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 민주화와 멀티클라우드 시대의 신호탄
AI와 자연어 기반 소프트웨어 개발의 경쟁이 빅테크 기업 생태계에서 한층 격화되고 있다.
리플릿(Replit)과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가 ‘Vibe Coding’을 전면에 내세워 전략적 협업을 발표했다.
비(非)개발자도 손쉽게 앱을 만드는 세상이 기업 현장에 다가왔으며, 이번 제휴는 개발 문화의 민주화와 클라우드 생태계의 경쟁구도에 중대한 변화를 예고한다.
2025년 7월 8일, 샌프란시스코 기반 에이전틱 소프트웨어 생성 플랫폼 리플릿이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파트너십을 발표했다. 이로써 Replit은 Azure Marketplace에 입점, 마이크로소프트 클라우드 환경에서 기업고객이 손쉽게 구독 구매·도입할 수 있게 됐다. 동시에 리플릿은 애저의 컨테이너, 가상머신, 서버리스 Postgres(Neon) 등 인프라와 기술적 통합을 시작했다.
이번 협업은 단순 기술 연동을 넘어, 실제 앱이 애저 환경에서 구동될 때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매출을 공유하는 구조다. 특히 기존에 리플릿 기반 앱의 다수는 구글 클라우드에서 구동되어왔다는 점에서, 클라우드 시장의 판도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리플릿의 강점은 '자연어 프롬프트만으로' 전체 앱을 설계·구현할 수 있다는 점이다. 사용자가 기능이나 목적을 설명하면, AI가 DB(Neon Serverless Postgres), 인증, 저장소 등 백엔드까지 자동 구성한다.
프로그래밍 경험자가 직접 코드를 다듬어 고도화할 수도 있어, 진입장벽이 낮고 확장성은 높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파일럿(GitHub Copilot)’이 개발자 대상 AI 코딩 어시스턴트라면, 리플릿은 ‘노코드/로우코드’ 시장에 보다 가깝고, 비즈니스 매니저·비개발자까지 아우르는 플랫폼이다. 이번 협업에서 두 서비스는 경쟁보다는 상호보완적으로 시장을 확장하는 전략을 택했다.
- 경제적 맥락
비즈니스 모델 다변화: 애저 마켓플레이스 입점을 통해 리플릿은 기업 대상 구독형(SaaS) 판매채널을 대폭 확대했다. 실제로 리플릿의 CEO 암자드 마사드(Amjad Masad)는 6개월 만에 연간 반복 매출(ARR)이 1,000만 달러에서 1억 달러로 10배 성장했다고 밝혀, 시장 파괴적 성장세를 보여준다.
매출 공유와 확산: 리플릿 기반 앱이 애저 상에서 구동되면 마이크로소프트도 매출 일부를 얻는다. 이는 플랫폼과 인프라가 공생하는 신모델이다.
투자와 경쟁: 리플릿은 이미 Andreessen Horowitz, Khosla, Coatue, SV Angel 등 글로벌 VC로부터 1.1조원 이상의 밸류에이션으로 투자받은 실력파 스타트업. 유럽의 Lovable, Bolt 등과 글로벌 vibe coding(자연어 기반 코딩) 시장에서 속도 경쟁 중이다.
- 사회적 맥락
개발의 민주화: 마이크로소프트와 리플릿은 이번 제휴의 핵심 키워드를 “누구나 직접 혁신의 주체가 되는 조직문화”로 설정했다.
멀티클라우드 시대: 이번 파트너십은 비독점적 구조로, 리플릿은 구글 클라우드와의 연동을 계속 유지한다. 즉, 앱 개발과 배포에서 기업 고객의 ‘멀티클라우드’ 전략이 한층 자연스러워진다.
- 경쟁·차별화와 시장 판도 변화
현재 AI 기반 코드 생성 플랫폼 시장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각축장이 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코파일럿(GitHub Copilot)’, 구글은 ‘Vertex AI’, 아마존(AWS)은 ‘Bedrock’ 등 각각의 AI 코딩 어시스턴트 서비스를 앞세워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 이들 서비스는 주로 프로그래머나 IT 전문가들이 코딩을 더 쉽고 빠르게 할 수 있도록 돕는 도구에 집중해 왔다.
하지만 리플릿은 조금 다른 길을 걷고 있다. 리플릿은 “프로그래머만을 위한 도구”라는 기존의 틀을 깨고, 비개발자나 각 부서의 비즈니스팀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설계했다. 즉, 엔지니어가 아니어도 자연어로 앱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디자인, 마케팅, 영업 등 비기술 부서도 자체적으로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직접 만들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런 특징 덕분에 리플릿은 기존의 AI 코딩 툴뿐 아니라, 팀이나 조직 내에서 빠르게 프로토타이핑을 할 수 있는 ‘피그마(Figma)’와 같은 SaaS 툴과도 경쟁 구도를 만들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런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구글은 리플릿과의 협력 관계를 공식 PR 자료에 실을 만큼 의미 있게 평가해 왔다. 하지만 이번에 리플릿이 마이크로소프트와 손을 잡으면서, 앞으로는 애저(Azure) 클라우드 생태계가 리플릿의 새로운 핵심 무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시장의 판도 변화가 본격화되는 신호탄이라고 볼 수 있다.
- 기회와 위협
이번 협업이 만들어내는 기회는 분명하다.
우선, 비개발자도 손쉽게 소프트웨어를 만들 수 있게 되면서 ‘현장 혁신’이 가속화된다.
예를 들어, 마케팅팀이 직접 데이터 분석 도구를 만들거나, 영업팀이 내부용 자동화 툴을 개발하는 일이 현실이 된다. 기존 SaaS 툴로는 부족했던 조직 맞춤형 기능도 빠르게 구현할 수 있다. 신사업을 기획할 때, 아이디어 단계에서 바로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볼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그러나 위협도 있다.
AI가 자동으로 코드를 생성하다 보니, 코드의 품질과 보안에 대한 우려가 뒤따른다.
또, 리플릿처럼 멀티클라우드(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다양한 클라우드)에 걸쳐 앱을 운영할 경우, 데이터 관리와 통제에 대한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내부 IT 거버넌스와의 충돌, 데이터 유출 방지 등 기존보다 더 까다로운 관리가 필요해진다.
결국 기업은 이런 혁신의 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도, 동시에 보안과 데이터 관리 체계 역시 강화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게 됐다.
마이크로소프트-리플릿 협업은 ‘개발 민주화-멀티클라우드’라는 두 가지 변곡점을 동시에 열었다.
단순 클라우드 호스팅을 넘어, 플랫폼과 인프라가 ‘매출 공유’로 연결되는 비즈니스 모델이 본격화된다.
국내외 기업은 AI코딩 자동화, 내부 데이터 거버넌스, 복수 클라우드 활용, 신속한 프로토타이핑 역량 확보라는 복합적 과제에 대응해야 한다.
경쟁사(구글, AWS 등)와의 연동을 포기하지 않는 리플릿의 전략은 기업 고객의 선택권을 극대화하며, AI·클라우드 시장의 생태계적 경쟁을 촉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전략적 제휴는 리플릿에게는 ‘엔터프라이즈 시장’ 확장, 마이크로소프트에는 ‘AI 개발 문화 선점’이라는 윈윈 구조다. 개발자의 고유 영역이던 소프트웨어 혁신은 이제 조직 전체의 일상으로, ‘AI 기반 디지털 민주화’와 ‘멀티클라우드 시대’가 본격화되고 있다.
플랫폼 간 매출 공유, 사용성 중심 혁신, 비개발자 주도의 신속 프로토타이핑이 향후 기업 디지털 전략의 핵심 키워드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저작권자ⓒ META-X.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