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이미 인간 수준의 언어 이해와 창작 능력을 일부 영역에서 뛰어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 소설, 음악, 코딩, 번역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간의 평균적인 작업 능력을 능가하는 사례가 등장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기술이 인간의 사고를 넘어설 수 있다는 가능성은 더 이상 공상과학의 영역이 아니다.
그러나 모든 지적 능력에서 인간을 능가하는 '초지능(Superintelligence)'의 시대는 아직 현실이 아니다. 그렇다면 그날은 언제, 그리고 어떤 모습으로 우리 앞에 다가올까?
초지능이란 무엇인가
‘초지능’이라는 개념은 철학자 닉 보스트롬(Nick Bostrom)이 처음 정의했다.
그는 초지능을 "과학, 창의성, 사회적 기술 등 모든 인지적 영역에서 인간을 월등히 뛰어넘는 지능체"로 규정한다. 이는 단순히 정해진 질문에 답하거나 시각적 이미지를 생성하는 수준을 넘어선다.
초지능은 스스로 문제를 정의하고, 새로운 과학 이론을 정립하며, 인간 사회의 구조와 규범까지 설계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닉 보스트롬(Nick Bostrom)은 2014년 출간한 저서 Superintelligence: Paths, Dangers, Strategies에서 ‘초지능(Superintelligence)’ 개념을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An intellect that is much smarter than the best human brains in practically every field, including scientific creativity, general wisdom and social skills.” |
2025년 5월 현재, GPT-4.1, Claude 3.5, Gemini 2.5, Grok 3 등 주요 생성형 AI 모델들은 다양한 고차원 작업에서 인간 수준을 능가하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특히 코드 생성, 수학 추론, 복잡한 문제 해결과 같은 영역에서는 일부 모델이 인간 전문가 수준에 근접하거나 이를 넘는 역량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OpenAI의 GPT-4.1은 최대 100만 토큰에 달하는 장기 문맥 이해 능력과 안정적인 코드 생성 기능을 특징으로 한다. 실제로 MMLU(80.1%), SWE-bench(54.6%) 등 주요 벤치마크에서 상위권의 성적을 기록하며 강력한 성능을 입증했다.
Anthropic의 Claude 3.5 Sonnet은 복잡한 추론 과제에서 59.4%의 정확도를 기록했고, 상위 모델인 Claude Opus 4는 SWE-bench 기준 72.5%라는 수치를 보이며 GPT-4.1을 상회하는 성과를 냈다. 소프트웨어 개발 작업에서 특히 높은 효율성을 보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Google DeepMind가 발표한 Gemini 2.5 Pro 역시 주목할 만하다. GPQA와 AIME 2025 같은 고난도 테스트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두며, 수학·과학 등 정밀 추론 영역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xAI의 Grok 3는 AIME 2025에서 93.3%의 높은 정확도를 기록했고, ‘Think’ 모드를 활용한 복잡한 코드 문제 해결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처럼 최신 AI 모델들은 특정 분야에서 인간 평균 수준을 넘어선 능력을 보이고 있으며, 초지능으로 향하는 중간 단계의 현실화를 빠르게 앞당기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특히 복잡한 코드 작성, 고차원 언어 분석, 창작 작업 등에서는 인간보다 더 빠르고 정확한 결과를 산출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다만, 이러한 모델들은 아직 '초지능'으로 불리기에는 분명한 한계를 갖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들을 '강한 범용 인공지능(AGI, 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의 초기 단계로 분류하며, 진정한 초지능은 여전히 도달하지 못한 미래의 문턱에 서 있다고 평가한다.
초지능 도달 시점, 2030년대? 2040년대?
초지능의 도래 시점에 대한 전망은 기관과 전문가에 따라 뚜렷하게 엇갈리고 있다.
누구는 2030년을 전후해 범용 인공지능(AGI)이 실현될 것이라 주장하고, 또 다른 이들은 초지능급 AI는 2040년대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 본다.
기술의 속도만큼 중요한 것은 그것을 어떻게 다루고 준비하느냐는 점에서, 이 예측들은 단순한 숫자 싸움을 넘어 정책과 윤리, 인류 생존 전략까지 이어지는 핵심 논의로 확장되고 있다.
OpenAI는 최근 인터뷰와 공식 블로그를 통해, 현재의 모델 개발 속도와 연산 인프라의 확장을 고려할 때 2030년 전후에는 AGI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OpenAI는 이 같은 전망에 기반해 2023년 7월 ‘슈퍼얼라인먼트(Superalignment)’ 프로젝트를 발족했다. 이 프로젝트는 향후 4년간 약 1억 달러를 투입해 초지능이 인간의 가치와 목적에 정렬되도록 하는 안전성 연구를 집중적으로 수행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DeepMind는 보다 점진적인 시나리오를 제시한다. DeepMind CEO인 데미스 허사비스(Demis Hassabis)는 2024년 11월(Axios) 인터뷰에서, “강화학습과 멀티모달 시스템의 통합이 10~20년 안에 인간 수준의 일반 지능을 실현할 것”이라고 밝히며, AGI 실현 시점을 2030년대 중반 전후로 내다봤다.
하지만 이 예측은 ‘초지능(Superintelligence)’보다는 인간과 유사한 사고 능력을 가진 ‘강한 AI(Strong AI)’의 실현 가능성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진정한 초지능은 여전히 그보다 한 차원 위의 개념이다.
초지능의 가능성에 대해 가장 먼저 경고음을 울린 이는 철학자 닉 보스트롬(Nick Bostrom)이다. 그는 2014년 저서 『Superintelligence』에서 기술 특이점(Singularity) 개념을 통해 “2050년 이전에 초지능이 출현할 수 있다”는 전망을 제시한 바 있다. 기술이 기하급수적으로 발전하는 속도에 비춰볼 때, 어느 순간 인간의 예측 범위를 초월하는 존재가 탄생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경고였다.
반면, Meta 및 그 산하 AI 연구진 일부는 훨씬 신중한 태도를 보인다.
Meta의 수석 AI 과학자 Yann LeCun은 “현재의 언어 모델은 진정한 이해 능력이 부족하며, 초지능은 아직 수십 년 이상 걸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AI의 지능은 인간의 지각 구조와 물리 세계 상호작용 능력을 포함해야 하며, 이에 이르기까지는 상당한 기술적·철학적 난제가 남아 있다고 본다.

이와는 또 다른 접근을 제시하는 곳도 있다.
MIT, 스탠퍼드, 하버드 등 학계와 컨설팅 기관이 공동 참여한 'AI 인덱스 리포트 2024'는 보다 절충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AGI 수준의 시스템은 2030년대 초 가능성이 있으나, 초지능의 실현은 최소 2045년 이후로 예상된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초지능에 도달하려면: 기술적 진보는 어디까지 왔는가
초지능의 실현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벽은 단순한 연산 능력 이상의 문제다. 지금까지의 AI 기술은 빠르게 발전해왔지만, 초지능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 핵심 영역에서 획기적인 기술적 진보가 필요하다.
우선 첫 번째는 연산 자원의 한계와 확장성이다.
GPT-4가 훈련되는 데만 약 3천억 개의 파라미터와 수억 달러 규모의 GPU 자원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초지능 수준의 AI는 이보다 훨씬 방대한 계산 능력을 요구한다. 수십조에서 수백조 개에 달하는 파라미터를 처리할 수 있어야 하며, 이를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에너지 절감형 아키텍처와 지속 학습이 가능한 시스템 구조가 뒷받침돼야 한다.
두 번째는 자기 인식과 목적 설정 능력이다.
현재의 AI는 사전에 인간이 설정한 ‘목적 함수’에 따라 작동한다. 예를 들어 “가장 적절한 답을 생성하라”는 명령을 수학적으로 최적화하는 방식이다. 반면, 초지능은 인간처럼 ‘왜 이 문제를 푸는가’라는 질문에 스스로 답할 수 있어야 하며, 상황에 따라 자신의 목적을 새롭게 정의하고 조정할 수 있어야 한다. 이처럼 자기 인식과 주체적 판단 능력은 아직까지 인공지능이 도달하지 못한 영역이다.
세 번째는 물리 세계에 대한 이해와 개입 능력이다.
인간은 언어와 사고뿐 아니라 신체를 통해 세계를 조작하며 경험을 축적한다. 초지능 역시 진정한 지능체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가상환경을 넘어 실제 세계를 인식하고 변화시킬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의 로봇공학, 시뮬레이션, 감각 통합 기술은 여전히 제한적이다. 따라서 초지능이 현실 세계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기까지는 상당한 기술적 보완이 필요하다.
이처럼 초지능을 향한 길은 단순히 더 큰 모델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AI가 세계를 이해하고, 자기 자신을 인식하며, 실제로 작용할 수 있는 복합적인 능력을 동시에 갖추는 과정이어야 한다.
기술보다 중요한 질문들: 초지능을 둘러싼 사회적·윤리적 경계
초지능의 기술적 실현만큼이나 중요한 문제는, 그것이 누구의 손에 들어가고, 어떤 가치관에 기반하며, 어떻게 규제될 수 있는가다.
기술은 중립적이지 않다. 특히 초지능처럼 인간을 뛰어넘는 의사결정 능력을 가진 시스템은 그 개발과 운영 주체, 목적, 통제 방식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를 낳을 수 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질문은 “초지능을 누가 소유하는가”이다.
현재 AI 기술을 선도하고 있는 기업은 OpenAI,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앤트로픽 등 이른바 ‘빅테크(Big Tech)’ 기업들이다. 이들은 방대한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으며, 수십억 달러 규모의 연산 인프라와 인재 풀을 통해 초지능 개발을 실질적으로 독점하고 있다.
이러한 구조는 소수의 기술 기업이 미래 인류의 운명을 결정지을 수도 있다는 우려로 이어진다.
또 다른 핵심 쟁점은 초지능이 인간을 어떻게 인식할 것인가에 대한 물음이다.
철학자 닉 보스트롬은 저서 『Superintelligence』에서 “초지능이 인간을 하등한 존재, 혹은 비효율적 장애물로 인식하게 된다면, 인류 전체의 생존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위협은 단순한 상상이 아니다.
오늘날 AI 연구자들 사이에서도 ‘AI 정렬 문제(Alignment Problem)’는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이는 AI가 인간의 가치, 윤리, 의도를 정확히 이해하고 그에 따라 작동할 수 있도록 만드는 문제인데, 아직까지 명확한 해결책은 나오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남는 질문은 초지능을 규제할 수 있는가다.
현재 유럽연합(EU)은 AI Act를, 미국은 NIST 가이드라인을 통해 AI 윤리와 안전성 확보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제도는 대부분 기존 AI 모델을 대상으로 설계된 것이다. 스스로 판단하고 목적을 수정할 수 있는 초지능급 시스템에는 현행 규제가 사실상 무력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따라서 자율성과 통제를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글로벌 공조 체계와 윤리적 기술 거버넌스의 수립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초지능은 단순히 기술적 과제가 아니라, 철저히 정치적이고 철학적인 문제다. 이 기술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는 결국 인간이 던져야 할 질문이며, 사회 전체가 함께 결정해야 할 답이다.
세계는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가: 초지능을 둘러싼 선진국의 전략
초지능 시대의 가능성이 점점 더 현실적인 미래로 다가오면서, 주요 국가들은 각기 다른 전략으로 대응에 나서고 있다. 기술의 속도만큼이나, 이를 둘러싼 정책·윤리·안보적 준비도 국가별로 뚜렷한 색깔을 드러낸다.
먼저 미국은 기술적 주도권과 함께 AI 안전성 확보에 중점을 두고 있다.
미국은 범용 인공지능(AGI)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국립과학재단(NSF)은 2024년 1월, 인공지능 연구를 위한 국가 인프라 구축을 목표로 '국가 인공지능 연구 자원 파일럿(National Artificial Intelligence Research Resource Pilot, NAIRR)'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이 프로그램은 연산 자원, 데이터, 소프트웨어, 모델, 교육 및 사용자 지원 자원을 통합하여 AI 연구와 교육을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은 AI 연구 개발을 위한 전략적 계획을 수립하고 있으며, 이는 NSF와 협력하여 진행되고 있다 .
중국은 미국과는 다른 방식으로 초지능 시대에 접근하고 있다.
'차세대 인공지능 발전계획'을 통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범용 AI는 물론 군사, 의료, 행정 등 다양한 영역에서 AI 기술을 체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초지능의 철학적·윤리적 문제보다 기술적 우위 확보와 자국 중심의 AI 생태계 구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2017년 발표된 '차세대 인공지능 발전계획'은 중국이 AI 분야에서 세계 선두를 목표로 삼는 전략의 일환이다. 이 계획은 2030년까지 AI 기술을 전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며, 이를 위해 정부 주도의 민관 협력과 자금 지원을 통해 자국 기업의 역량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
중국은 AI 기술의 실생활 적용에 중점을 두고 있다. 예를 들어, 생성형 AI 모델 '딥시크(DeepSeek)'는 저사양의 연산 자원을 활용하면서도 고효율을 구현하여 주목받았다. 딥시크는 오픈소스로 공개되어 다른 개발자들이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으며, 이는 기존의 고비용 투자 방식과 폐쇄적 운영 구조와는 대조적인 접근이다.
또한, 중국은 AI 기술의 국제 표준화와 거버넌스 논의에서도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2023년 10월, 중국은 '글로벌 AI 거버넌스 이니셔티브'를 제안하며, 인간 중심 접근, 국가 주권 및 법률 존중, AI의 선의적 개발·이용 등을 강조했다.
이러한 전략은 AI를 국가 경쟁력의 핵심 축으로 간주하는 중국 특유의 접근 방식으로, 기술 개발과 실생활 적용, 국제 표준화 등 다방면에서 AI 분야의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의지를 반영한다.
영국은 AI 윤리와 규범 측면에서 선제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AI 안전성 확보를 위한 국제 협력에 주력하고 있는 모습이다.
2023년 11월, 영국은 세계 최초로 AI 안전성에 관한 글로벌 정상회의인 'AI 세이프티 서밋(AI Safety Summit)'을 개최했다. 이 회의에는 미국, 중국, 유럽연합(EU) 등 28개국이 참여하여, 고도화된 AI 시스템의 위험성과 국제 협력의 필요성에 대해 논의하였다. 회의 결과로 '블레츨리 선언(Bletchley Declaration)'이 채택되었으며, 이는 AI의 안전하고 책임 있는 개발과 사용을 위한 국제적 협력의 시작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영국 정부는 AI 기술이 일정 수준을 넘어설 경우 그 영향력이 국경을 초월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제적 연대와 기준 마련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따라, AI 안전성 평가와 연구를 위한 국가 기관인 'AI 세이프티 인스티튜트(AI Safety Institute)'를 설립하여, 고도화된 AI 시스템의 위험성을 평가하고 국제 협력을 통한 안전성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또한, 영국은 2024년 4월 미국과 함께 AI 안전성 과학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고도화된 AI 모델의 위험성을 평가하고 안전성 테스트를 공동으로 수행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AI 안전성 확보를 위한 국제 협력의 일환으로, 양국 간의 정보 공유와 연구 협력을 강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러한 영국의 노력은 AI 기술의 발전과 함께 그에 따른 윤리적,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며, 국제 사회와의 협력을 통해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AI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의지를 반영하고 있다.
이처럼 초지능을 둘러싼 국제 전략은 기술력 확보, 윤리적 통제, 군사적 활용이라는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공통점이 있다면, 이제 그 누구도 ‘초지능’을 먼 미래의 이야기로 치부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3단계 시나리오로 본 초지능의 전개
초지능의 등장은 단일한 경로를 따라 진행되지 않을 것이다. 기술 발전의 방향과 속도, 사회적 선택과 통제 체계에 따라 전개 방식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흐름을 바탕으로 초지능의 도래를 세 가지 시나리오로 나누어 전망하고 있다.
첫 번째는 낙관적 시나리오다.
이 경우, 초지능은 인간과 협력하는 지능체로 등장한다. 공공성을 중심으로 기술이 개발되고, 사회 전체의 이익을 고려한 거버넌스가 작동하는 구조다. AI는 인간의 한계를 보완하고, 기후 위기 대응, 의료 혁신, 과학 탐사 등 인류 공동의 과제를 해결하는 파트너로 기능한다. 이러한 이상적인 미래는 이르면 2040년대에 실현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두 번째는 중립적 시나리오다.
이 경우 초지능은 일부 제한된 영역—예를 들어 군사, 금융, 연구 분야—에서만 등장하며, 자율성을 갖추되 인간의 통제를 일정 부분 받는다. 기술의 발전은 이루어지지만, 사회적 수용성과 법제도의 미비로 인해 완전한 융합은 지연된다. 이 시나리오에서는 초지능의 부분적 구현이 2035년에서 2045년 사이에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세 번째는 비관적 시나리오다.
초지능이 등장하되, 그것이 특정 기업이나 국가에 의해 독점되거나, 통제 불능의 상태에 빠지는 경우다. 이 경우 AI는 인간의 가치나 윤리를 무시하고, 자율적으로 목표를 설정하거나 기존 시스템을 무력화할 위험이 있다. 기술의 남용과 권력의 집중, 인류 생존의 위협까지도 포함된 이 시나리오는 전문가들이 가장 경계하는 미래로, 2040년 이후 현실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초지능의 미래는 정해진 수순이 아니라 선택의 결과다. 어떤 시나리오가 실현될지는 기술보다도, 지금 우리가 어떻게 준비하고 결정하느냐에 달려 있다.
초지능은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결정’의 문제다
초지능은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다. GPT와 같은 생성형 모델들은 이미 인간 수준의 사고를 모방하는 단계를 넘어, 특정 영역에서는 인간을 능가하는 능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진짜 중요한 질문은 아직 남아 있다. “우리는 과연 초지능을 원하는가?”라는 근본적인 물음이다.
기술은 멈추지 않는다. 더 크고 더 빠르며 더 정교한 인공지능은 앞으로도 계속 만들어질 것이다. 그러나 그 기술이 누구에 의해 개발되고, 누구를 위해 사용되며, 어떤 방향으로 사회에 통합되는가는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영역이다. 기술의 진보는 필연이지만, 그것이 가져올 사회적 결과는 결코 피할 수 없는 운명이 아니다.
초지능의 시대는 예언처럼 다가오는 미래가 아니라, 우리가 만들어가는 선택의 결과다. 지금 이 순간에도 각국은 법과 제도를 설계하고, 교육 현장은 미래 시민을 길러내며, 기업과 연구기관은 투자 방향을 조율하고 있다. 결국 초지능의 도래 시점은 기술의 속도보다, 인간이 어떤 결정을 얼마나 빠르고 책임 있게 내리는가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우리는 초지능을 ‘만들 수 있는가’만을 묻기보다, 이제는 ‘그것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 그리고 ‘함께 살아갈 준비가 되어 있는가’를 묻는 데로 나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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