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금이 블록체인을 보증하고 있다.
"Hash-X는 해시값을 남기는 기록이다. 블록체인의 해시(Hash)처럼, 한 번 새겨지면 지워지지 않는 통찰을 담는다. X는 경계를 넘는 사유이자, 미지의 가능성을 뜻한다. 'Hash-X'는 본질을 꿰뚫고, 기술과 권력, 그리고 패러다임 전환의 흐름을 기록하는 공간이다."[편집장주] |
오랫동안 달러는 ‘신뢰’ 그 자체였다.
세계의 준비통화이자 국제 결제의 기준, 그리고 전 세계 중앙은행이 가장 많이 보유한 자산. 미국 달러는 금융시장의 공통 언어처럼 작동해왔다.
하지만 2020년 이후, 그 상징성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촉발된 인플레이션, 연준(Fed)의 급격한 금리 인상, 반복되는 미국 부채한도 협상, 그리고 미국 국채의 신용등급 강등. 여기에 미 정치권의 극심한 분열까지 더해지며 투자자들은 “과연 달러는 여전히 가장 안전한가?”라는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물론 2025년 현재까지도 달러는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통화다. 하지만, 더 이상 ‘유일한 신뢰 자산’은 아니다.
이런 시점에 등장한 것이 바로 실물 금 기반 디지털 자산, Tether XAUT(테더 골드)다.
테더는 스위스 금고에 보관된 실물 금 7.7톤을 담보로, 토큰 1개당 금 1온스를 연동한 디지털 자산을 내놨다. 블록체인 상에서 거래되지만, 실제 금이 그 가치를 뒷받침하는 구조다.
단순히 ‘금과 연결된 토큰’이라 보기에는 그 의미가 크다. 이것은 “이제 신뢰는 달러가 아니라 금이다”라는 선언이다. 그리고 금이 이젠 블록체인 위에 새겨지고 있다.
금은 인류가 가장 오랫동안 신뢰해온 자산이다. 타지도 않고, 썩지도 않으며, 어디서든 그 가치를 인정받는다. 그 덕에 역사 속에서 금은 언제나 '최후의 안전 자산'이었다. 그래서 불확실성이 커질 때마다 사람들은 늘 금으로 돌아갔다. 테더는 이 고전적인 신뢰를 디지털 구조 속에 통합하고자 했다.
기술로만 신뢰를 설명할 수 없는 시대, 테더는 물리적 자산을 통해 신뢰의 실재성을 증명하려 하고 있다. 이는 블록체인이 제시해온 ‘탈중앙화된 미래’에 오히려 고전적 질서인 ‘금’을 다시 끌어들이는 역설적인 실험이기도 하다.
XAUT는 단순한 혁신 상품이 아니다. 세계 통화 체제의 판도 변화 속에서 민간이 주도하는 탈달러 블록의 일환으로도 해석된다.
실제로 최근 중국은 위안화 국제화를 추진하며 원유 거래를 달러가 아닌 위안으로 결제하려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러시아는 루블과 금을 연동한 거래 구상을 언급했고, 유럽은 디지털 유로(CBDC)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BRICS 국가들은 공동 디지털 결제 인프라 구축 논의에 착수했다.
달러 중심 체제의 대안은 더 이상 가설이 아니다. 그리고 그 움직임 속에서 테더의 XAUT는 비국가적, 비달러적 신뢰 구조의 사례로 등장하고 있다.
"신뢰는 무엇으로 증명되는가"
우리는 지금 신뢰의 기준을 다시 묻는 시대에 있다.
달러는 국가가 보증하는 신뢰였다. 테더의 XAUT는 실물이 보증하는 신뢰다. 그리고 이 둘 사이에서, 시장은 어느 쪽에 무게를 둘 것인지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
지금의 투자자들은 단순히 수익만을 보지 않는다.
“이 자산은 무엇으로 뒷받침되는가?”
“그 담보는 실재하는가?”
“내가 직접 확인할 수 있는가?”
이러한 질문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테더는 이 질문에 7.7톤의 금으로 응답했다. 그러나 이 대답은 테더만의 것이 되어선 안 된다.
디지털 자산 생태계 전체가 이제 ‘신뢰를 어떻게 설계하고 보여줄 것인가’라는 구조적 시험대 위에 서게 된 것이다.
과거에는 금이 달러를 보증했다.
이제는 금이 블록체인을 보증하고 있다.
국가가 아닌 코드,
중앙은행이 아닌 알고리즘,
달러가 아닌 금.
신뢰는 더 이상 중앙에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분산된 구조 안에서 설계되고 검증되어야 하는 시대에 들어섰다.
그리고 그 흐름은 아직 질문으로 남아 있다.
“신뢰는 어디에 묻혀 있는가? 그리고, 우리는 그것을 직접 볼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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