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가 AI 컴파일러 및 소프트웨어 전문 기업 브리움(Brium)을 인수하며, 자사의 고성능·개방형 AI 소프트웨어 생태계 구축 전략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이 인수는 Silo AI, Nod.ai, Mipsology에 이은 일련의 전략적 투자 연장의 일환으로, AMD는 이를 통해 다양한 산업군에서 AI 도입을 가속화하고자 한다.
단순한 기술 확보 아닌 ‘AI 전환 가속 엔진’
2025년 6월 4일, AMD는 AI 소프트웨어 최적화에 특화된 브리움을 인수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브리움은 컴파일러 기술, 모델 실행 프레임워크, AI 추론(inference) 최적화 전반에 걸친 강력한 전문성을 보유한 팀으로, 특히 하드웨어 비의존적인 AI 퍼포먼스 구현에 특화돼 있다.
브리움의 강점은 모델이 하드웨어에 도달하기 전 전(全) 추론 스택을 최적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하드웨어 종속성을 최소화하고, 다양한 배포 환경에서 빠르고 효율적인 AI 성능을 실현한다는 의미다.
AMD 소프트웨어 개발 부문 부사장 아누쉬 엘랑고반(Anush Elangovan)은 “이 인수는 단순한 소프트웨어 강화가 아니라, 향후 수년간 AI 생태계 혁신을 위한 핵심 포석”이라며 “개방성과 개발자 중심 전략이 결합된 진정한 AI 확장 플랫폼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브리움은 AMD가 주도하고 있는 OpenAI Triton, WAVE DSL, SHARK/IREE 등 주요 오픈소스 프로젝트에 즉시 투입될 예정이다. 특히 새로운 저정밀 포맷(MX FP4, FP6)에 최적화된 AI 플랫폼 설계에 있어 브리움의 역할이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AI 모델의 추론 속도를 높이고, 전력 효율성과 비용 효율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기반이 된다.
또한 브리움은 AI 모델 실행 속도를 결정짓는 핵심 기술인 분산 컴파일러, 빌드 시스템, 머신러닝 기반 최적화 기술 등 전방위 소프트웨어 역량을 갖추고 있어, AMD의 AI 스택을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전반에서 통합적으로 강화할 수 있다.
헬스케어·생명과학·금융·제조업까지… AI 수요 산업군 정조준
AMD는 이번 인수를 통해 산업 특화형 AI 솔루션 공급에도 박차를 가한다. 브리움은 이미 Deep Graph Library(DGL)를 AMD Instinct™ 플랫폼으로 성공적으로 포팅한 이력이 있으며, 이는 헬스케어와 생명과학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는 그래프 기반 AI 모델 개발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이는 단순히 기술적 성능을 뛰어넘어, 의료 영상 분석, 유전체 데이터 해석, 금융 리스크 모델링, 제조 설비 예지보수 등 고부가가치 분야에서 AMD 플랫폼의 확산을 기대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AMD는 최근 몇 년 간 AI 시장에서 ‘개방형 생태계 + 고성능 하드웨어’라는 전략적 투트랙을 고수하고 있다. AI 연산에 특화된 Instinct GPU 시리즈뿐 아니라, 이를 뒷받침하는 소프트웨어 최적화, 개발자 커뮤니티 중심의 생태계 조성에도 적극적이다.
브리움 인수는 AMD가 단순한 하드웨어 기업이 아니라, ‘개발자가 가장 선호하는 AI 플랫폼’으로 포지셔닝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특히 AI 추론 최적화, 도메인별 맞춤형 성능 튜닝, 저전력 컴퓨팅 역량을 확보하는 데 있어 브리움의 기술력은 핵심 동력이 된다.
NVIDIA와의 차별화 포인트는 ‘개방형 스택’
AI 반도체 시장에서 NVIDIA가 CUDA와 폐쇄형 소프트웨어 스택으로 시장을 선점한 반면, AMD는 다양한 오픈소스 프로젝트와 협업을 통해 더 유연하고 개방적인 생태계를 지향하고 있다. 이는 구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등 대형 AI 기업들이 AMD를 선택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다.
브리움은 바로 이 ‘오픈 생태계’ 전략에 깊이를 더해주는 퍼즐 조각이다. 개발자는 특정 벤더에 종속되지 않으면서도 고성능 AI를 구현할 수 있으며, 다양한 산업군은 AMD 플랫폼 위에 자신만의 AI 응용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
브리움 인수를 통해 AMD는 다시 한번 ‘AI 개발자를 위한 플랫폼’이라는 정체성을 분명히 했다. 이는 단순한 기술력 강화가 아니라, 향후 AI 시장 주도권을 좌우할 ‘생태계 전쟁’에서 AMD가 선택한 장기 전략이기도 하다.
AI는 이제 단순한 기술이 아닌, 산업과 사회 전반의 미래를 바꾸는 인프라가 되고 있다. AMD는 그 핵심에 ‘개방’과 ‘성능’, 그리고 ‘사람(개발자)’을 두고 있다. 브리움의 합류는 바로 그 가치에 강력한 동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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