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7월, MultiBank Group이 발행한 $MBG 토큰이 프리세일 개시 후 1시간 만에 7백만 개 전량 소진되었다.
표면적으로는 ‘시장 신뢰’와 ‘자산 기반 토큰 붐’의 방증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디지털 자산 시장의 구조적 변화와 함께 여전한 한계와 리스크가 공존한다.
이번 사례를 통해 ‘자산 기반 토큰화’ 트렌드의 현재 위치와, 앞으로 시장이 직면할 본질적 과제를 짚어본다.
자산 기반 토큰의 ‘신뢰 효과’ — 무엇이 작동했나
■ 제한적 공급과 흥행 공식
이번 프리세일은 7백만 개라는 제한적 공급, 0.35달러라는 낮은 진입 가격, 그리고 빠른 매진이라는 ‘희소성’ 마케팅 효과가 결합됐다. 이는 시장 전반에서 자주 쓰이는 흥행 공식이지만, 토큰 실질 가치와는 분리해서 해석할 필요가 있다.
실제 투자자 참여에는 MultiBank Group의 글로벌 브랜드와 규제 이력, 그리고 최근 RWA(Real World Asset) 토큰화 트렌드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 ‘신뢰’와 ‘투명성’에 대한 시장 니즈
최근 루나, FTX 등 가상자산 시장의 대형 사고 이후, 투자자들은 투명한 자산 연계와 규제 준수를 핵심 투자 기준으로 삼고 있다.
MBG 토큰의 경우, 4대 실물 사업 기반(전통금융, 기관급 거래소, 초고가 부동산, 크립토 파생상품)이 강조됐으며, 그룹의 대규모 자산과 매출, 규제 라이선스가 ‘신뢰 프리미엄’으로 작용했다.
■ 실물 연계 구조의 검증 가능성
RWA 토큰의 근본 쟁점은, “토큰이 실물 자산의 수익·가치와 실제로 연동되는가?”이다.
MBG 토큰은 그룹 전체 매출, 부동산 등 실질 기반을 강조하지만, 보유자가 어느 수준까지 자산·이익 분배 구조에 접근할 수 있는지는 공시 수준에 따라 달라진다.
글로벌 규제기관(SEC, ESMA 등)도 RWA 토큰에 대해 “공시, 감시, 자금흐름의 투명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규제 입장을 밝히고 있다.
■ 공급 축소(소각) 정책과 시장 신뢰
MBG는 바이백(자사매입)과 토큰 소각을 통해 장기적 가치 방어를 약속한다. 그러나 “약속된 공급 축소 정책이 실제로 이행되는지”, “토큰의 유통·매수 주체와 구조가 얼마나 투명하게 공개되는지”는 중장기적으로 신뢰를 결정할 핵심 변수다.
과거 LUNA 등 사례처럼, ‘내부 정책’만으로는 시장 신뢰를 영구적으로 담보할 수 없다는 점도 교훈적이다.
■ 규제 환경과 투자자 보호의 한계
MultiBank Group은 다수 금융 당국의 규제를 받고 있으나, 토큰 발행 및 거래에 대한 규제는 국가마다 차이가 크다.
RWA 토큰 시장이 커질수록 규제 간섭 및 투자자 분쟁, 정보 비대칭 문제 등이 본격적으로 대두될 전망이다.
RWA 토큰화는 블랙록, JP모건 등 글로벌 기관의 진입으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나, 여전히 시장은 ‘실물자산과의 연결성’과 ‘유동성’, ‘규제 정합성’에서 각종 실험과 조정이 반복되는 초기 단계다.
일부 프로젝트는 “토큰=자산 소유권/수익 분배”를 명확히 정의하지만, 다수는 “간접적 연동”에 그치고 있다.
완판=성공 공식의 한계
초기 완판은 흥행의 지표일 수 있으나, ▲실질 가치 연동 구조, ▲정보 공개의 투명성, ▲규제 환경 변화 대응력, ▲운영 리스크 관리 등 본질적 요소가 뒷받침되어야만 지속적 신뢰로 이어질 수 있다.
투자자는 흥행 메시지와 별개로, 프로젝트의 실제 구조와 사업 연계성을 세밀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다.
RWA 토큰 시장은 앞으로 규제 강화와 투자자 보호체계 확충의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시장이 성장할수록 규제와의 마찰, 크로스보더(국경 간) 법적 이슈가 본격화될 수 있다.
MBG 토큰의 단기 흥행은 디지털 자산 시장의 ‘신뢰 요구’와 ‘실물 기반 토큰화’라는 흐름을 보여준다.
하지만 진정한 성패는 ‘속도와 마케팅’이 아닌 ▲실물 가치의 연동 구조, ▲투명한 정보 공개, ▲규제와 투자자 보호라는 구조적 조건이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가에 달려 있다.
투자자와 업계 모두, ‘완판’ 그 자체보다도 “내재 가치와 지속가능성”이라는 긴 호흡의 관점에서 시장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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