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텐도가 쌓아온 '재미'에 대한 신뢰의 힘
2025년 상반기, 닌텐도 스위치2 예약판매가 글로벌 대란을 일으켰다. 관세 폭탄, 공급망 불안이라는 변수에도 불구하고 닌텐도는 가격을 유지했고, 소비자들은 그 신뢰에 응답했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신제품 출시를 넘어, 브랜드가 쌓아온 신뢰 자본의 위력을 입증한 사건이었다.
닌텐도 스위치2 공개, 그리고 변수 등장
2025년 1월 16일, 닌텐도는 차세대 콘솔 '닌텐도 스위치2'를 공식 발표했다.

스위치2는 7.9인치 HDR LCD 디스플레이와 DLSS 및 레이 트레이싱을 지원하는 Nvidia Tegra T239 칩셋, 자석 부착식 조이콘 2세대, 음성·영상 통화 기능을 갖춘 GameChat 기능 등을 탑재해 기존 모델 대비 대폭 향상된 성능을 보여 주었다.

닌텐도는 기존 스위치 게임들과의 하위 호환성을 유지한다고 밝혀 기존 사용자와 신규 유저 모두를 겨냥한 전략을 예고했다. 이어, 미국 시장에서 4월 9일부터 예약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공지했으며, 베스트바이, 타겟, 아마존, 월마트 등 주요 리테일러들은 조기 품절 가능성을 경고했다.
그러나 올해 4월 초, 미국 정부의 새로운 관세 정책이 발효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베트남과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 제조 제품에 최대 49%의 관세가 부과되자, 닌텐도는 예약 판매 일정을 연기했다.
닌텐도는 성명을 통해 "관세 부과 및 변화하는 시장 상황의 잠재적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 미국에서 닌텐도 스위치2의 예약 판매는 2025년 4월 9일부터 시작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예약 판매 일정은 추후 공지할 예정이며, 출시일인 2025년 6월 5일은 변동이 없다"고 덧붙였다.
우려는 현실로...예약 판매 대란
4월 24일, 드디어 시작된 닌텐도 스위치2의 예약 판매는 개시 직후 수 분 내에 대부분 사이트에서 품절되었다.
베스트바이, 타겟, 닌텐도 공식 스토어 등 주요 판매처에서는 서버 접속 지연과 결제 오류가 발생했으며, 결제 직전 접속이 끊기거나 장바구니 초기화 문제가 이어져 다수의 예약 실패 사례 또한 발생했다.

예약에 실패한 소비자들은 eBay, StockX 등 중고 마켓으로 몰렸다. 기본 모델 예약권은 정가 449.99달러에서 리셀가 700달러 이상으로 상승했으며, 마리오 카트 패키지 예약권도 499.99달러에서 800달러 이상에 거래되었다. 닌텐도는 관세 이슈에도 불구하고 본체 가격을 유지했으며, 이 같은 결정에 따라 예약 수요는 오히려 더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닌텐도가 보여준 재미, 신뢰로 답한 소비자들
닌텐도는 관세 부과와 공급망 불안이라는 외부 악재 속에서도 본체 가격을 유지하는 결정을 내렸고, 일부 액세서리 가격만 조정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가격 인상이라는 쉬운 선택을 피하고, 소비자 경험과 브랜드 가치를 지키려는 닌텐도의 의지가 이번 예약 과정에서도 일관된 메시지로 이어졌다.
이에 소비자들은 닌텐도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예약에 나섰고 품절은 물론 기본 모델과 번들 패키지 모두 웃돈이 붙어 거래되면서 높은 수요가 입증됐다.
결국, 닌텐도가 오랜 시간 지켜온 '놀이'의 본질과 사용자 경험에 대한 약속이, 소비자들의 확고한 신뢰로 다시 돌아온 것이다.
이번 스위치2 예약 판매 대란은 단순한 신제품 흥행을 넘어, 닌텐도가 오랜 시간 쌓아온 브랜드 신뢰를 다시 한번 입증하는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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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텐도는 기술적 스펙 향상만으로 승부하지 않았다.
'놀이의 본질'과 '사용자에 대한 신뢰'를 지키려는 일관된 철학이 있었기에, 관세, 서버 다운, 예약 실패라는 악재를 이겨내고 다시 한번 소비자들의 열광을 이끌어냈다.
스위치2 예약 판매 대란은 결국, 닌텐도가 만들어낸 '브랜드 신뢰의 승리'였다.
이번 예약 대란은 닌텐도의 신뢰와 재미가 어떤 힘을 지니는지를 다시 확인시켰다. 그렇다면, 닌텐도의 이 같은 행보가 한국 게임 업계에는 어떤 의미를 던질 수 있을까.
이어지는 글에서는 '닌텐도 스위치2 예약판매 대란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것'이 무엇인지, 깊이 있게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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