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큰화 금융 모델로 농가 자금 조달 혁신 추구
멕시코 산림 탄소배출권 온체인화
2025년 6월, 블록체인 기반 애그테크 기업 디미트라(Dimitra)와 Layer 1 블록체인 플랫폼 만트라(MANTRA)는 브라질 로라이마(Roraima) 지역 ‘코코아 벨트’에 속한 374개 농가 중 25곳과 함께 카카오 생산 이력을 온체인화하는 파일럿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동시에 멕시코에서는 약 2만 헥타르 규모 산림의 탄소 배출 감소량을 블록체인 상에서 검증 가능한 탄소배출권으로 토큰화하기로 했다. 이 파트너십은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블록체인을 통해 농가의 자금 조달 방식을 혁신하고 ESG 시장 참여 구조를 근본적으로 재편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카카오 공급망의 판을 바꾸다: 블록체인으로 구축하는 추적성과 투명성
디미트라와 만트라가 블록체인을 도입한 핵심 목적은 공급망 전반의 추적 가능성과 투명성 확보에 있다. 브라질 로라이마 지역의 카카오 농가는 생산량·품질 데이터를 블록체인 기반 시스템에서 일관되게 관리할 수 있으며, 유통 과정에서도 투명한 거래 정보를 활용해 농가와 바이어 간 신뢰를 구축할 수 있다. 디미트라는 이러한 개선을 위해 ‘커넥티드 카카오(Connected Cacao)’ 플랫폼을 자체 개발했는데, 이를 통해 토양 분석, 작물 모니터링, AI 기반 농학 지원 및 재생 농법 가이드를 제공한다. 플랫폼에 축적된 생산 데이터와 품질 정보는 블록체인에 기록되어 누구나 검증할 수 있는 형태로 보관된다. 이를 통해 바이어는 온체인에 저장된 생산 이력을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으며, 농가는 자신이 생산한 카카오가 높은 품질과 지속가능성을 갖추었음을 증명받아 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판매할 기회를 얻는다.
카카오 토큰으로 보는 농가 금융 혁신
토큰화는 농가 자금 조달의 새로운 길을 연다. 디미트라와 만트라는 커넥티드 카카오 플랫폼에 등록된 농가의 예상 수확량을 기초 자산으로 삼아 디지털 자산을 발행한다. 예컨대, 브라질 로라이마 지역의 한 농가가 올가을 수확할 것으로 예상되는 카카오량을 기준으로 ‘카카오 토큰’을 생성하고, 이 토큰을 만트라 블록체인에서 거래할 수 있게 하는 방식이다. 투자자는 만트라의 OM 토큰을 통해 이러한 카카오 토큰을 매수할 수 있으며, 수확 후 실제 카카오 원두나 현금으로 수익을 실현한다. 디미트라는 연간 두 자리 수 수준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고 발표했지만, 해충·가뭄 같은 농업 리스크는 여전히 투자 성과에 큰 변수가 될 수 있음을 경고한다.
블록체인 탄소 토큰, 멕시코 산림과 ESG 투자
멕시코 산림 보존 프로젝트와 연계된 탄소배출권(Tokenized Carbon Credits)은 ESG 시장 참여의 문을 넓힌다. 디미트라의 탄소 모니터링 기술로 멕시코 내 2만 헥타르 규모의 산림을 관리하면서 발생하는 탄소 감소량을 ‘탄소 토큰’으로 발행한다. 이 탄소 토큰은 블록체인에서 투명하게 거래되며, 향후 10년간 약 100만 개의 검증 가능한 탄소배출권을 생성할 것으로 추정된다. 기업 고객이나 ESG 투자자는 온체인 탄소 토큰을 매입함으로써 직접적인 탄소 감축 효과를 확보할 수 있다.
토큰화로 보는 농가 금융 혁신과 블록체인 ESG 투자
전략적 관점에서 디미트라×만트라의 도전은 두 가지 핵심 시사점을 제시한다. 첫째, 농가 금융 접근성 제고다. 브라질 로라이마 지역의 카카오 농가는 디미트라의 커넥티드 카카오 플랫폼을 통해 예상 수확량을 기초 자산으로 디지털 토큰을 발행함으로써 투명하게 외부 투자자를 유치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농가는 담보 등으로 필요한 자금을 미리 확보해 사업 계획 수립 절차를 간소화할 수 있다. 또한, 규모 확장 또는 품질 개선을 위한 초기 투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둘째, 투명한 ESG 자금 조달 모델이다. 멕시코 산림 보존 프로젝트에서 발생한 탄소 감축량을 블록체인 상에서 검증 가능한 토큰으로 발행하면 기업과 투자자는 전통적인 배출권 시장 절차를 거치지 않고도 온체인 탄소배출권을 매입할 수 있다. 향후 10년간 약 100만 개의 검증 가능한 탄소배출권을 생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 모델은 기업의 ESG 목표 달성을 위한 비용과 시간을 절감하고 더 많은 중소기업과 개인 투자자가 탄소배출권 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수익 불확실성과 토큰 유동성: 농업 토큰화의 현실적 리스크
다만, 현실적인 리스크도 무시할 수 없다. 우선, 투자자 입장에서 토큰화된 농업 자산이 실제 수익으로 귀결될지 예측하기 어렵다. 농업 생산량은 기후 변화, 병충해, 국제 원자재 가격 변동 등 외부 변수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디미트라 측의 연간 두 자리 수 수익률 주장은 ‘이론적 최대치’로 간주되며, 실제로는 보다 보수적인 수익 기대치를 설정해야 한다.
더불어, 만트라 블록체인 토큰의 유동성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 초기 단계에서는 적정 수요가 형성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며, 토큰 가격 변동성이 높아 투자 리스크가 상승할 수 있다.
농업 디지털화의 전환점: 블록체인 온체인화로 여는 지속가능 금융 혁신
이번 파트너십은 농업 자산의 디지털화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농가가 금융과 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물론 제도적·기술적 과제는 여전히 산적해 있으나, 디미트라와 만트라는 농가의 지속가능성과 투자자 기회를 동시에 제고한다는 목표를 분명히 하고 있다. 두 회사가 제시한 농업 자산 온체인화 목표가 실제 성과로 이어진다면, 전 세계 농업 부문에서 블록체인 혁신의 전환점이 될 수 있기에 조심스레 지켜봄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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