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4월 24일, 메타(Meta)는 자사의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부문인 리얼리티 랩스(Reality Labs)에서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이번 개편은 Oculus Studios 산하 팀과 VR 피트니스 콘텐츠 ‘슈퍼내추럴(Supernatural)’ 개발팀을 포함한 여러 부서에 영향을 미쳤다.
미국 테크 전문 매체 The Verge에 따르면, 메타의 Oculus Studios의 구조조정은 팀 구조와 역할의 조정을 포함하며, 이는 인원 규모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Bloomberg는 이 구조조정으로 100명 이상이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조직 개편은 Oculus Studios가 향후 혼합현실(Mixed Reality) 경험을 보다 효율적으로 개발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메타는 Quest 및 Supernatural 사용자 커뮤니티를 위한 고품질 콘텐츠 제공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으로 전해졌다.
슈퍼내추럴 운영팀은 Facebook 공식 계정을 통해 “우리 팀은 매우 긴밀하게 협업해온 팀이며, 오랜 시간 기여한 팀원들과 작별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며 감정을 공유했다.
또한, 콘텐츠 전략은 신규 업데이트 수는 줄이고, 각 운동 세션의 난이도는 다양화하는 방향으로 조정될 예정이다.
잇따른 감축…Reality Labs의 적자 구조 고착화
이번 구조조정은 2025년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시점에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메타는 이미 2024년 4분기 Reality Labs 부문에서 49억 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반면 매출은 10억 달러 수준에 머물렀다. 이는 Reality Labs가 지속적인 적자의 중심에 있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메타는 2025년 2월에도 산하 스튜디오인 Sanzaru Games에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Sanzaru Games는 <Asgard's Wrath> 개발사로, 메타가 2020년 인수한 VR 게임 스튜디오다.
이 외에도 Reuters, GamesIndustry.biz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메타는 2025년 초 약 3,600명, 전체 직원의 5% 규모를 감축한 바 있다. 이번 조치는 ‘성과 기반 해고’로 분류됐으며, 미국 내 인력은 2월 10일, 해외 인력은 그 이후 순차적으로 통보받았다.
소비자형 콘텐츠의 한계…슈퍼내추럴이 던진 신호
슈퍼내추럴은 메타가 2023년 ‘Within’을 인수하며 확보한 대표 피트니스 콘텐츠로, 몰입형 운동 경험을 통해 메타버스의 일상화 가능성을 시험한 프로젝트였다.
그러나 이번 구조조정은 소비자형 콘텐츠조차 비용 대비 수익성의 벽을 넘기 어렵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준다.
낮은 사용자 유지율, 콘텐츠 제작 비용 대비 수익성 불확실, 기기 보급률 한계 등 이러한 요인들은 메타가 콘텐츠 전략을 기술 중심·수익 중심 체계로 전환하도록 만드는 직접적 원인이 됐을 것으로 분석된다.
전환점에 선 메타버스 전략: 기술 중심 재정렬
메타는 이제 퀘스트 플랫폼의 사용자를 늘리기보다는, 혼합현실 기술의 정교화와 수익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콘텐츠 제작 역시 ‘최소 비용 최대 효과’를 목표로 재편되고 있으며, 이는 전체 메타버스 전략이 기술 생태계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뜻한다.
이러한 전환은 단지 메타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 XR(확장현실) 산업의 지속 가능성 검증 국면을 의미한다. 더 이상 콘텐츠만으로 승부할 수 없는 시점에서, 기술적 완성도와 생태계 확장 가능성이 콘텐츠 생존의 핵심 조건이 됐다.
기술과 콘텐츠, 지속 가능성이라는 시험대 위에 서다
메타의 이번 Oculus Studios 구조조정은 단순한 인건비 절감이 아닌, 전략적 생존을 위한 재편이다.
슈퍼내추럴이 상징했던 소비자형 메타버스 콘텐츠는 축소되고 있으며, 메타는 기술적 자산의 효율적 운영과 수익성 확보를 중심으로 전략을 재정렬하고 있다.
기술은 환상을 현실로 바꾸지만, 그 현실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경제성, 확장성, 지속 가능성이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한다. 메타의 다음 행보는 이 세 가지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는지를 시험하는 진짜 ‘혼합현실의 시험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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