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FT gpi 결제 레일, FATF VASP 규제 프레임워크, 준비금 운용 전략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인프라로 디지털 자산의 신뢰·유동성·확장성을 동시에 끌어올린다
금융 기관과 블록체인 프로토콜 간 경계가 점차 허물어지는 현시점에서, ‘온체인·오프체인 래버리지’ 전략은 스테이블코인과 같은 디지털 통화의 잠재력을 완전히 실현하기 위한 핵심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2025년 5월 글로벌 핀테크 서비스 PayPal 디지털 통화 수석부사장 호세 페르난데스 다 폰테는 “스테이블코인이 암호화폐 네이티브 사용자층을 넘어 제도권 금융으로 확장되려면 은행 인프라가 필수적”이라고 발언했다. 전통 은행이 제공하는 결제·예치 API와 KYC·AML 시스템을 바탕으로, 스마트컨트랙트 미들웨어는 오프체인 레거시 인프라와 온체인 로직을 실시간으로 통합·검증한다.
스마트컨트랙트 미들웨어는 기존 금융 시스템과 블록체인 간 데이터 전송을 중개하는 소프트웨어 계층으로, 오프체인 이벤트(예: 결제 확정, 예치 완료)를 온체인 트랜잭션으로 변환·검증하고 반영한다. 이러한 미들웨어는 메시지 큐(Kafka, RabbitMQ), 오라클 서비스(Chainlink 등), 트랜잭션 오케스트레이션 프로토콜(2PC, Saga 패턴)을 활용해 데이터 무결성과 서비스 연속성을 보장하며, 금융·블록체인 통합 인프라에서 필수 불가결한 역할을 수행한다. 본고는 스마트컨트랙트 미들웨어를 기반으로 온·오프체인 레버리지가 어떻게 결제 레일, 규제 준수 체계, 그리고 유동성 강화 전략을 구현되는지 살펴본다.
SWIFT gpi와 스마트컨트랙트의 하이브리드 결제 레일
전통 은행의 SWIFT gpi(Global Payments Innovation) 서비스는 국경 간 결제의 속도와 투명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왔다. SWIFT에 따르면, gpi 회원 은행 간 거래의 60%가 30분 이내에 최종 수취인에게 도달하며, 거의 100%가 24시간 내에 처리된다. 블록체인 스마트컨트랙트와 연동될 경우, 오프체인에서 gpi로 확정된 송금 이벤트가 단시간내에 온체인 트랜잭션으로 반영되어 ‘최종성(finality)’을 보장할 수 있다. 이 구조는 중개자 없이 자동 청산·정산을 실현함으로써 기존 국경 간 송금의 불확실성과 높은 중개 수수료 구조를 개선할 수 있다.
한편, SWIFT gpi의 고속·투명 결제 레일은 스마트컨트랙트에 대한 신뢰성을 더욱 강화한다. gpi는 Unique End-to-End Transaction Reference(UETR)를 통해 결제 상태를 실시간으로 추적·공유하며, 이 정보는 API 또는 오라클 미들웨어를 통해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전달될 수 있다. 예를 들어, UETR 기반 결제 완료 이벤트가 이더리움 스마트컨트랙트에 입력되면, 해당 계약은 자동으로 자산 이동·정산 로직을 실행하며, 결제 내역은 블록체인에 불변의 감사 트레일로 기록된다. 이러한 금융·블록체인 하이브리드 아키텍처는 전통 금융의 실시간 결제 역량과 블록체인의 분산 원장 투명성을 결합해, 스테이블코인과 같은 디지털 자산이 제도권 금융 환경에서도 높은 신뢰도로 사용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
은행 API 통합으로 구현하는 스테이블코인 규제 준수·투명성 강화
FATF(Financial Action Task Force) 권고에 따라, 은행은 고객실사(Customer Due Diligence, CDD)와 자금세탁방지(AML/CFT) 요구사항을 엄격히 준수해야 하며, 이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다. FATF의 “Virtual Assets and VASPs” 가이드라인은 VASP가 금융기관과 동일한 리스크 기반 접근법(Risk-Based Approach)을 통해 고객실사, 기록 보관, 의심거래 보고를 수행하도록 규정한다. 또한, 2019년 개정된 FATF 권고 제15항(Recommendation 15)은 가상자산 서비스 제공자(VASP)가 라이선스 또는 등록 의무를 지니고, 효과적인 AML/CFT 감독 체계를 구축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이를 은행 API 연계 모델에 적용하면, 예치·환매 요청 시 고객의 실명과 자금 출처가 API를 통해 자동 검증된 뒤에만 스마트 컨트랙트가 토큰을 발행·소각하도록 설계할 수 있어, 규제 적합성과 투명성을 동시에 강화할 수 있다.
제도권 금융기관의 신뢰 기반은 준비금 운용의 투명성 및 정기적 감사 절차를 통해 더욱 공고해진다. 예컨대, 뉴욕 금융서비스부(NYDFS)로부터 신탁사 라이선스를 받은 Paxos는 1:1 준비금 보유를 의무화하고, 외부 회계법인의 정기 감사·검증 보고서를 공개함으로써 시장의 신뢰를 얻는다. 이 같은 스테이블코인 신탁사 모델을 은행 API 연계에 통합하면, 스마트 컨트랙트는 오프체인 준비금 계좌의 잔액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참조하여 발행량을 자동 조정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기관 투자자와 규제 당국은 발행사의 자금 관리 투명성을 즉시 확인할 수 있어, 스테이블코인의 제도권 금융 시장 편입 가능성을 높인다.
준비금 운용 이자와 글로벌 계좌 네트워크로 강화되는 스테이블코인 유동성
은행 인프라를 활용하면 스테이블코인 준비금을 보다 안전하게 운용할 수 있다. 스테이블코인 준비금이 단기 미 재무부 채권과 은행 예치금에 투자된다면 보다 안정적 이자 수익 창출로 위험관리하는 구조가 마련된다. 예컨대 스테이블코인 중 Tether의 USDT와 Circle의 USDC는 각각 약 1200억 달러, 460억 달러 규모의 준비금을 보유하고 있으며, 단기 미국 국채로 연 4.5~5%대 금리 수익을 얻는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는 운용 수익을 토큰 보유자에게 환원하거나 운영 자본으로 활용하면서, 동시에 예치금 안정성을 유지하는 규제 요건을 갖춘다. 준비금 운용을 통한 수익 창출은 스테이블코인의 유동성 풀(liquidity pool)을 확대하는 한편,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의 재무 건전성을 제고해 투자자 신뢰를 더욱 강화할 수 있다.
전통 은행 네트워크와 연결된 스테이블코인은 디지털 자산 입문자에게도 손쉽게 접근 가능한 결제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거래 핀테크 PayPal은 약 4.3억 활성 사용자에게 미국 내 암호화폐 구매·판매 기능을 제공해, 별도 지갑 주소 입력 없이도 앱 내에서 암호화폐를 거래할 수 있게 한다. 한편, 스테이블코인 발행 핀테크 Circle은 Payments 및 ACH(Automated Clearing House) API를 활용한 ‘뱅크-투-체인’ 인터페이스를 통해 은행 예치금 계좌와 USDC 스마트컨트랙트를 직접 연결한다. 이 솔루션은 오프체인 예치·환매 요청을 자동으로 스마트컨트랙트 트랜잭션으로 변환·실행함으로써, 전통 금융 앱에서도 USDC 발행·소각·전송을 원활히 지원한다.
하이브리드 인프라로 재편되는 스테이블코인 시장: 과제와 전망
온·오프체인 레버리지 전략을 통해 전통 금융의 고속·투명 결제 레일(SWIFT gpi), 엄격한 규제 준수 프레임워크(FATF VASP 가이드라인·NYDFS 신탁사 모델), 그리고 준비금 운용 수익과 글로벌 계좌 네트워크가 결합되면서 스테이블코인은 단순한 가치 저장 수단을 넘어 대규모 결제·자산 운용 인프라의 중추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제 남은 과제는 기술적 통합과 규제 프레임워크 간 조율이다. 스마트컨트랙트 미들웨어를 통한 실시간 데이터 연동은 시스템 복잡도를 증가시키는 반면, API 표준화와 오라클 보안성 강화는 필수 불가결하다. 각국 규제당국이 FATF 권고를 기반으로 VASP 감독을 일원화하고, 은행과 핀테크·블록체인 기업 간 협업 모델을 촉진한다면 글로벌 규모의 결제·유동성 네트워크가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 스테이블코인이 금융기관의 법정통화 결제망과 블록체인의 분산 신뢰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화폐’로 자리매김하며, 디지털 자산 시장의 차기 성장 동력으로 발전할지 주목된다.
[저작권자ⓒ META-X.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