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엔진 전쟁의 새 국면...검색 패권을 지키기 위한 ‘AI 전환’
“AI Mode is now available to all Labs users in the U.S.”
(AI 모드는 이제 미국 내 모든 Labs 사용자에게 제공됩니다.)
2025년 5월 1일, 구글이 자사의 인공지능 기반 검색 기능인 ‘AI 모드(AI Mode)’를 미국 내 모든 사용자에게 공식 개방했다. 이제 Google Labs에 등록한 사용자라면 별도의 대기 없이 AI 모드를 곧바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 일부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을 거친 AI 모드는, 인공지능이 검색어의 맥락을 이해하고 다양한 정보를 종합하여 사용자에게 맞춤형 답변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단순한 기능 업그레이드가 아닌, 검색의 개념 자체를 ‘질문 → 이해 → 대화 → 행동’으로 재정의하는 구조로 설계됐다는 게 구글 측의 설명이다.
대화처럼 검색하는 시대… 키워드에서 문장으로
AI 모드는 기존의 키워드 중심 검색에서 벗어나 복잡한 문장 기반 질문과 연속적인 후속 질의에 대응하는 '대화형 검색'으로 진화하고 있다.
예를 들어, “강아지 보험 중 병원 진료에 유리한 상품은?”이라고 질문하면 AI는 보험 유형, 사용자 평가, 가격 비교 등을 종합해 요약 정보를 제공하고, “그중 가성비 좋은 것만 골라줘”와 같은 후속 질문에도 자연스럽게 응답할 수 있다.
또한 ‘이번 주말 서울 날씨’를 검색하면 단순한 온도뿐 아니라 예상 강수량, 기온 변화, 옷차림 추천 등 다양한 실시간 정보를 통합해 제공한다.
기존의 링크 중심 결과에서 벗어나, 실시간 가격, 재고, 리뷰, 운영 시간 등 시각화된 카드 형태의 정보를 통해 실제 행동(구매, 예약, 방문)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돕는다.
AI 모드는 단발성 검색이 아니라, 며칠 혹은 몇 주에 걸쳐 진행되는 프로젝트성 검색에도 적합하다. 예를 들어 유학 준비, 캠핑 장비 조사, 학습용 태블릿 비교 같은 주제를 반복 검색할 경우, 이전 대화 내용을 기억하고 그 흐름을 이어가는 구조로 설계돼 있다.
데스크톱에서는 좌측 패널을 통해 이전 검색 기록과 결과 요약을 불러오고, 그 위에서 새로운 질문을 던지거나 검색을 확장할 수 있다. 이는 마치 ‘검색 히스토리’가 아닌 ‘검색 프로젝트 매니저’처럼 작동한다.
AI 모드는 현재 웹과 데스크톱 환경에서 Google Labs를 통해 사용 가능하지만, 앞으로는 Google 모바일 앱(Android, iOS)에서도 본격적인 기능 확장이 예고되어 있다.
AI 모드는 현재 웹과 데스크톱 환경에서 Google Labs를 통해 제공되지만, 향후 Google 모바일 앱(Android, iOS)에서도 멀티모달 질문 기능이 도입될 예정이다.
텍스트에 더해 사진과 음성 등을 결합한 질문이 가능해진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방 사진을 보여주며 “여기 어울릴만한 책상 추천해줘”라고 말하면, AI가 이미지 속 공간 정보를 분석해 적절한 상품을 제안해준다.
구글은 이를 통해 AI 모드를 단순한 검색 도구가 아닌, 사용자의 목적을 실현하는 ‘AI 비서’로 진화시키겠다는 방향성을 명확히 했다.
미국 한정 실험… 한국 도입은 언제?
한국에서는 현재 AI 모드를 사용할 수 없다. 이는 구글이 새로운 기능을 단계적으로 검증하는 ‘지역 제한 베타 테스트’ 전략을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구글은 일반적으로 미국에서 기능을 먼저 도입하고, 이후 글로벌 확대를 진행해왔다. Google Bard도 처음엔 미국·영어권 중심으로 시작했지만, 몇 달 후 한국어를 포함해 전 세계로 확장된 바 있다.
AI 모드 역시, Google Labs 참여 국가에 한국이 포함되고 한국어 환경 최적화 등 로컬 데이터 연동(쇼핑, 지도 등)이 확보되면 국내 도입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공식 블로그에는 ‘만 18세 이상’이라는 조건은 명시되어 있지 않지만, Google Labs 자체가 일반적으로 성인(만 18세 이상) 사용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Google Terms of Service(서비스 이용 약관)에도 실험적 기능은 성인에게만 제공되는 경우가 많다.
“18세 이상만 AI 모드를 쓸 수 있다”는 명확한 제한은 없지만, 이번 'AI모드' 사용 대상은 실질적으로는 성인 사용자에게만 제공되는 구조라고 이해할 수 있다.
위기에서 비롯된 전략일까?… 검색 패권을 지키기 위한 ‘AI 전환’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구글의 AI 모드 공식 확장을 단순한 기술 진화가 아닌 생존을 위한 전략적 대응으로 보고 있다.
현재 사용자들의 검색 행동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기존의 구글 검색창 대신 ChatGPT, Claude, Perplexity 등 AI 도구를 통한 정보 탐색이 새로운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요약된 정답, 맥락 이해, 대화형 피드백 등 AI 기반 검색의 장점이 빠르게 부각되며, ‘질문 → 링크 클릭’이라는 전통적 검색 구조는 급속히 구식이 되고 있다.
이런 변화 속에서 구글이 늦장 대응을 이어간다면, 오랫동안 유지해온 검색 시장의 패권을 AI 기반 플랫폼에게 통째로 넘겨줄 수도 있는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AI 모드의 전면 확장 발표는, 이런 절박감 위에서 선택된 반격 카드일 수 있다는 것이다.
검색에서 대화로 넘어가는 흐름을 외면했다면, 그 결과는 단순한 점유율 하락이 아닌, 플랫폼으로서의 구글 존재감 자체의 약화였을지도 모른다.
검색 엔진 전쟁의 새 국면… 구글 vs Copilot vs OpenAI
이제 검색 시장은 전통적인 ‘검색엔진’의 싸움이 아니다. 구글 AI 모드, 마이크로소프트의 Copilot, 오픈AI의 검색 연동형 챗봇, 그리고 Perplexity와 같은 신흥 AI 검색 플랫폼들이 사용자 중심 정보 탐색 경험을 놓고 정면승부에 돌입한 상황이다.
검색은 더 이상 단순한 기술이 아닌, AI가 사람의 질문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원하는 방향으로 안내할 수 있는지의 경쟁으로 진화하고 있다.
구글이 AI 모드를 통해 보여주는 것은 기술보다 더 중요한 변화다. 그것은 바로 ‘정보를 주도권 있게 다루고 싶은 사용자’의 욕구에 응답하는 것이다.
AI 모드는 질문을 이해하고, 맥락을 파악하고, 후속 대화를 이어가며, 실질적인 결정을 돕는다. 이것이야말로 미래 검색의 기본형이다.
그리고 지금, 구글은 그 전환점에서 더 이상 주저하지 않기로 선택했다. 검색의 본진에서조차 AI가 중심이 되는 시대, 구글이 AI 모드를 통해 진정 싸우려는 것은 ‘검색의 미래’ 그 자체다.
검색은 이제 ‘묻고, 대화하고, 행동하는’ 경험
구글 AI 모드는 검색의 본질을 재정의한다. 우리는 더 이상 링크만 나열되는 검색 결과를 원하지 않는다. 이해하고, 판단하고, 실천하는 전 과정을 AI와 함께 수행하길 원한다.
지금은 미국 한정 실험에 불과하지만, 이 변화는 곧 한국과 전 세계 사용자 환경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검색의 중심이 다시 움직이고 있다. 그리고 그 축은, 이제 AI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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