자동 개선에도 활용될 수 있다.  디지털 휴먼 (Digital Human): 디지털 휴먼은 가상 인간 캐릭터로서, 훈련 시나리오 내에서 실제 인간과 상호작용하는 역할을 맡는다. 예를 들면 AI로 구동되는 가상의 민간인 군중, 적군 병사, 훈련 교관 아바타 등을 생성하여, 훈련병과 자연스럽게 대화하거나 상황에 반응하게 할 수 있다. 이러한 디지털 휴먼은 외모부터 행동까지 실제 인간과 유사하게 구현되어, 훈련병들이 정서적·인지적으로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향후 메타버스 부대 개념이 발전하면 현실 병력과 가상 인물이 뒤섞인 훈련도 가능해질 것이며, 디지털 휴먼이 가상 전우 또는 적으로 함께 임무를 수행하는 모습도 상상할 수 있다.  시나리오 자동 생성 기술: 과거에는 훈련 교관이나 시나리오 작전과정 개발팀이 일일이 상황을 설계했지만, 이제 AI를 활용하여 훈련 시나리오를 자동으로 다양하게 생성하는 것이 가능해지고 있다. 이 기술은 강화학습이나 절차적 생성 알고리즘 등을 이용해, 주어진 훈련 목표에 맞춰 지형, 적 위협, 민간인 상황, 기상 조건 등을 무작위에 가깝게 또는 목적에 맞게 조합한 새로운 상황을 만들어낸다. 예를 들어 보병 분대 훈련 시 매 실행마다 적의 수와 배치, 공격 양상이 달라지도록 AI가 시나리오를 변형함으로써 훈련생이 패턴에 익숙해지는 것을 방지하고 항상 긴장감을 유지하도록 한다. 미군은 이러한 AI 기반 시나리오 생성으로 실시간 위협 변화에 따른 훈련 환경 조정을 모색 중이며, 이를 통해 앞으로는 훈련 도중 부대의 수행 수준에 따라 난이도가 즉각 조절되는 등 지능형 훈련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상의 요소들이 유기적으로 결합 된 국방 디지털 훈련체계는 일종의 “군사 메타버스”로 볼 수 있다. 현실의 병사와 장비, 가상의 환경과 적군, 그리고 인공지능 교관과 디지털 휴먼이 한데 어우러진 혼합훈련공간에서, 병력은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반복적인 임무 숙달과 전투 실험을 수행할 수 있다. 이러한 체계의 등장은 과학적 방법론에 입각한 군사훈련(과학화훈련)을 구현하여, 과거 경험과 감각에 의존하던 훈련 방식을 혁신하고 있다.

 디지털 훈련체계의 국방 활용 사례

세계 각국 군대는 앞서 언급한 디지털 훈련기술들을 적극 도입하여 가상전투 훈련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주요 국방 분야 활용 사례는 다음과 같다.

 미국: STE (Synthetic Training Environment) – 미 육군은 차세대 통합훈련 체계로서 STE 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다. STE는 단일 가상훈련환경에 육해공 모든 전력을 연결해 함께 훈련할 수 있게 하는 야심찬 구상으로, 라이브, 가상, 구성 훈련을 하나로 결합한다. 이를 위해 One World Terrain이라 불리는 전 지구 디지털 지형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여, 지구상의 어느 지역이든 3D 가상 전장으로 불러와 훈련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 본토의 부대와 해외 파병 중인 부대가 동시에 네트워크로 접속해 동일한 가상 시나리오에서 연합 훈련을 펼치는 것이 가능해진다. 실제로 2024년 미 육군은 전차 승무원들이 VR 고글과 모의 조종장치를 갖추고 실내에서 전술훈련을 실시, 여러 거점의 병력이 한 가상공간에 모여 임무 리허설을 수행하는 STE 개념을 시범 운용했다. STE는 “복잡하고 경직된 기존 훈련 시뮬레이션 연동체계를 혁신”하여 보다 유연하고 확장성 있는 클라우드 기반 훈련으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향후 미군 훈련의 근간이 될 전망이다.  NATO: MSaaS (Modelling & Simulation as a Service) –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회원국들이 모델링 & 시뮬레이션 자원을 서비스 형태로 공유하도록 MSaaS 개념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클라우드에 표준화된 시뮬레이션 서비스를 구축하여 필요한 국가나 부대가 이를 온디맨드로 불러 써서 훈련하거나 연습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연합훈련을 계획할 때, 각국이 자신들의 시뮬레이터와 데이터베이스를 NATO MSaaS 클라우드에 연결하면, 상호운용되는 단일 가상전장이 형성되어 실시간 연동훈련이 가능해진다. NATO는 이를 위해 시뮬레이션 데이터 표준화, 공통 서비스 및 보안체계를 정립하고 있으며, 최근 차세대 M&S 이니셔티브(NexGen M&S)를 통해 지속적이고 유연한 연합 모의훈련 생태계, 일종의 군사 메타버스 구축을 모색하고 있다. 향후 NATO 연습에서 MSaaS를 활용하면, 국가별 상이한 시뮬레이터라도 표준 프로토콜로 연결하여 다국적 여단급 훈련까지 가상으로 실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 KCTC와 국방혁신 4.0 – 한국군은 지난 2000년대 중반부터 육군 과학화전투훈련단(KCTC)을 운영하며 MILES 레이저 교전 장비를 활용한 실시간 전장 모의훈련을 실시해 왔다. KCTC는 수천 명 규모의 대대~여단급 병력이 강원도 인제의 훈련장에서 레이저 기반 모의총기로 교전하면, 각 병사의 피탄 여부와 전투 진행 상황이 센서와 네트워크를 통해 중앙 통제실에 기록·전시되는 체계다. 이를 통해 실제 사격 없이도 실전적 교전을 구현하고, 훈련 후에는 전 과정을 재연하며 피드백하는 등 이미 과학화훈련의 모범 사례로 자리잡았다. 최근 국방부는 국방혁신 4.0 추진의 일환으로 KCTC에 가상훈련 요소를 접목하는 업그레이드를 시도하고 있다. 예를 들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협업하여 한반도 지형 3D 가상전장에서 경량 시뮬레이터 기반의 몰입형 훈련체계를 개발하고, 이를 기존 육군 합성훈련체계(STE)와 연동하는 메타버스 훈련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향후 KCTC 훈련병들은 AR 글래스를 통해 훈련장 숲속에 나타나는 가상 적군과 교전하거나, 일부 부대는 실제 기동하지 않고 VR로 참가하여 실병력+가상병력 합동훈련을 펼치는 그림도 그려지고 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한국군은 제한된 훈련장 지형과 기상 조건을 넘어, 가상의 적과 다양한 지형에서 24시간 반복훈련이 가능한 환경을 조성하려 하고 있다. 또한 디지털 솔저 클론 개념도 거론되는데, 이는 병사 각각의 체격, 사격성적, 건강 데이터를 반영한 가상 아바타를 만들어 개인 단위까지 정밀한 훈련 분석과 임무 리허설을 지원하려는 구상이다. 더불어 장비 정비훈련 시뮬레이터도 확산되고 있다. 예컨대 한국군은 VR 기반 헬기 정비 시뮬레이터나 전차 엔진정비 가상훈련 등을 도입하여, 정비병들이 실제 장비를 분해하지 않고도 가상공간에서 반복 숙달하도록 하고 있다. 한화시스템 등 국내 방산기업은 VR 정비훈련 장비를 개발해 3D 모델로 구현된 가상 장비를 상호작용하며 고장 진단·수리하는 기술을 선보였다. 이처럼 전장 모의실험부터 개인 정비훈련까지 국방 전 분야에서 디지털 훈련체계 활용이 증대되고 있다.  기타 사례: 미군은 모의 전장시험(Battle Lab) 개념으로 새로운 전술이나 신형 무기체계를 디지털 환경에서 시험하는 전투실험을 정례화하고 있다. 미 육군은 아예 적군 역할을 전문으로 하는 부대를 두고 (OPFOR, 대표적으로 미군 11기갑기병연대) 시뮬레이션으로 증강된 전투실험을 수행하며, 드론 소부대 운용이나 신개념 전투절차를 시험하고 있다.                                                       그림1. AI, 인간-Agent 팀 구성(출처 지 스콧, 육군 연구소)

한국군도 최근 호주, 영국군과 연합 KCTC 훈련을 통해 KCTC 체계에 해외군을 연동시키는 시도를 했다. 또한 한국 방위사업청은 메타버스 드론 전술훈련체계 개발을 지원하여, 드론 운용부대가 XR 기반 가상훈련으로 다양한 전술을 연습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시스템이 갖춰지면 현재 드론 비행승인 제한 등으로 인한 실훈련 어려움을 상당 부분 해소하고, 현장 실기동에 소요되는 시간을 절감하며 장비 파손 위험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더불어 미 해군과 공군도 각각 가상 항공훈련환경인 JSE(Joint Simulation Environment)와 통합 시뮬레이터 표준인 SCARS 등을 추진하여, 해군 항공대와 공군 조종 훈련에 VR/AR을 접목하고 여러 기종의 시뮬레이터를 하나로 묶는 노력을 하고 있다. 이처럼 각 군별, 국가별로 다양한 프로젝트들이 진행 중이지만 그 공통된 방향성은 “메타버스 훈련환경으로의 전환”으로 요약할 수 있다.

                                                            그림2. 미군 병사가 장갑차 승무원용 RVCT를 통해 가상 전투훈련을 테스트하는 모습 (출처 미 육군)  과학화훈련의 효과 분석

디지털 훈련체계가 보편화됨에 따라 과학화훈련의 효과가 다양한 측면에서 입증되고 있다. 실병기 사격·실기동 훈련과 비교한 장점을 몇 가지로 분석하면 다음과 같다.

 비용 절감 및 자원 효율화: 가상훈련은 실제 장비, 탄약, 연료를 소모하지 않으므로 훈련경비를 크게 절감한다. 예를 들어 미 공군은 비행 시뮬레이터 활용을 늘려 2012~2016년 간 약 17억 달러의 비용을 절약했다고 추산하며, 미 해군도 가상훈련 확대를 통해 2020년부터 연 1억 1천9백만 달러 이상을 절감할 것으로 보고했다. 우리 군도 실사격 훈련을 일부 모의사격으로 대체함으로써 탄약 비용과 장비 마모를 줄일 수 있다. 미 육군 테스트 담당자는 “굳이 야지에 나가 훈련하지 않고 가상으로 하면 연료, 탄약, 식량 수송 등의 물자를 절약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또한 가상훈련은 장병들의 피로도와 위험수당 등의 간접비용 감소 효과도 가져온다.  시간 절약 및 훈련 반복성 향상: 실제 훈련은 준비와 정비, 안전통제 등에 많은 시간이 들지만, 디지털 훈련환경에서는 원하는 시나리오를 즉시 로드하여 반복 훈련할 수 있다. 예컨대 과거 조종사 훈련에선 수개월이 걸리던 과정을 VR/AI 기반 Pilot Training Next 프로그램을 통해 절반 기간에 완료한 사례가 있다. 가상훈련은 날씨나 주야간 제약 없이 연중무휴 실행 가능하여 숙달이 될 때까지 무제한 반복훈련을 지원한다. 훈련병 입장에서는 실패해도 즉각 재도전할 수 있고, 부대 입장에서도 주둔지에서 바로 시뮬레이션을 가동해 이동시간 없이 교육훈련을 실시할 수 있어 전반적 훈련주기 단축이 가능하다.  위험도 감소 (안전성 증대): 실탄 사격이나 실제 장비 기동 훈련에는 항상 사고의 위험이 따른다. 반면 가상환경에서는 인명이나 장비 손실 위험 없이 극한의 전투 상황까지 시험해 볼 수 있다. 신병이나 초임 조종사의 경우 처음부터 실기 체험을 하면 사고 가능성이 있지만, 시뮬레이터에서 충분히 숙달된 후 실제 장비를 다루면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특히 고위험 시나리오(예: 대규모 폭발물 처리, 산악강하, 도시지역 교전 등)를 VR로 연습하면 혹시 있을지 모를 치명적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면서 경험을 쌓을 수 있다. 이는 훈련 중 사망사고를 없애고 장비 파손으로 인한 전력 공백을 줄여준다.  훈련 성과 향상 및 정밀 피드백: 디지털 훈련은 데이터 기반 평가가 가능하여, 병사들의 모든 행동과 성과가 로그로 기록된다. 예를 들어 KCTC에서는 누가 언제 어디서 피탄되고 사격했는지 모두 데이터화 되어, 훈련 후 AAR(After Action Review) 시간에 작전 리플레이를 통해 잘못된 전술 판단을 짚어볼 수 있다. 미 육군 STE 시범훈련에서도 상급부대 TOC 기능을 한 교관이 가상 적군을 통제하고 훈련 후 즉시 피드백을 제공했다. 또한 AI 분석을 통해 개개인의 사격 정확도, 반응 시간, 협동 정도 등을 계량화하여 약점을 보완하도록 코칭해 줄 수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XR 훈련을 받은 병사의 81%가 자신감 증가를 보고했고, 77%가 전장 상황 이해도가 높아졌다고 응답하는 등 훈련 효과가 향상된다는 조사도 있다. 나아가 AI 교관이 훈련생의 스트레스 지표(심박, 시선추적 등)까지 모니터링하여 멘탈 관리와 휴식 조언을 해주는 단계까지 이르고 있다.  전투력 향상 및 생존성 제고: 훈련의 최종 목적은 실전에서 이기는 것인데, 디지털 과학화훈련을 거친 부대는 전투준비태세(Combat Readiness) 측면에서 유의미한 향상을 보인다. 다양한 가상전장을 경험한 병사는 초행지 작전에도 유연하게 대응하고, 수십 번 시뮬레이션으로 다듬은 전술은 실전에서 통할 확률이 높다. 예를 들어 미 해병대는 부대 교대 전 모의 전투연습을 충분히 한 결과 실전 투입 시 초도 접촉전에서의 피해를 크게 줄였다는 보고도 있다 (훈련 데이터를 통한 정량 분석). 또한 AI 기반 작전분석에 훈련결과를 활용하면, 지휘관들은 각 전투원의 숙련도와 전술의 유효성을 가늠하여 더 나은 교전술과 교리를 개발할 수 있다. 결국 과학화훈련을 통한 체계적인 전투경험 축적은 장병들의 생존성을 높이고 임무 성공률을 높이는 선순환을 가져온다.

이처럼 국방 디지털 훈련체계는 비용–시간–위험–효과 모든 면에서 혁신적 이점을 제공한다. 물론 가상훈련이 실병기 운용감각이나 예측 불허의 현실성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으나, “가상+현실 혼합”의 적절한 조합(LVC 통합)을 통해 훈련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음은 분명하다. 이제 군은 축적된 데이터로 객관적으로 훈련효과를 분석하고 과학적으로 훈련체계를 발전시킬 수 있게 되었다.

 정책 혁신 방향

국방 디지털 훈련체계를 성공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제도적 뒷받침과 정책적 지원이 필수적이다. 세계 각국은 이러한 훈련 혁신을 가속화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과 정책을 내놓고 있다. 주요 정책 혁신 방향은 다음과 같다.

 국방부 및 방위사업청의 추진 과제: 한국 국방부는 국방혁신 4.0의 비전 아래 “디지털 전투실험실”과 “메타버스 합동훈련체계” 구축을 미래 국방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디지털 전투실험실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전투실험을 수행하는 전용 시설이나 플랫폼으로, 무기체계 획득과 전력 개발에 활용하는 개념이다. 이를 통해 과거 종이 시나리오나 부분적 모의에 의존하던 전투실험을 전면적인 디지털 워게임으로 전환하여, 객관적 데이터에 근거한 전력소요 검증을 하겠다는 것이다. 방위사업청 역시 모델링&시뮬레이션 활용을 강조하여, 첨단 무기개발 단계부터 디지털 트윈으로 가상 시험평가를 하고 군 시범운용 때도 가상환경을 병행하는 등 획득 분야의 디지털 혁신을 추진 중이다. 한편 합동훈련 메타버스 플랫폼은 육해공군이 동시에 참여하는 범군종 가상훈련장으로, 현재는 각 군이 개별 운영 중인 시뮬레이터(예: 육군 교전모의체계, 해군 전술훈련체계, 공군 비행시뮬레이터 등)를 메타버스 허브에서 연동하여 연합 합동훈련까지 실시할 수 있게 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는 우리 군의 합동성 강화와 전구 단위 훈련 구현을 위한 핵심 프로젝트로 부각되고 있다. 이러한 사업을 위해 국방부는 관련 예산 확보 및 민간 ICT 기업과의 협업을 모색하고 있으며, 과기정통부도 2023년 메타버스 국방훈련 시범사업에 40억 원을 지원하는 등 범정부적인 움직임이 진행 중이다.  미국의 디지털 전환 전략: 미 국방부는 2010년대 후반부터 “Cyber Training, Readiness, and Simulation” 관련 프로젝트에 꾸준히 투자해왔으며, 2018년에는 합동인공지능센터(JAIC)를 설립하여 AI의 군사적 적용을 총괄하고 있다. 육군 차원에서는 미래사령부(AFC) 산하에 STE Cross-Functional Team을 운용하여 훈련체계 현대화를 가속화하고 있고, 공군은 디지털 시뮬레이션 담당 조직을 통해 전 기종 시뮬레이터의 공통 아키텍처(SCARS)를 구축하는 등 조직 개편과 예산 우선순위 조정이 이뤄지고 있다. 또한 교육훈련기관 개편 측면에서, 미 육군은 기존의 육군훈련교리사령부(TRADOC)를 재정비하여 첨단훈련에 부합하는 커리큘럼 혁신을 시도하고 있다. 신교대나 간부 학교 과정에 VR 사격훈련, 전술게임 활용 전술시뮬레이션 등을 도입하였고, 사이버 부대나 우주군 등 신설 조직의 훈련시스템도 태생부터 디지털 환경으로 설계하고 있다. 미 해군은 항공훈련에서 LVC 비율을 높이고 실제 비행훈련 시간을 일부 가상훈련으로 대체하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데, 이를 공식 교범과 훈련평가체계에 반영하여 제도화하고 있다. 요약하면 미국은 “훈련의 디지털화”를 뒷받침하기 위해 조직, 교범, 예산, 시설 등 전방위에서 정책적 전환을 추진 중이다.  NATO와 다국적 디지털 생태계 구축: NATO는 연합훈련의 특성상 상호운용성과 표준화에 정책 초점을 맞추고 있다. 2019년 NATO Modelling & Simulation 그룹에서 NATO M&S 마스터플랜을 수립하여, 동맹국 간 통합된 디지털훈련 생태계를 위해 정책·서비스·데이터 표준을 마련 중이다. 또한 NATO Centre for Modelling & Simulation (M&S Center of Excellence)을 통해 각국 군사훈련 담당자들을 교육하고 모범사례를 공유하도록 지원한다. 특히 다국적 합동훈련을 사전에 가상 시뮬레이션으로 리허설하는 개념을 정착시키기 위해, NATO 훈련훈령에 Distributed Simulation Exercise를 포함시키고 있다. EU 차원에서도 PESCO 사업으로 “Integrated Virtual Training” 프로젝트가 진행되어 회원국 간 시뮬레이터 연동 훈련을 시험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NATO는 회원국 누구나 접근 가능한 클라우드형 모의훈련 서비스(MSaaS)를 구현함으로써, 동맹 차원의 메타버스 전장을 구축하려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  AI 기반 훈련 데이터 분석 및 지능형 관리: 정책적으로는 훈련데이터의 체계적 활용과 AI 도구의 도입을 장려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한국군은 방대한 KCTC 훈련 데이터를 활용한 빅데이터 분석 연구를 통해 보병중대 전투승리 요인을 도출하는 등 (예: 방어전에서 선봉중대와 예비중대의 전투양상 비교 분석) 데이터 드리븐 훈련평가 기법을 발전시키고 있다. 미군은 아예 AI 교관(Tutor) 기술을 하나의 획득 항목으로 보고 민간 스타트업과 협력 개발하고 있으며, 훈련관리 시스템(TMS)에 AI를 접목하여 개별 장병들의 훈련 이력과 성과를 추적·분석하고 맞춤형 훈련계획을 수립해 주는 시스템 구축을 추진 중이다. 예를 들어 미 공군은 비행 훈련생의 센서 데이터(시선, 뇌파 등)를 분석해 개인별 최적화된 향후 훈련 시나리오를 추천해주는 AI TMS를 시험하고 있다. 이러한 지능형 관리 시스템이 도입되면, 장병 개개인의 강약점에 따른 개인화된 훈련과, 부대 단위의 전력 수준 가시화가 가능해져 보다 과학적인 훈련정책 수립이 기대된다.

요컨대, 정책 측면에서는 “디지털 훈련 혁신”을 위한 조직적·제도적 준비가 병행되어야 한다. 예산 확보와 인프라 투자는 물론, 교범 개정, 훈련 성적 평가체계 개선, 민군 기술협력 등에 관한 세부 정책들이 뒷받침될 때 디지털 훈련체계가 현장에 안착할 수 있을 것이다.

 산업 동향 및 민·군 협력

디지털 군사훈련 분야는 방산업체와 IT 기업들에게도 새로운 시장이 되어가고 있다. 민간의 혁신 기술이 군사훈련에 활용되는 대표적인 산업 동향과 민·군 협력 사례는 다음과 같다.

 BAE Systems의 Project OdySSEy: 영국의 BAE 시스템즈는 여러 첨단 기술 업체들과 손잡고 단일 통합 가상훈련환경(Single Synthetic Environment) 구축을 목표로 프로젝트 오디세이(Project OdySSEy)를 진행 중이다. 이 프로젝트에는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 슈퍼컴퓨팅, 데이터 분석, AR/VR 분야의 10여 개 기업이 참여하여 멀티도메인 합동훈련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예를 들어 영국 호수지방을 배경으로 한 가상 분쟁 시나리오를 생성하고, 육해공 각군 지휘관들이 그 상황을 VR로 지켜보며 의사결정 훈련을 하는 데모를 공개했다. 오디세이는 대규모 (수만 개 객체) 동시 참가가 가능한 확장성을 목표로 하며, 향후 영국군의 훈련뿐 아니라 동맹국과의 연합훈련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이처럼 거대 방산기업 주도로 첨단 시뮬레이션 기술을 집약하는 프로젝트는 군에 최신 민간기술 도입을 가속화하고 있다.  보헤미아 인터랙티브 시뮬레이션(BISim): 체코 출신의 게임 개발사에서 출발한 BISim은 군사용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 분야의 선도 기업으로 성장했다. 주력 제품인 VBS4(Virtual Battlespace 4)는 전 세계 다수 군대에서 전술훈련 및 전장 시뮬레이션에 활용되고 있다. BISim은 사실적인 그래픽과 물리엔진을 제공하여 병사들이 컴퓨터상에서 FPS 게임 형태로 전술훈련을 가능케 한다. 최근 BISim은 앞서 언급한 BAE 오디세이 프로젝트에 참여하여, 전 지구 모의훈련 기술 개발에 협력하고 있다. 또 다른 협력으로 오스트리아의 Blackshark.ai와 파트너십을 맺었는데, 이를 통해 위성사진만으로 전 세계 도시 지형을 3D 모델링하는 기술을 접목하였다. 이 기술은 AI로 지구 디지털 트윈을 구축하는 것으로, BISim의 지형엔진 Mantle ETM과 결합되어 훈련 용도로 정확하고 최신의 가상전장을 자동 생성하는 데 사용된다. BISim 사례는 상용 게임 기술이 군사훈련에 응용되어 성공한 대표적 예이며, 민·군 기술 교류의 모범으로 평가된다.  Blackshark.ai: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블랙샤크.ai는 AI 기반 3D 지도 생성 분야의 혁신 기업이다. 이 회사는 MS 플라이트 시뮬레이터의 지구 구현으로 유명해졌으며, 군사 분야에서도 전 지구 3D 베이스맵(SYNTH3D)을 제공한다. 이들은 위성 이미지로부터 도시 건물, 도로망, 지형지물을 자동 인식해 거의 실시간으로 거대한 가상 지형을 생성할 수 있다. NATO 역시 “디지털 지구” 개념을 훈련에 활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블랙샤크의 기술 방향이 이에 부합하여 전장환경 구축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켜준다. BISim과의 협력을 통해 블랙샤크는 군사 시뮬레이터 시장에 본격 진출하였고, 대용량 지형데이터 처리, 스트리밍 기술 등을 군 요구조건에 맞게 발전시키고 있다. 이는 민간 스타트업 기술이 군사훈련 혁신에 기여하는 사례로 주목된다.

 국내 방산기업 (KAI, 한화시스템 등):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항공기 개발사로서 축적한 시뮬레이터 기술을 바탕으로 LVC 통합훈련시장에 뛰어들 계획을 발표했다. 2021년 KAI는 자사가 개발한 훈련기와 시뮬레이터를 활용하여 VR/AR 기능을 접목한 통합 전술훈련 시스템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는데, 항공기 탑재 무장 시뮬레이션과 지상 워게임 모의기술을 결합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는 KAI가 기존 항공기 판매 외에 훈련 서비스 사업으로 영역을 넓히는 전략으로, 국내 LVC 훈련체계 개발 경쟁에 불을 지폈다.                                                                                               

                                                                  그림3. KAI의 LVC 통합훈련시스템 개념도(출처 KAI)                                                                                                                                                한화시스템은 국방전자 분야 전문기업으로서 VR/AR 기반 훈련시스템에 일찍부터 투자했다. 이 회사는 정비용 VR 시뮬레이터를 개발하여 수출하기도 했고, 함정 전투정보센터(CIC) 체계나 전차 승무훈련 시뮬레이터 등 종래 시스템 통합 경험을 살려 전 영역 통합 시뮬레이션 플랫폼 구상을 내놓고 있다. 한화시스템 공식자료에 따르면 4차 산업혁명 기술 적용 군수지원 체계의 하나로 VR/AR 훈련장비를 제시하고 있는데, VR로 장비 운용·정비 절차를 숙달하고 AR로 실물 장비 위에 정보를 표시하여 장소 제약 없이 학습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이처럼 국내 대형 방산업체들도 디지털 훈련 분야를 신규 성장동력으로 여기고 관련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게임 엔진 및 소프트웨어 기업의 역할: 에픽게임즈(언리얼 엔진)나 유니티 테크놀로지 같은 게임 엔진 회사들도 군사훈련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고품질 그래픽과 물리 시뮬레이션을 가능케 하는 게임엔진은 군사 시뮬레이터의 기반 소프트웨어로 각광받는다. 언리얼 엔진은 미 육군의 일부 훈련 시뮬레이터 개발에 채택되었고, 유니티는 미 공군 프로젝트에 사용되면서 군용 에디션을 따로 내놓기도 했다. 또한 MS, 구글 같은 빅테크의 클라우드 플랫폼도 군 훈련 데이터의 저장·처리 및 온라인 시뮬레이션 서비스에 활용되고 있으며, 이를 위해 군사용 보안 클라우드 구축 사업이 진행 중이다. 나아가 VR 장비(Oculus, HTC Vive 등)와 AR 글래스(Microsoft HoloLens 등) 제조사들도 국방 분야 협업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장비 기증 및 기술자문을 제공함으로써, 자사 디바이스가 군 표준 장비로 채택되도록 힘쓰고 있다. 이런 민간 기업들의 참여는 군사훈련 혁신을 촉진하는 동시에 산업계에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여 민·군 Win-Win 효과를 거두고 있다.

종합해보면, 민간의 첨단 기술 없이는 군사훈련의 디지털 혁신도 불가능하다. 과거에는 군이 기술을 주도했지만 이제는 게임, IT, AI 스타트업 등에서 혁신 기술이 나오고, 군은 이를 적극 수용하는 개방형 혁신 생태계로 변모했다. 앞으로도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 인공지능, 클라우드, XR 디바이스 분야에서 민군 협력이 심화될 것이며, 국방 분야의 수요는 반대로 민간 R&D를 견인하여 쌍방향 발전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제도화·표준화 과제

디지털 훈련체계가 본격적으로 자리 잡으려면 넘어야 할 제도적·기술적 과제들도 존재한다. 주요 도전과제 및 대응 방향은 다음과 같다.

 데이터 표준화: 각 군, 각 국가별로 사용하는 시뮬레이션 데이터 형식과 모델이 제각각이면 통합훈련에 어려움이 발생한다. 따라서 모델링 및 시뮬레이션(M&S) 데이터 표준 수립이 중요하다. NATO 보고서는 회원국 및 NATO M&S 역량의 효율적 활용을 위해 정책, 공통 서비스, 공유 데이터 및 표준이 필수라고 명시한다. 예를 들어 좌표계, 지형 모델, 탄도 계산, 피탄 효과 등 시뮬레이터 구성요소에 대해 공통 규격과 인터페이스를 정의해야 한다. 현재로선 IEEE에서 제정한 HLA(High Level Architecture), DIS(Distributed Interactive Simulation) 프로토콜 등이 국제 표준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우리 군도 KCTC 등에 HLA를 적용 중이다. 향후 상호운용성 시험(Event) 등을 통해 다국적/다군 공동 표준 준수 여부를 지속 검증하고, 산업계에도 표준 준수를 요구하는 조달 규격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M&S 상호운용성: 단순 데이터 포맷뿐 아니라 시스템 간 실시간 연동성과 호환성 확보가 과제다. 육군 전술훈련 시뮬레이터와 공군 비행시뮬레이터를 LVC로 연동하려면 시간 동기화, 좌표 변환, 탄도 전달 등이 일치해야 한다. 이를 위해 공통 시뮬레이션 시간 서버, 교전 규칙 통합 엔진 등이 필요하다. 또한 상이한 제조사의 시뮬레이터 장비들(예: 한쪽은 C++ 기반, 다른 한쪽은 Unity 기반)이 함께 작동하도록 미들웨어를 개발해야 할 수 있다. NATO는 이런 문제를 풀기 위해 NETN (NATO Education & Training Network)과 같은 모듈식 상호운용 프레임워크를 연구 중이다. 우리나라도 각 군 훈련체계 간 인터페이스 표준서를 제정하고, 통합 훈련시 반복 발생하는 기술 이슈(예: 위치 정보 지연, 트래픽 부하 등)를 식별하여 지속 개선해야 한다.  사이버 보안: 훈련체계의 디지털화는 곧 사이버 위협 노출 증가를 의미한다. 네트워크로 연결된 시뮬레이션에 해커가 침투할 경우 훈련 데이터를 조작하거나 탈취할 수 있다. 특히 클라우드 기반 훈련의 경우 인터넷망과 접촉면이 생기므로 보안대책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군사용 훈련망은 철저히 폐쇄망화하거나, 부득이 외부망 연결 시 양방향 데이터 다이어드 등 일방향 게이트웨이를 활용해 침투 경로를 차단해야 한다. 또한 시뮬레이터 소프트웨어 자체에 대한 보안검증(V&V)도 수행하여 트로이목마식 백도어나 취약점이 없도록 해야 한다. 나아가 훈련 메타버스에 참여하는 장병들의 개인정보 및 생체정보(VR 기기 센서로 수집되는 데이터 등)를 보호하고, AI 교관이 이 데이터를 활용할 경우 관련 윤리·보안 가이드라인도 정비해야 한다.  AI 신뢰성: 인공지능이 훈련 피드백이나 적군 행위모사를 담당할 경우, 그 판단의 정확성과 공정성이 담보되어야 한다. AI가 잘못된 판단 기준으로 훈련병을 평가하거나, 편향된 시나리오만 생성하면 오히려 잘못된 학습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AI 기반 훈련체계에는 철저한 검증과 튜닝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AI에게 학습시킬 전술 데이터셋의 다양성 확보, 전문교관의 지식으로 만든 규칙과의 혼합형(AI+룰기반) 접근 등이 고려된다. 또한 AI의 결정을 인간 교관이 쉽게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도록 설명 가능한 AI(XAI) 기술을 적용하면, 훈련생도 AI 피드백을 신뢰하고 받아들이기 쉬워진다. 요컨대 “신뢰할 수 있는 AI 교관”을 만들기 위한 지속 연구와 함께, 실제 훈련 현장 도입 전 충분한 시험평가 기간을 거쳐야 한다. 아울러 AI 오작동 시를 대비한 인간 교관의 개입 및 통제 절차도 마련해 완전 자율이 아닌 협업 보조 형태로 운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인력 양성: 디지털 훈련체계를 구축·운영하려면 새로운 전문 인력이 필요하다.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 개발자, 3D 모델러, 데이터 분석관, 사이버보안 전문가, AI 트레이너 등 민간 IT 전문성을 갖춘 인재들이 군내에 충원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군은 관련 특기병이나 장교 선발을 늘리고, 국방대학교 등 교육기관에 모델링&시뮬레이션 학과를 개설하거나 민간 연수를 확대해야 한다. 실제로 국내 모 대학원에는 국방메타버스학과 석사과정이 신설되어 메타버스 훈련 전문가를 양성하기 시작했다. 또한 미군은 시뮬레이션훈련 officer MOS를 따로 두어 커리어 트랙을 만드는 등 인적 자본 투자를 늘리고 있다. 기존 교관들도 VR 장비 사용법, 시뮬레이터 운용법을 익히도록 주기적 재교육이 필요하다. 민간 인재를 군 프로젝트에 유연하게 활용하기 위해 민·군 겸직 펠로우나 단기 계약 제도를 도입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결국 사람이 뒷받침되지 않는 첨단체계는 무용지물이므로, 기술 중심 혁신과 더불어 조직 문화와 인력의 혁신이 병행되어야 한다.

이상의 과제들을 선제적으로 해결해 나간다면, 국방 디지털 훈련체계는 일시적 유행을 넘어 지속 가능한 제도로 정착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표준화와 보안은 한번 실수가 전력 전체에 위험을 끼칠 수 있으므로, “처음부터 잘” 설계하는 예방적 접근이 중요하다. 또한 이러한 노력은 개별 국가만이 아닌 동맹 차원의 공조도 필요하다 – 서로 다른 군대가 함께 싸워야 하는 상황에서는 훈련체계의 상호운용성과 신뢰성이 곧 연합전투력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미래 전망

미래의 군사훈련은 현실과 가상이 경계 없이 연결된 통합 플랫폼으로 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의 기술 추세와 군사혁신 방향을 종합해 볼 때, 향후 다음과 같은 모습이 가능하다:

 통합 디지털 훈련 플랫폼으로의 발전: 각기 분산되어 있던 훈련 시뮬레이터들이 하나의 클라우드 플랫폼으로 통합될 것이다. 일종의 군사용 메타버스인 이 플랫폼에는 병사, 장교, 부대 단위까지 모두 아바타 형태로 접속하여 훈련이나 연습에 참여한다. 예를 들어 연대급 지휘소 연습을 한다면, 실제 야전지휘소는 야지에 전개하고 일부 인원은 VR로 참가하며, 나머지 지원부대는 각 주둔지에서 시뮬레이터로 연동하되 메타버스 전장 안에서는 모두가 한 공간에 존재하는 식이다. 이러한 플랫폼은 상시 접속형이어서, 훈련 일정에 묶이지 않고 부대가 필요할 때마다 들어가 온디맨드(On-demand) 훈련을 수행할 수 있다. 또한 AI 적군 세력이 항상 대기하고 있어 24시간 어떤 시나리오든 대응해 줄 수 있으며, 훈련 종료 후에는 축적된 데이터를 클라우드 AI가 즉각 분석하여 보고서를 제공한다. 한마디로, 훈련의 서비스화가 완성되는 것이다.  현실-가상 연계 병력 관리: 메타버스 플랫폼이 단순 훈련을 넘어 부대 관리체계와도 연동될 가능성이 있다. 각 병사의 실제 체력, 사격성적, 전문자격 등이 디지털 프로필로 저장되고 업데이트되어, 지휘관은 메타버스 내 부대 대시보드를 통해 부대원을 가상 소집하고 상태를 점검한다. 예를 들어 신병이 입대하면 디지털 ID가 생성되고, 훈련 성적과 기록이 모두 디지털 휴먼 “쌍둥이”에게 누적된다. 이를 통해 지휘부는 부대의 강약점을 데이터 시각화된 형태로 파악하여, 특정 능력이 부족하면 관련 가상훈련 시나리오를 더 부여하는 방식으로 훈련계획을 동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실병력의 준비태세와 가상훈련 결과가 하나의 시스템에서 관리되어, 현실 세계 부대운영에 바로 반영되는 구조가 될 것이다. 이러한 연계 시스템은 훈련뿐 아니라 인사·작전 계획에도 영향을 주어, 예컨대 모의 전쟁게임 결과를 토대로 실제 작전계획을 수정하거나 병력 배치를 최적화하는 AI 결정지원까지 발전할 수 있다.  메타버스 부대 개념 구현: 미래에는 메타버스 상에 편성된 부대가 등장할 수 있다. 이는 현실에 병력이 모이지 않더라도 디지털상으로 편제와 전투력을 갖춘 부대로, 필요시 단기간에 현실화할 수 있는 개념이다. 예를 들어 예비군 부대를 평시에는 메타버스 공간에서 주기적으로 소집훈련하여 숙달시키다가, 유사시 소집하면 곧바로 잘 훈련된 전투팀으로 현실화 되도록 하는 것이다. 혹은 다국적 연합군을 메타버스에 구성해 놓고 긴밀히 호흡을 맞춰 두었다가 실제 분쟁 시 신속 전개하는 구상도 가능하다. 더 나아가 AI 병사가 충분히 발전하면, 인공지능으로 채워진 가상 여단이 상시 존재하며 필요시 실부대와 합류해 싸우는 SF적인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다. 현실적으로 가까운 미래에 기대되는 것은, 전투를 치르지 않는 평시에도 메타버스 부대는 끊임없이 훈련하고 있고 이력이 축적되므로, 막상 전쟁이 벌어져도 부대가 “초전박살” 당하는 일이 없이 곧바로 일정 수준 이상의 전투력을 발휘하도록 하는 것이다.  훈련과 작전의 경계 축소: 과거에는 훈련과 실전이 명확히 구분되었지만, 미래에는 상시훈련-상시작전 개념으로 경계가 희미해질 수 있다. 사이버전이나 무인전투가 늘어나면서, 실제 작전도 가상공간에서 많이 일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이 경우 군사 메타버스 훈련환경이 곧 작전 환경과 연결되어 실전 훈련 겸용 플랫폼으로 운용될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어 미사일 방어훈련 시스템에 실제 위협정보가 연동되어, 훈련 중이던 요원이 실시간 위협을 식별하고 요격 대응까지 이어지는 식이다. AI의 도움으로 현실-훈련 모드 전환이 자유로워지면, 군은 항상 훈련하면서 동시에 싸울 준비가 된 상태로 존재하게 된다. 나아가 병사 개개인이 전장에서 AR 장비로 훈련 모드를 켜면, 실전 중에도 교전규칙 위반이나 오인사격을 AI가 경고해 주는 등 훈련시스템이 전투 중 병사를 보조하는 모습도 상상할 수 있다.

이러한 전망들은 아직 구현해야 할 기술적·제도적 난제가 있지만, 지난 10여년 간의 과학기술 발전 속도를 볼 때 결코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국방훈련의 메타버스화는 4차 산업혁명 기술의 융합으로 필연적으로 다가올 변화로 인식된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변화에 국방정책이 유연하고 기민하게 대응하는 것이다. 앞서 논의한 정책 혁신들과 표준화 노력이 뒷받침된다면, 우리는 메타버스 속에서 전쟁을 준비하는 군대를 현실화할 수 있을 것이다. 그 결과 군사력 건설 패러다임도 변화하여, 훈련혁신이 곧 전력증강으로 이어지는 과학기술 강군의 시대가 도래할 전망이다. 훈련환경의 디지털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가고 있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실전같이 훈련하고, 데이터로 입증하며, 기술로 보완하는 과학화훈련을 통해, 미래 전쟁에서도 승리할 수 있는 스마트 군대를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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