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B777 ‘3-4-3 좌석 배치’ 논란…효율과 불편 사이의 줄타기

X 기자

metax@metax.kr | 2025-09-06 07:00:00

항공사의 경제적 논리 vs 승객 경험의 악화
대한항공, 이코노미석 좌석 축소 논란에 ‘배열 재검토’ 착수

대한항공이 일부 장거리 노선에 투입하는 보잉 777 기종의 이코노미 좌석 배치(3-4-3)가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항공사는 좌석 효율과 수익성을 이유로 들지만, 승객들은 ‘좁아진 공간과 늘어난 피로감’을 호소한다.

좌석 축소 논란’에 대해 좌석 배열 재검토에 들어갔다는 소식도 업계에서는 나온다. 승객 불만이 꾸준히 제기되자, 항공사도 브랜드 가치와 장거리 노선 경쟁력을 고려해 전략 조정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항공 산업 전반에서 이어지는 좌석 고밀도 배치 흐름 속에서 대한항공의 전략은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살펴보고자 한다.

대한항공의 3-4-3 도입 배경

대한항공은 보잉 777-300ER을 비롯한 일부 기종의 이코노미 좌석을 기존 3-3-3 배치에서 3-4-3 배치로 변경했다. 이는 좌석 수를 늘려 동일 항공편에서 더 많은 승객을 수송하기 위한 조치다.

보잉 777은 원래 3-3-3 구조가 표준으로 여겨졌으나, 최근 글로벌 항공사들이 수익성 극대화를 위해 3-4-3 배치를 채택하는 추세가 뚜렷하다. 대한항공 역시 경쟁 항공사와의 수익 구조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한 선택이었다.

(1) 항공사의 경제적 논리

좌석 수 증가: 3-3-3 대비 한 줄에 1석 증가 → 장거리 노선 기준 수십 석 추가 → 항공사 입장에서는 연간 수익 수천만 달러 차이. 운임 경쟁력 확보: 단위당 좌석 비용(CASM)을 낮춰 가격 경쟁력이 강화됨. 이는 저비용항공사(LCC)와 경쟁하는 FSC(Full Service Carrier)에게도 중요한 전략. 산업적 추세 반영: 에미레이트, 에어프랑스, 아메리칸항공 등 이미 대부분의 메이저 항공사가 3-4-3을 채택하고 있다.

(2) 승객 경험의 악화

좌석 폭 축소: 3-3-3 기준 약 18~18.5인치 → 3-4-3에서는 17인치 내외로 줄어듦. 개인 공간 감소: 어깨 간격이 좁아져 장시간 비행 시 피로감 증가. 특히 10시간 이상 장거리 노선에서 불편 체감 극대화. 심리적 반발: 승객들은 “운임은 여전히 프리미엄인데, 좌석은 저비용항공사와 다르지 않다”는 불만 제기. 온라인 커뮤니티와 항공 리뷰 사이트에서도 꾸준히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다른 항공사들은 저마다 다른 해법을 내놓고 있다. 에미레이트항공은 전 기종의 보잉 777을 3-4-3으로 운영하지만, 기내 서비스와 엔터테인먼트를 강화해 불편을 상쇄한다.

반면 일본의 ANA와 JAL은 여전히 3-3-3을 유지하며 “넓은 이코노미”를 차별화 전략으로 활용한다.

델타항공은 3-4-3 배치를 도입하되, 프리미엄 이코노미를 별도로 신설해 불편을 일부 해소했다.

대한항공은 글로벌 트렌드를 따라가고 있지만, 브랜드 가치와 서비스 수준을 고려할 때 공간 전략을 다시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4-3 배치 논란은 단순한 좌석 배치 문제가 아니다. 이는 항공사의 수익 모델, 소비자의 권리, 브랜드 이미지가 맞물린 복합적 이슈다. 승객 불만이 누적되면 항공사 충성도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경쟁 항공사가 “넓은 이코노미”를 차별화 포인트로 활용하면, 대한항공은 오히려 역풍을 맞을 위험도 있다.

규제 차원에서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나 각국 항공당국이 최소 좌석 크기 기준을 논의할 가능성도 있다.

단기적으로: 대한항공은 이미 설치된 좌석을 단기간에 바꾸기 어렵다. 대신 기내 엔터테인먼트, 식음 서비스, 고객 프로그램 등을 강화해 불만을 완화할 가능성이 크다. 중기적으로: 차세대 기종(보잉 787, 에어버스 A350) 도입 시 좌석 배치 전략을 조정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 AI 기반 맞춤 좌석 배정, 탄소 규제 강화에 따른 좌석 효율성 재조정 등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대한항공의 3-4-3 좌석 배치는 수익성과 승객 경험 사이의 고전적 딜레마를 보여준다. 항공사는 생존을 위해 효율성을 택했지만, 소비자는 불편을 체감한다.

“더 많은 승객을 태우는 것과, 한 명의 승객이 느끼는 품질 경험 중 무엇을 우선할 것인가? 그것이 문제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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