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taX 라스베이거스 = 정수연 기자]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IT·전자 전시회 'CES 2025'
AI는 우리의 삶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키는 주요 기술로 자리 잡았으며, 콘텐츠 산업에서도 그 활용도가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 영상 제작부터 게임 개발, 플레이 경험 개선까지 AI는 다양한 콘텐츠 분야에서 활발히 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AI 기술이 단순한 보조 기술을 넘어, 콘텐츠의 창작 방식과 소비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콘텐츠진흥원(콘진원)이 작년 12월 개최한 ‘2024 지원사업 설명회’에서 발표한 바에 따르면, 콘진원은 AI를 활용한 콘텐츠 개발과 신기술 융합 콘텐츠에 대한 지원을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 이는 생성형 AI 기반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특히 2023년부터 시작된 AI 영화제는 이러한 트렌드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초기에는 전체 영화제의 한 섹션으로 운영되던 AI 영화제가 최근에는 대한민국 AI 국제영화제와 같은 단독 행사로 발전하며 주목받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한국이 정부와 지자체 주도로 AI 행사를 개최하며 기술 발전에 대한 높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그러나 생성형 AI 기술을 콘텐츠 제작에 도입하는 과정에서 논란도 적지 않다. 일부 작가들은 AI가 저작권 침해 우려를 일으킬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으며, 창의성 측면에서의 우려도 여전하다. 반면, 업계는 이미 AI를 작업에 활용하고 있으나 이를 공개하지 않을 뿐이라는 의견을 제기하며, AI의 역할을 수용하는 분위기를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AI 기술을 금기시하기보다는 어떻게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요구된다. 특히, 생성형 AI는 전문가의 영역으로 여겨지던 콘텐츠 제작의 경계를 허물며 새로운 트렌드를 창출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이를 통해 K-콘텐츠의 글로벌 영향력을 한층 더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 AI가 단순한 도구를 넘어 콘텐츠 산업의 새로운 주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CES 2025를 비롯한 글로벌 무대에서 그 방향성이 주목받고 있다.
◆ 콘텐츠 제작에서의 생성형 AI 활용
생성형 AI는 콘텐츠 제작의 판도를 바꾸는 핵심 기술로 부상하고 있다. 콘텐츠 산업은 AI 기술을 활용해 창작 프로세스를 혁신하려는 다양한 시도를 진행 중이다.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지만, AI를 서비스 특성에 맞춘 사업 모델로 발전시키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이 과정에서 AI는 창작자들이 단순 반복 작업에 소모하는 시간을 줄이고, 본연의 창작에 집중하도록 돕는 동시에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게임 산업은 생성형 AI 활용의 대표적 사례다. AI는 플레이 환경에 지능을 부여해 이용자들에게 몰입감 있는 경험을 제공하며, 자동 콘텐츠 생성, 버그 탐지 등 개발 과정 전반에 걸쳐 사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캐릭터의 행동을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실시간으로 변화시키는 기술은 새로운 차원의 인터랙티브 게임 경험을 가능하게 한다.
방송과 광고 분야에서도 생성형 AI는 강력한 도구로 자리 잡고 있다. 디에이징 기술을 활용해 배우의 젊은 시절 모습을 구현하거나, 음성을 분리하고 편집하는 작업을 통해 콘텐츠의 질적 수준을 높이고 있다. 출판 산업에서는 AI가 전자책 구독 서비스와 오디오 콘텐츠 제작에 기여하며, 웹툰과 이미지 제작 분야에서는 번거로운 부수 작업을 줄이고 창작의 파트너 역할을 하고 있다. 이는 개인 창작 활동을 증대시키고 지식재산권(IP) 확장을 가속화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영상 제작에서도 AI의 역할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AI는 텍스트를 이미지나 영상으로 변환하거나, 제작 후 작업(Post-Production)에서 사운드 동기화, 자막 생성, 번역 작업 등을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 이는 제작비와 인건비 절감을 통해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콘텐츠 품질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 특히, 제작 과정에서 시간을 단축하고 복잡한 작업을 단순화해 영상 콘텐츠 제작의 접근성을 한층 확대한다.
이처럼 생성형 AI는 콘텐츠 제작의 전 과정에 깊숙이 스며들고 있으며, 효율성과 질적 개선을 모두 충족시키는 새로운 도구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 CES 2024에서의 혁신상 수상 기업
CES 2024에서는 AI 기반 콘텐츠 자동화 기술로 주목받은 기업들이 혁신상을 수상하며 기술의 진보를 보여줬다. 특히 StudioLab(스튜디오랩)은 AI 기반 마케팅 콘텐츠 창작 기술인 ‘Seller Canvas’로 최고혁신상을 수상하며 화제를 모았다. Seller Canvas는 기업이 필요로 하는 마케팅 콘텐츠를 자동으로 제작하는 솔루션으로, 창작 과정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며 콘텐츠 제작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StudioLab은 CES 2024의 성공에 이어 CES 2025에서도 AI와 로보틱스 기술을 결합한 사진 촬영, 편집, 인화 자동화 솔루션 ‘GENCY PB’로 또 한 번 혁신상을 수상하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이 기술은 AI를 통해 사진 콘텐츠 제작 과정을 단축시키고 비용을 절감하며, 고품질 결과물을 구현해내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StudioLab은 단순히 기술력뿐 아니라 기업 성장 스토리로도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 사내벤처 프로그램인 C랩을 통해 분사 창업한 이 회사는, 중소벤처기업부의 민간 투자 주도형 기술창업 지원 프로그램 ‘딥테크팁스’에 선정돼 최대 17억 원의 지원을 받으며 사업을 확장해왔다.
AI와 콘텐츠 제작 기술을 결합한 StudioLab의 행보는 CES 2025에서도 중요한 화두가 됐다. 이들의 기술은 단순한 자동화를 넘어 콘텐츠 제작 산업 전반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며, AI 기반 창작 기술이 미래 산업의 핵심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 CES 2025 혁신상 수상 주요 기업
CES 2025에서는 AI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혁신 제품들이 주목받으며 콘텐츠 및 하드웨어 산업의 변화를 예고했다.
MSI Computer Corp는 대만을 대표하는 게임 하드웨어 기업으로, AI 기술을 접목한 고성능 제품으로 혁신상을 휩쓸었다. 특히, 플래그십 게이밍 데스크톱 ‘MEG VISION X AI’는 AI 기능과 13인치 터치 패널을 통해 향상된 제어와 다용도성을 제공했다. 또한, AI 기반 기술로 게임 플레이를 최적화하고 사용자 친화적인 디자인을 갖춘 ‘Aegis RS2 AI’는 게이밍 하드웨어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며 5개 부문에서 혁신상을 수상했다.
한국의 Jiro는 콘텐츠 제작과 유통의 새로운 접근법으로 주목받았다. 영상 제작사 매칭 서비스 ‘두둠’과 영상 스톡 서비스 ‘드롭샷스톡’을 운영하는 이 기업은 AI 파이프라인 ‘드롭샷 익스플로러’를 통해 촬영 후 최종본에 담기지 않은 영상을 가공, 저작권 문제 없는 스톡 영상을 제작했다. 이 기술은 CES 2025에서 콘텐츠 및 이미지 2개 부문 혁신상을 수상하며, 영상 데이터 유통의 혁신적 변화를 이끌고 있다. 또한, 지상파 방송국 및 영상 인플루언서와 협업을 통해 고품질 영상 데이터의 폭을 넓히고 있다.
또 다른 한국 기업인 ONOMA AI는 AI 기반 웹툰 창작 툴 ‘TooToon’으로 2년 연속 CES 혁신상을 수상했다. 이 툴은 시나리오 작성부터 스토리보드 이미지 생성까지 창작 전 과정을 지원하며, 과도한 노동 문제를 해결하는 도구로 각광받고 있다. ONOMA AI의 멀티모달 기술은 웹툰 창작을 넘어 AI의 창작 능력을 다양한 콘텐츠 분야로 확장할 가능성을 보여주며, AI가 창작 환경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CES 2025에서 주목받은 기업들은 각기 다른 산업 분야에서 AI 기술을 활용하며 콘텐츠 창작과 소비 방식에 혁신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들의 기술은 AI가 단순한 보조 수단을 넘어 미래 산업의 핵심 기술로 자리 잡아가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 시사점 (생성형 AI 기반 콘텐츠 제작의 전망)
CES 2025는 생성형 AI 기술이 콘텐츠 제작의 현재와 미래를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게임, 방송, 출판, 영상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 기술은 창작의 범위를 확장하며 효율성과 품질 향상을 동시에 이루고 있다.
생성형 AI의 가장 큰 강점은 창작 과정에서 불필요한 작업을 줄이고 창작자 본연의 작업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텍스트에서 이미지를 생성하거나, 디지털 콘텐츠의 번역과 자막 작업을 자동화하며 제작 과정의 시간을 대폭 단축시킨다. 이는 창작 비용 절감뿐만 아니라, 더 높은 품질의 콘텐츠를 빠르게 제작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특히 CES 2025에서는 AI와 로보틱스가 결합된 사진 제작 솔루션부터, AI를 활용한 웹툰 창작 툴까지 다양한 기술이 발표되며, AI가 창작 과정을 넘어 콘텐츠 소비 방식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줬다.
AI가 콘텐츠 산업에 가져올 변화는 단순한 기술 도입에 그치지 않는다. 콘텐츠 제작의 진입장벽이 낮아지면서 창작 활동이 대중화되고, 지식재산권(IP)의 확장이 가속화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게임 업계에서는 AI가 몰입감 있는 플레이 환경을 제공하며 새로운 게임 경험을 창출하고 있으며, 방송과 광고에서는 디지털 편집 기술로 과거의 모습을 구현하거나, 독창적인 디자인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CES 2025에서 확인된 기술들은 AI가 콘텐츠 제작의 새로운 도구로 자리 잡으며, 창작의 방식과 소비의 문화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창작의 질을 높이고, 새로운 창작 경험을 이끌어낼 AI 기술이 콘텐츠 산업에서 어떤 방향으로 발전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 관련 논문
<‘AI 콘텐츠’에 대한 이해관계자들의 인식 : 저작권과 퍼플리시티권을 중심으로 -신효은, 이서현(2024)>
논문요약: 본 연구는 생성형 AI’를 이용해 제작한 동영상과 음악, 사진과 그림, 커버곡 등을 ‘AI 콘텐츠’로 명명하고, 이를 둘러싼 저작권과 퍼블리시티권 침해 소지에 대한 이해관계자들의 인식을 살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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