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기반 교육용 앱이 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의 쓰기 능력에 미치는 영향>
AI는 ‘대신 써주는 존재’가 아니라 ‘실패를 유예해주는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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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기반 글쓰기 창작 플랫폼을 활용한 수업이 장애학생의 글쓰기 표현 및 자기효능감에 미치는 영향, 박세영·최소정,2025. |
[메타X(MetaX)] 논문은 AI가 장애 학생을 대신하여 글을 써주는 기술적 도구가 아니라, 그들이 글쓰기를 다시 시도할 수 있게 만드는 ‘심리적·인지적 발판’이 될 수 있음을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저자는 AI를 ‘대신 써주는 존재’가 아닌 ‘실패를 유예해주는 존재’로 정의하며, 기술적 효용성보다 학습자의 심리적 장벽 해소에 주목한다. 지적장애 고등과정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이 연구는, 학생들이 문장 생성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누적된 실패 경험으로 인해 ‘학습된 무기력(learned helplessness)’에 빠져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즉,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기능적 작문 기술의 전수가 아니라, 빈 종이 앞에서의 공포를 제거하고 “이 정도면 시작해도 된다”는 심리적 안전지대를 제공하는 것이다. 연구자는 AI 작문 플랫폼인 ‘라이팅 젤’을 바로 이러한 심리적 가교(scaffold)로 위치시킴으로써, 학생들이 글쓰기라는 행위에 다시 발을 디딜 수 있는 조건을 형성하는 데 집중한다.
AI 의존에서 자기 문장화로 이동하는 주체성 회복의 경로
연구 과정에서 포착된 가장 흥미로운 지점은 학생들의 태도가 수동적 수용에서 주체적 편집으로 전환되는 과정이다. 수업 초기 학생들은 AI가 생성한 문장을 맹목적으로 복사하거나 의존하는 경향을 보였다. 그러나 차시가 거듭될수록 학생들은 출력된 문장의 오류를 스스로 발견하고, 이를 자신의 문장으로 고쳐 쓰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단순한 작문 실력의 향상을 넘어 ‘자기 점검 능력’과 ‘사고력’이 발현된 것으로 해석된다. 저자는 이러한 변화를 ‘주체성 회복의 경로’로 바라본다. 즉, AI는 학생들의 좌절을 완전히 없애주는 것이 아니라 잠시 미뤄주는 역할을 했으며, 그 유예된 시간 동안 학생들은 AI의 결과물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수정하며 비로소 글쓰기의 주인이 되어간 것이다. 이는 AI 교육이 단순히 산출물의 질을 높이는 것을 넘어, 학습자가 도구를 통제하는 비판적 사용자로 성장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양적 성과보다 중요한 것은 쓰기 태도의 전환
연구의 성과는 정량적 수치와 정성적 변화 양쪽에서 뚜렷하게 나타난다. 실증적 검증 결과, 학생들의 글은 문단 수(+55), 문장 수(+78), 글자 수(+388) 등 양적으로 비약적인 팽창을 보였다. 더불어 사전 검사에서 ‘좋아하는 것’의 단순 나열에 그쳤던 주제가 사후에는 대화체, 설명글 등으로 형식이 확장되었다. 특히 쓰기 자기효능감 점수가 사전 평균 41.0점에서 사후 66.29점으로 급상승한 점(p=0.0006)은 이 연구의 핵심이 ‘기능’이 아닌 ‘태도’의 변화에 있음을 방증한다. 학생들은 “내가 뭘 써야 하지?”라는 막막함에서 벗어나 “이 문장은 맞을까? 이건 내가 고칠 수 있겠네”라는 시점의 전환을 경험했다. 이는 AI가 글을 잘 쓰게 해준 결과를 넘어, 글쓰기 경험의 구조 자체를 성공의 경험으로 재편했음을 의미한다.
조심스러운 해석과 연구의 한계 인식
또한 릴레이 동화 쓰기 활동에서 나타난 사회적 상호작용의 변화도 주목할 만하다. ‘학교 버스’를 주인공으로 이야기를 만드는 과정에서 학생들은 상호 칭찬, 애칭 만들기, 타인의 강점 인식 등 긍정적인 사회적 관계를 형성했다. 이는 글쓰기 수업이 단순한 개인적 과제 수행을 넘어 사회적 소통의 장으로 변형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물론 이 연구는 7명이라는 소수의 표본과 일정 수준 이상의 문해력을 갖춘 학생들로 대상이 한정되었다는 한계를 지닌다. 또한 이러한 긍정적 변화가 오롯이 AI만의 효과인지, 아니면 교사의 개입과 협업 구조 등 복합적 요인에 의한 것인지 명확히 분리하기 어렵다는 점도 존재한다. 그러나 저자는 이러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AI가 글쓰기를 포기했던 학생들에게 ‘시작을 가능하게 한 촉매’로서 기능했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강조한다. 결론적으로 이 논문은 AI 활용 교육의 지향점이 단순한 효율성이 아니라, 학습자의 무기력을 해소하고 주체성을 회복시키는 인간 중심적 도구 활용에 있어야 함을 역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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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기반 교육용 앱이 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의 쓰기 능력에 미치는 영향,최소정·김귀훈,2024 |
AI 도구의 도입은 학생들의 쓰기 능력에서 ‘양’보다는 ‘질’적인 측면에서 명확한 성과를 보였다. 실험 집단과 통제 집단 간의 글자 수(유창성)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았으나, 오류 글자 수(정확성)에서는 결정적인 격차가 확인되었다. 전통적 수업을 받은 통제 집단은 사후 검사에서 평균 4.23개의 오류를 범한 반면, AI 앱을 활용한 실험 집단은 2.23개로 오류가 절반 수준에 그쳤다. 이는 초기 문해력 단계의 학습자에게 AI가 창의적 발상을 돕는 도구이기 이전에, 맞춤법과 철자 오류를 스스로 인지하고 교정하게 돕는 강력한 ‘자기 주도적 교정 도구(Self-correction Tool)’로서 기능함을 증명한다.
(실험설계) 논문은 7개월 동안 두 집단을 다르게 지도했다.
비교집단(통제집단): 글을 쓰다가 모르는 것이 있으면 선생님이나 주변 사람에게 물어보게 했다 .
실험집단: 글을 쓰다가 모르는 낱말이나 문장이 있으면 'AI 기반 앱'을 사용하여 스스로 찾아보게 했다
최종 검사(사후 검사)에서 실험집단은 비교집단보다 오류 글자 수가 약 2개 더 적게 나타났다(실험집단 2.23개 vs 비교집단 4.23개) .
쓰기 능력의 문제는‘부족’이 아니라 ‘멈춤’
이 논문은 초등학교 1학년 학생의 쓰기 능력 문제를 단순한 성취도 격차나 기술 부족의 문제로 다루지 않는다. 저자는 한글 해득 격차가 이미 입학 이전부터 발생해 있으며, 특히 쓰기 영역에서 그 차이가 더 크게 드러난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때 문제는 아이들이 무엇을 써야 할지 몰라서가 아니라, 쓰는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멈추게 되는 지점에 있다. 철자에 대한 불안, 맞춤법 오류에 대한 두려움, 즉각적인 도움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 쓰기 자체를 중단하게 만든다. 논문은 이 지점을 쓰기 교육의 핵심 병목으로 설정하며, 인공지능 기반 도구를 ‘쓰기 수행을 지속하게 만드는 보조 장치’로 위치시킨다.
AI의 역할 재정의: 교수자가 아닌 중간 발판으로서의 기술
이 연구에서 인공지능은 교사를 대체하거나 학습을 주도하는 존재로 제시되지 않는다. 오히려 학생이 혼자 쓰기를 지속할 수 있도록 돕는 중간 단계의 비계(scaffold)로 기능한다. 음성인식과 텍스트 인식 기능은 학생이 모르는 글자를 즉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하되, 최종 판단과 피드백의 권한은 여전히 교사에게 남겨둔다. 이는 AI를 독립적인 교육 주체로 과장하는 기존 담론과 차별되는 지점이다. 논문은 AI를 통해 ‘누가 도와주는가’의 문제가 아니라 ‘언제, 어떤 방식으로 개입하는가’의 문제를 재구성하며, 교사의 개입 시점을 뒤로 미루는 도구로서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더 많이 쓰게 하지 않고, 덜 틀리게 만든다
실험 결과에서 가장 중요한 발견은 쓰기 능력의 하위 요소 중 ‘표기 정확성’에서만 집단 간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났다는 점이다. 글자 수, 즉 쓰기 유창성의 양적 증가는 통제집단과 실험집단 간 차이가 없었지만, 오류 글자 수에서는 인공지능 기반 앱을 활용한 실험집단이 유의미하게 낮은 수치를 보였다. 이는 인공지능이 학생의 표현 욕구나 창의성을 직접 확장시키기보다는, 쓰기를 방해하는 미시적 오류를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다시 말해 이 연구는 AI가 ‘더 잘 쓰게’ 만드는 도구라기보다, ‘중단 없이 쓰게’ 만드는 조건을 마련해 준다는 현실적인 효과를 입증한다.
정의적 효과와 교육 현장의 시간 구조 변화
설문과 면담 결과는 인공지능 기반 앱이 쓰기에 대한 흥미를 높이고 부담감을 낮추는 데 긍정적 영향을 미쳤음을 보여준다. 특히 주목할 점은 학생들이 AI 사용 후 즉시 교사에게 재확인하지는 않지만, 교사의 확인 자체는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AI가 교사의 역할을 대체한다기보다, 교사의 개입 시점을 조절하는 기능을 수행함을 의미한다. 학생은 당장의 불안을 AI로 해소하고, 교사는 이후 단계에서 보다 질적인 피드백에 집중할 수 있다. 이 논문은 이러한 시간 구조의 변화를 통해 AI 활용의 교육적 의미를 조용하지만 분명하게 드러낸다.
[METAX = 류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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