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gle의 투자를 받은 생성형 AI 챗봇 플랫폼 'Character.AI'가 새로운 최고경영자(CEO)로 카란디프 아난드를 공식 선임했다.
카란디프 아난드는 메타(Meta)에서 비즈니스 제품 부문 부사장을 지냈으며, 최근까지 핀테크 기업 브렉스(Brex)에서 사장(President)으로 활동해온 인물이다. 'Character.AI'는 이번 인사를 계기로 사용자 중심의 제품 전략을 더욱 강화하고, 음성·영상 등 멀티모달 AI 기술을 본격적으로 확장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CEO 교체와 조직 재편
2025년 6월 20일, 'Character.AI'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 카란디프 아난드를 새로운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아난드는 이미 지난 9개월 동안 이사회 자문위원(Board Advisor)으로 활동하며 회사의 핵심 전략과 제품 방향에 깊이 관여해 왔다. CEO로 정식 선임되면서 이제 조직 전체를 이끄는 역할을 맡게 됐다.

'Character.AI'는 생성형 AI 분야에서 빠르게 성장 중인 스타트업이다. Google의 투자를 받으며 주목을 받아온 이 플랫폼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월 수천만 명에 달하는 활성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사용자들은 텍스트 기반의 캐릭터와 실시간으로 대화하거나, 직접 캐릭터를 만들어 대화를 설계할 수 있는 기능을 활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텍스트를 넘어 음성과 영상으로 소통할 수 있는 멀티모달 기능까지 확장하고 있어, Z세대를 중심으로 한층 높은 몰입도를 끌어내고 있다. 이러한 기술력과 이용자 경험을 바탕으로 'Character.AI'는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으로서 독자적인 입지를 구축해가고 있다.
왜 주목해야 하는가?
카란디프 아난드 신임 CEO의 취임은 'Character.AI'의 기술 전략 전환과 제품 혁신의 분기점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단순한 텍스트 기반 챗봇을 넘어, 음성·영상이 결합된 멀티모달 인터랙션 중심의 AI 캐릭터 생태계를 본격적으로 지향하겠다는 전략이 구체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난드는 글로벌 사용자 커뮤니티에 보낸 첫 메시지에서 향후 60일 내 적용될 핵심 개선 사항들을 직접 공개하며 빠른 실행을 약속했다. 특히 사용자의 피드백을 반영해 플랫폼의 실질적인 품질과 자유도를 높이겠다는 점에서 사용자 중심 접근이 돋보인다.
그가 밝힌 주요 계획은 다음과 같다.
첫째, AI 모델의 기억력과 응답 품질을 높이기 위해 오픈소스 기반 모델을 정교화하고, 캐릭터의 일관된 성격과 문맥 이해도를 향상시킨다.
둘째, 기존의 과도한 콘텐츠 필터링 문제를 완화해, 불필요하게 억제되던 사용자 표현을 좀 더 자유롭게 허용하는 방향으로 알고리즘을 조정한다.
셋째, 캐릭터 검색성과 발견성을 높이기 위해 태그 시스템과 분류 체계를 개선하고, 넷째로는 사용자들이 직접 만든 캐릭터를 더 잘 관리할 수 있도록 아카이브, 정렬, 시각화 등 고급 기능을 추가로 제공한다.
마지막으로, 캐릭터 생성 시의 콘텐츠 정책을 보다 명확하게 안내하여 '섀도우 밴'과 같은 불투명한 제재를 예방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Character.AI'는 텍스트 기반 인터랙션을 넘어, 음성과 영상 기능이 결합된 ‘몰입형 캐릭터’ 경험도 단계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아난드는 “사용자의 캐릭터가 단순한 텍스트를 넘어서, 마치 살아 숨 쉬는 존재처럼 느껴질 수 있도록 하겠다”며, 여름 안에 이 기능들이 현실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Character.AI'가 더 이상 단순한 챗봇 플랫폼이 아니라, ‘AI 기반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의 진화를 이끄는 기술 플랫폼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Character.AI'의 차별화 전략, "소비자 중심 AI 엔터테인먼트 플랫폼"
'Character.AI'가 시장에서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기술력이 뛰어나서가 아니다. 이 플랫폼은 ‘캐릭터와의 지속적인 감정적 유대’를 중심 가치로 삼는 소비자 중심의 AI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이용자는 단순히 질문하고 답변을 받는 데 그치지 않고, 마치 자신만의 ‘가상 배우’를 기획하고 육성하듯 AI 캐릭터를 만들고 교감한다. 이 과정에서 사용자와 캐릭터 간의 상호작용은 점점 더 깊어지며, 'Character.AI'는 그 감정의 흐름을 기술로 자연스럽게 이어준다.
이러한 독특한 방향성은 특히 Z세대 유저들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Character.AI'는 최근 앱 다운로드 수가 급증하면서, 젠 Z 중심의 팬덤을 형성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단순한 AI 도구가 아닌 ‘디지털 캐릭터와의 관계’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콘텐츠 소비 방식의 등장을 의미한다.
또한 'Character.AI'는 크리에이터 친화적 생태계 조성을 위한 기능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사용자가 자신만의 세계관을 반영한 캐릭터를 만들 수 있도록 커스터마이징 기능을 강화하고 있으며, 이를 중심으로 한 커뮤니티화도 빠르게 진행 중이다. 이러한 흐름은 카카오, 왓챠 등 국내 콘텐츠 기업이 IP 기반 플랫폼 생태계를 키워온 전략과도 유사하다. 다만 'Character.AI'는 그 중심에 ‘AI 캐릭터’라는 인터랙티브 요소가 있다는 점에서 독자적인 방향성을 갖는다.
결과적으로 'Character.AI'는 단순한 생성형 AI 챗봇을 넘어, 개인화된 AI 캐릭터와 상호작용하는 신개념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으로서의 정체성을 공고히 다지고 있다.
업계 파급력은?
'Character.AI'의 이번 인사는 단순한 CEO 교체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이는 생성형 AI 시장이 새로운 단계로 진입하고 있음을 알리는 강력한 신호이자, AI와 소비자 인터페이스 간의 혁신을 본격화하겠다는 선언으로 읽힌다. 기존의 텍스트 중심 챗봇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사용자가 직접 AI 캐릭터를 설계하고, 그들과 감정적으로 공존하는 몰입형 구조로 플랫폼을 확장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러한 방향성은 여러 산업적 시사점을 동반한다. 먼저, 멀티모달 생성형 AI 시장의 확대가 예상된다. 'Character.AI'가 추진하는 음성·영상 인터랙션 기능은 향후 AR 기기나 웨어러블 디바이스와의 연계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있어, 하드웨어 기반의 몰입형 경험으로까지 확장될 여지를 보여준다.
둘째, AI 크리에이터 플랫폼 간 경쟁이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Meta의 AI Studio, Snapchat의 AI Bitmoji, Replika 등 이미 캐릭터 중심 인터페이스를 실험하고 있는 기업들과의 사용자 점유율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Z세대를 중심으로 한 인터랙티브 캐릭터 시장은 AI 기술뿐 아니라 디자인 감성, 커뮤니티 설계 능력까지 복합적인 경쟁 요소를 요구한다.
셋째, 콘텐츠 규제 모델의 재설계 필요성도 제기된다. 'Character.AI'는 사용자 표현의 자유를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도, 안전과 규범을 동시에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는 플랫폼 내 필터링 시스템의 민감도와 명확성, 사용자 가이드라인의 투명성 등을 동시에 재조정해야 하는 과제를 의미한다.
결국 이번 조직 개편은 단순한 경영 전략이 아니라, 생성형 AI 시장의 진화를 선도하려는 포석이다. 'Character.AI'는 기술·감성·규범이 교차하는 복합적 플랫폼 시장에서 미래 인터페이스의 방향성을 선점하려 하고 있다.
생성형 AI의 미래, 누가 설계할 것인가
생성형 AI의 미래는 단순한 기술 경쟁에 달려 있지 않다. 그것을 누가, 어떤 철학으로 설계하느냐가 진짜 관건이다. 이번 'Character.AI'의 CEO 교체는 바로 그 질문에 대한 하나의 해답을 던진다.
카란디프 아난드의 등장은 단순한 경영진 변화가 아니다. 이는 생성형 AI가 점점 더 사용자 중심 플랫폼으로 옮겨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정적인 흐름의 일부다. 이제 AI는 질문에 답하는 ‘도구’가 아니라, 함께 세계를 상상하고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동반자’로 자리잡고 있다. 대화는 기능이 아니라, 하나의 이야기이고, 정서이고, 관계가 된다.
그리고 그 변화의 한가운데에서 'Character.AI'는 새로운 시대를 열고 있다. 사용자는 더 이상 수동적인 소비자가 아니라, AI 캐릭터와 함께 세계를 만들어가는 공동 창작자다. 기술은 배경이 되고, 인터랙션은 경험이 되며, 그 경험은 다시 하나의 몰입형 세계로 확장된다.
이제 생성형 AI의 미래를 묻는 질문은 이렇게 바뀌었다.
“AI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가 아니라, “AI와 우리는 어떤 이야기를 함께 만들고 싶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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