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U는 학습과 추론 모두에 쓰인다
가격과 수급, 수출 규제… 현실적인 제약도 있다
오늘날 인공지능(AI)은 교실의 수업 방식부터 디지털 교재, 개인 맞춤형 튜터링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교육의 모든 영역을 변화시키고 있다. 그 중심에는 바로 NVIDIA(엔비디아)의 AI 반도체 칩이 있다.
하지만 “GPU”, “H100”, “Tensor Core” 같은 용어들은 교육 종사자나 학생들에겐 낯설기만 하다.
AI에 사용되는 NVIDIA 칩이 무엇인지, 왜 중요한지, 그리고 교육 현장과는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쉽고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GPU가 뭐지? CPU와 뭐가 달라?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컴퓨터는 대부분 'CPU(중앙처리장치)'를 기반으로 작동한다. CPU는 논리 계산과 시스템 운영에 적합하지만, 동시에 많은 작업을 처리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AI는 단순한 계산을 넘어서, 이미지나 언어, 영상 등을 기반으로 수많은 데이터를 빠르게 분석하고 학습해야 한다. 이러한 복잡하고 대규모 연산은 'GPU(그래픽처리장치)'가 더 잘 해낼 수 있다. GPU는 여러 작업을 동시에 처리하는 '병렬 연산'에 특화되어 있기 때문에, AI 학습에 적합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엔비디아는 원래 그래픽 작업용 칩을 만들던 회사였지만, 이 GPU 기술이 AI에 최적화된 성능을 보이며 AI 반도체 분야의 절대 강자로 부상하게 됐다.
AI에 쓰이는 NVIDIA 칩의 대표 모델들
교육에 쓰이는 NVIDIA 칩의 실제 예
AI 기술이 교육에 적용되는 방식은 생각보다 훨씬 다양하다. NVIDIA 칩은 단순한 부품이 아니라, AI 교사, 자동 피드백 시스템, 학습 성향 분석 모델, 디지털 튜터링 등 AI 기반 교육 솔루션의 '두뇌'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긴 수업 영상을 짧게 요약해주는 생성형 AI는 단순한 편집이 아니라, 맥락을 이해하고 핵심만 뽑아내야 한다. 이는 영상 데이터를 학습하고 요점을 추론해내는 고난이도의 연산이 필요한 작업이며, 이 과정에서 NVIDIA GPU의 병렬 연산 능력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또한, 학생이 푼 문제를 AI가 분석하고, 어떤 개념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를 판단해 피드백을 주는 시스템 역시 AI 추론 능력을 기반으로 작동한다. 이런 실시간 분석과 반응이 가능한 것도 고성능 GPU 덕분이다.
최근에는 고등학교 수준의 STEAM(과학, 기술, 공학, 예술, 수학) 수업에서도 AI 실험 시뮬레이션이 활용되고 있다. 실제 실험 장비 없이도 복잡한 과학 실험을 가상 공간에서 구현하고 결과를 예측하는 기능은 GPU가 처리하는 수많은 계산을 통해 가능해진다.
GPU는 학습과 추론 모두에 쓰인다
AI 시스템은 크게 두 단계로 나뉜다. 하나는 대규모 데이터를 학습하는 '트레이닝(training)' 단계, 다른 하나는 사용자의 질문이나 상황에 답하는 '추론(inference)' 단계다.
학습에는 막대한 GPU 자원이 필요하다. 그래서 ChatGPT나 Claude 같은 대형 AI 모델은 수개월에 걸쳐 수백만 장의 GPU로 학습된다. 이러한 과정은 대부분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에서 이루어진다.
한편, 학교나 교육 플랫폼에서는 추론 기능이 더 중요하다. 학습된 AI 모델이 교사의 질문에 답하거나 학생 데이터를 분석할 때 필요한 GPU 서버는 비교적 소규모로도 충분하며, 이 때문에 교육기관은 종종 클라우드 기반 AI 서비스를 이용한다.
NVIDIA 칩, 왜 이렇게 주목받을까?
NVIDIA는 단순히 칩을 만드는 회사가 아니다. 이들은 CUDA라는 자체 개발 환경과 툴킷을 제공하며, AI 연구자와 개발자가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어 왔다.
오늘날 ChatGPT, Claude, Gemini와 같은 세계적인 생성형 AI 모델들은 모두 NVIDIA의 GPU에서 학습되었다. NVIDIA는 현재 AI 학습용 GPU 시장에서 9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교육뿐 아니라 의료, 과학, 국방, 콘텐츠 산업에 이르기까지 전방위로 사용되고 있다.
가격과 수급, 수출 규제… 현실적인 제약도 있다
물론 NVIDIA 칩이 아무리 중요하더라도 현실적인 제약도 존재한다. 대표적인 고성능 칩인 H100 한 장의 가격은 3천만 원에서 1억 원에 이를 수 있다. 교육기관 입장에서는 이를 직접 도입하기보다는 AWS나 Google Cloud 같은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GPU 리소스를 활용하는 것이 현실적인 선택이다.
또한 최근에는 미국 정부가 국가 안보를 이유로 NVIDIA의 고성능 칩에 대해 중국 수출을 제한하고 있어, 글로벌 수급 상황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이러한 외부 요인들도 교육 현장의 AI 시스템 도입과 예산 계획에 중요한 변수가 되고 있다.
AI 교육을 이해하려면, 그 '엔진'부터 알아야 한다
AI가 교육의 방식을 바꾸고 있는 지금, 그 핵심을 구성하는 기술이 무엇인지 이해하는 것은 더 이상 기술자만의 일이 아니다. NVIDIA의 GPU는 게임 그래픽만을 위한 부품이 아니라, AI 학습과 추론을 가능하게 하는 '교육 기술의 엔진'이다.
교육 관계자, 개발자, 그리고 학습자 모두가 이 흐름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을 때, AI는 교육을 더욱 풍부하고 개인화된 방향으로 이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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