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3년까지 160억 달러 자산 디지털 전환 목표
글로벌 벤치마킹 모델 부상
두바이 정부가 주도하는 ‘블록체인 네이티브’ 도시 전환의 전초전으로, 두바이 토지청(Dubai Land Department·DLD)이 지난 5월 26일 XRP 레저 기반 부동산 토큰화 플랫폼 ‘Prypco Mint’를 공개했다. 향후 2033년까지 전체 부동산 거래의 7%, 약 160억 달러에 달하는 자산을 디지털 토큰으로 전환하겠다는 대규모 이니셔티브의 핵심 프로젝트다.
두바이 2040 플랜 기반 스마트시티 비전과 부동산 토큰화의 결합
플랫폼 구축의 첫 번째 배경은 두바이 정부의 장기 스마트시티 전략과 디지털 자산 혁신 의지가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2021년 발표된 ‘두바이 2040 플랜’은 부동산, 금융, 기술을 유기적으로 결합한 융·복합 서비스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으며, 두바이 토지청은 이 비전을 구체화하는 수단으로 블록체인 기반 토큰화에 주목했다.
특히 비대면·디지털 거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전통 부동산 시장이 안고 있던 낮은 유동성과 높은 거래 비용 문제를 해소할 대안으로 블록체인 기술이 부각됐다. 이에 두바이 토지청은 부동산 핀테크 스타트업 Prypco 및 블록체인 인프라 전문 기업과 협력해, 등기부와 실시간 동기화가 가능한 XRP 레저 기반 토큰화 솔루션을 구축함으로써 시장 혁신의 발판을 마련했다.
삼중 축 인센티브로 구현되는 두바이 부동산 토큰화 전략
두바이 토지청의 부동산 토큰화 프로젝트를 뒷받침하는 정책 인센티브 메커니즘은 크게 세 축으로 구성된다.
첫째, 규제 샌드박스(Real Estate Sandbox)다. Dubai Future Foundation은 ‘Real Estate Sandbox’ 프로그램을 통해 Prypco Mint와 같은 혁신 서비스를 제한된 환경에서 운영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이를 통해 실제 시장 적용 전 잠재적 리스크를 사전에 관리하며, 다양한 기술·비즈니스 모델을 시험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를 제공한다.
둘째, 금융 파트너십이다. Zand Digital Bank가 플랫폼의 공식 뱅킹 파트너로 선정되어 모든 거래를 아랍에미리트 법정 통화인 디르함(AED) 기반으로 처리하며, 자금 세탁방지(AML) 및 고객확인(KYC) 요건을 충족한다. 이를 통해 투자자 자금의 안전한 입·출금과 동시에 금융 규제 요건을 엄격히 준수하도록 설계되었다.
셋째, 규제 감독 협력이다. UAE 중앙은행과 두바이 가상자산규제청(VARA)이 공동으로 Prypco Mint의 거래 안정성과 소비자 보호를 감독한다. 이들 기관은 프로젝트 전 단계에 걸쳐 규제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두바이 토지청 및 핀테크 파트너들과 신뢰 기반의 협력 모델을 구축함으로써 시장의 투명성과 안전성을 담보한다.
분산 저장·완전 동기화·글로벌 확장: 두바이 부동산 토큰화의 기술 협력 삼각축
기술 협력 프레임워크는 세 가지 핵심 요소를 중심으로 설계된다.
첫째, 프로젝트의 중추인 XRP 레저는 낮은 거래 수수료와 초당 수천 건 이상의 처리 속도, 검증된 보안성을 제공하는 퍼블릭 블록체인이다. 이를 통해 방대한 부동산 소유권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분산 저장하고, 실시간 처리 역량을 확보할 수 있다.
둘째, 시스템 통합 측면에서는 두바이 토지청의 기존 등기 시스템과 API 레벨에서 직접 연동을 완료했다. 이로써 블록체인상에 기록되는 모든 토큰화 데이터가 전통적 정부 장부와 1:1로 동기화되어, 기록 불일치 가능성을 원천 차단한다.
셋째, 플랫폼은 모듈화된 확장성을 염두에 두고 개발되었다. 초기 단계에서는 UAE ID 소지자 대상의 디르함 거래만 지원하지만, 향후 다중 통화 지원과 글로벌 투자자 접근 확대를 위한 모듈 구조를 갖춤으로써 시장 반응에 따라 유연하게 기능을 추가·조정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블록체인 토큰화 모델의 4대 벤치마킹 포인트
두바이 모델이 다른 도시·국가에 제공할 수 있는 벤치마킹 포인트는 다음과 같다.
첫째, 정부 주도·민간 협력 거버넌스다. 규제 당국이 ‘Real Estate Sandbox’와 같은 샌드박스 프로그램으로 실험 공간을 제공하고, 부동산 핀테크 스타트업 및 금융기관과 역할을 분담함으로써 혁신 리스크를 관리하면서도 기술 도입 속도를 높인다.
둘째, 단계적 시장 개방 전략이다. 초기에는 UAE ID 소지자를 대상으로 디르함 거래만 허용해 안정성을 확보한 뒤, 시장 반응과 기술 안정성을 검증한다. 이후 국제 투자자에게 순차 개방하는 접근법으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한다.
셋째, 투명한 다중 기관 감독 메커니즘이다. UAE 중앙은행·가상자산규제청·두바이 토지청이 각자의 역할을 명확히 분장해 공동 감독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소비자 보호와 시장 안정성을 담보함까지 이어질 수 있다.
넷째, 인프라 상호운용성 확보다. 토큰화 플랫폼과 기존 행정 시스템(등기·세금·거래 기록)을 API 레벨에서 실시간 동기화해 디지털·아날로그 간 데이터 불일치 위험을 제거할 수 있다.
두바이 모델이 제시하는 글로벌 블록체인 네이티브 도시의 유연한 프레임워크
두바이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블록체인 네이티브’ 도시로 가는 로드맵을 보여준다. 다른 선진 도시·국가들도 이 모델을 참고해, 디지털 자산 인프라 구축과 규제 혁신의 균형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토큰화 대상 자산의 경제 규모, 금융기관 연계 방식, 규제 샌드박스 설계 등은 자국 상황에 맞게 변형해 적용할 수 있는 유연한 프레임워크로 평가된다. 두바이의 이니셔티브가 글로벌 부동산 시장의 디지털 전환을 촉진하고, 블록체인 기반 실물 자산 거래의 패러다임을 바꿀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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