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지갑 고객 락인...실시간 공급망 정산 구현
미국 상원에서 ‘GENIUS Act’ 법안이 통과하면서 월마트(Walmart)가 자체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발행 가능성을 탐색하고 있다. 규제·입법 명확성이 확보될 경우 대형 유통업체들이 자체 발행 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활용해 결제 처리 비용 절감과 디지털 지갑 기반 고객 락인(lock-in) 전략을 동시에 구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왜 지금인가: 규제 불확실성의 해소
스테이블코인은 미국 달러와 1:1로 연동된 디지털 토큰으로, 암호화폐 거래소와 기관 간 자금 이전 수단으로 널리 활용돼 왔다. ‘GENIUS Act’는 지급준비율·자금세탁방지(AML)·소비자 보호 조항을 통합한 최초의 연방 차원 스테이블코인 규제 법안이다. GENIUS Act가 하원을 통과할 경우 발행 기업은 명확한 법·제도적 기반 아래 준은행권 수준의 규제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업계 전문가는 “규제 명확성이 파일럿 프로젝트 착수를 앞당길 것”이라며, 법안 통과 후 기업들이 보다 공격적으로 실험에 나설 것으로 전망한다.
비용 절감 효과의 숫자들
월마트를 비롯한 주요 리테일 업체들은 2024년 한 해 동안 미국 내 카드 네트워크에 지불한 스와이프 수수료가 약 1,485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거대한 비용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스테이블코인 결제 도입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단 1%의 결제 물량만 디지털 달러 토큰으로 전환해도 연간 약 15억 달러의 직접 비용(카드 수수료) 절감이 가능하다는 시뮬레이션 결과가 나온 바, 이는 월마트가 수익성 개선의 단초로 검토할 만한 충분한 이유가 된다.
또한, 기존 카드 결제 시스템은 평균 초당 1,700건(이론상 최대 24,000건)의 트랜잭션 처리 능력을 보이지만, 거래 승인 후 실제 정산까지는 통상 1~3일이 소요된다 . 반면 블록체인 기반 스테이블코인 결제는 수분 내에 트랜잭션을 완료하고 정산까지 마칠 수 있어, 자금 회전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다. 이 같은 속도와 비용 절감 효과는 월마트가 가격 경쟁력을 강화하고 디지털 지갑을 통한 고객 락인 전략을 본격화하는 데 핵심 동력이 될 전망이다.
가격 경쟁력 확보와 소비자 락인 전략
월마트는 스테이블코인 도입으로 절감된 수수료를 ‘가격 레버리지’로 전환해 경쟁사 대비 최저가 정책을 더욱 공격적으로 펼칠 수 있다. 월마트가 스테이블코인을 도입하면 매년 15억 달러의 결제 수수료를 절감하여 원가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 이는 자연스레 월마트의 가격 경쟁력 강화로 이어진다.
나아가 스테이블코인 결제와 연동된 월마트 디지털 지갑에 자동 포인트 적립·환급 프로그램을 도입하면, 소비자는 월마트 생태계 내에 잔액을 유지하며 외부 결제 수단으로의 이탈을 최소화하게 된다. 주요 리테일 업체들은 결제 인센티브로 소비자 채택을 촉진하기 위해 포인트 보상 모델을 검토 중이며, 이는 강력한 고객 락인 전략으로 작용해 장기적인 로열티 강화로 이어질 전망이다.
디지털 달러가 여는 유통 혁신의 새 장
앞서 설명한 것과 같이 월마트의 스테이블코인 도입 검토가 시사하는 것은 단순한 결제 수단 변화가 아니다. 우선, ‘GENIUS Act’ 하원 통과로 규제·입법 불확실성이 해소될 경우, 월마트는 기존 카드 네트워크 수수료 부담에서 벗어나 연간 약 15억 달러의 비용 절감 효과를 실현할 잠재력을 갖추게 된다. 이는 다시 가격 경쟁력을 강화하는 자양분이 되어, 치열한 유통 시장에서 최저가 전략을 더욱 공세적으로 펼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또한, 스테이블코인 결제와 연동된 디지털 지갑은 단순 결제 기능을 넘어 고객 경험 혁신의 핵심 축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용 고객에게 자동 포인트 적립·환급이라는 인센티브를 제공함으로써, 월마트 생태계 안에 머무르는 고객 락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이는 충성 고객 비율을 높여 장기적인 매출 안정성에 기여하며, 경쟁사가 모방하기 어려운 차별화된 서비스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물류·공급망 측면에서도 스테이블코인은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B2B 결제에 적용할 경우, 기존 송금·정산에 소요되던 수일의 지연이 실시간 처리로 단축되면서 자금 회전율과 재고 관리 효율성이 동시에 개선된다. 이에 따른 물류비 절감 및 재고 회전 속도 향상은 월마트가 글로벌 공급망 관리에서 얻는 경쟁 우위를 한층 강화할 것이다.
물론, 블록체인 운영비용, 스마트 계약 보안, 준비금 투명성 확보 등의 기술·운영 과제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난제로 남아 있다. 특히 내부 결제망과 외부 시장 간 토큰 환입·환출 과정의 투명한 관리와 외부 감사 대응은 금융 당국의 신뢰를 얻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따라서 월마트는 파일럿 단계에서 기술적 검증과 규제 대응 역량을 고도화해야 한다. 이와 동시에 사용자 경험 관점에서 스테이블코인 이용에 필요한 직관적인 UI·UX를 제공함으로써 초기 사용자를 확보하는 과정이 요구된다.
결국, 월마트의 스테이블코인 실험은 ‘리테일의 뉴노멀(New Normal)’을 만드는 전략적 행보로 평가된다. 규제 명확성 확보 시점부터 본격적인 파일럿 운용, 그리고 단계적 상용화까지 이어지는 전 과정을 통해 월마트는 비용 절감 이상의 파급 효과(가격 경쟁력, 고객 락인, 공급망 혁신)를 통합적으로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같은 혁신이 성공할 경우 전통적 유통 채널은 물론 디지털 상거래 시장 전반에 걸쳐 혁신의 물결을 일으키며 월마트는 또 한 번 업계 판도를 선도하는 자리에 오르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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