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는 유튜브에서, 대화는 카카오톡에서, 인생은 피드에서 시작된다.”
이제 사람들은 신문을 펴기보다 스마트폰을 켠다. 포털 뉴스보다 유튜브 추천 영상이 먼저 뜨고, 전화번호보다 DM과 단톡방이 더 익숙하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발표한 《2024 소셜미디어 이용자 조사》는 이 같은 변화의 민낯을 통계로 보여준다. 전국 3,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국민 1인당 평균 4.25개의 소셜미디어를 사용하며, 카카오톡(98.9%)과 유튜브(84.9%)가 압도적 1·2위를 차지했다.
콘텐츠 소비는 짧아지고(숏폼), 뉴스는 개별 피드로 흘러가며, 사람들은 더 이상 언론사보다 알고리즘을 신뢰한다. 이제 디지털 사회의 일상, 정보, 관계는 모두 소셜미디어 위에서 작동하고 있다.

소셜미디어 평균 이용 수 4.25개…‘국민앱’은 여전히 카카오톡과 유튜브
국내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은 평균 4.25개의 플랫폼을 동시에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들은 제시된 43개 소셜미디어 중 평균 4.25개를 ‘현재 이용 중’이라고 답했다.
가장 높은 이용률을 기록한 플랫폼은 카카오톡(98.9%)으로, 전 세대를 아우르는 대표 메신저로서의 입지를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이어 유튜브(84.9%)가 2위를 차지했으며, 인스타그램(38.6%), 밴드(28.6%), 네이버 블로그(21.7%) 등이 뒤를 이었다.
카카오톡과 유튜브는 사실상 모든 연령대에서 기본 플랫폼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이 외에 나머지 2~3개의 소셜미디어는 개인의 연령, 관심사, 소통 방식에 따라 선택적으로 조합되어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SNS는 ‘인스타’, 커뮤니케이션은 ‘카카오톡’…각각의 목적에 따라 분화된 플랫폼 사용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가운데 국내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플랫폼은 인스타그램(38.6%)으로 나타났다. 이어 밴드(28.6%), 페이스북(15.1%), 틱톡(15.0%), 카카오스토리(10.6%) 순으로 집계되며, 연령대와 생활 패턴에 따라 플랫폼 선택이 달라지는 경향이 뚜렷했다.
이용 빈도 측면에서는 인스타그램(48.1%), 틱톡(52.2%), 스레드(62.2%)에서 ‘하루에 한 번 이상 이용한다’는 응답이 많았고, 반면 밴드, 페이스북, X(구 트위터) 등은 주 3~4회 수준의 비교적 정기적인 사용 패턴을 보였다. 카카오스토리는 주 1~2회 이용한다는 응답이 가장 많아, 과거에 비해 활용 빈도가 낮아진 모습이다.

SNS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식은 알고리즘 추천(71.4%)이 가장 많이 활용됐으며, 팔로우한 계정의 게시물(65.1%)과 검색 노출 게시물(63.9%) 순으로 뒤를 이었다. 이는 대부분의 사용자가 피드 기반 추천 시스템을 통해 콘텐츠를 접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접하는 정보의 내용은 주로 ‘친구·지인의 일상과 소식’이었으며, 틱톡만은 예외적으로 ‘예능·연예 콘텐츠’가 최다로 나타나 젊은 층 중심의 콘텐츠 소비 성향을 반영했다.
SNS에서 친구 혹은 이웃으로 연결된 계정 유형은 현실 기반 관계가 중심을 이뤘다. ‘친구·선후배’(74.1%)가 가장 많았고, 이어 ‘가족·친인척’(55.5%), ‘직장동료·업무 관련자’(45.2%), ‘인플루언서·블로거·전문 크리에이터’(41.4%) 순으로 조사됐다. 이는 SNS가 여전히 현실 인간관계의 연장선에서 작동하는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임을 보여준다.

‘카카오톡’의 독주…메신저 목적은 ‘일상 대화’가 압도적
국내 메신저 서비스 중 카카오톡의 이용률이 98.9%에 달해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전 연령대에서 모두 90%를 넘는 높은 사용률을 기록한 유일한 플랫폼으로, 국민 메신저로서의 위상을 재확인시켰다.
뒤를 이은 플랫폼은 인스타그램 다이렉트 메시지(21.5%), 페이스북 메신저(6.9%) 등으로, SNS 부가 기능 형태의 메신저가 소수 이용자 층에 선택되고 있는 모습이다.
메신저 서비스의 주요 이용 목적은 단연 ‘일상적인 대화’였다. 카카오톡은 86.0%, 라인 57.8%, 페이스북 메신저 46.1%, 인스타그램 DM 45.3%의 이용자가 주된 이유로 일상 대화를 꼽았다. 이는 메신저가 단순 정보 전달을 넘어 정서적 교류와 일상 소통의 중심 도구로 기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용 기능별로는 ‘1:1 대화’가 98.5%로 가장 많이 사용됐으며, 단체대화방(79.3%), 사진·동영상 파일 공유(71.8%), 음성 통화 기능(43.7%)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메신저가 단순한 문자 채팅을 넘어 멀티미디어 기반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결과다.

동영상 플랫폼은 유튜브 천하…시청은 '추천 영상' 중심
국내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은 단연 유튜브(84.9%)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48.3%가 하루에 한 번 이상 유튜브를 시청한다고 답해, 타 서비스와 비교해 압도적인 이용률과 충성도를 보였다.
이용 목적은 전 플랫폼 공통으로 ‘재미있고 관심 있는 콘텐츠를 보기 위해서’가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이는 동영상 플랫폼이 정보 탐색보다는 오락성과 흥미 중심의 콘텐츠 소비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시청 방식은 ‘홈 화면에서 추천된 영상을 시청한다’(77.1%)가 가장 많았으며, 이어 ‘검색을 통해 원하는 영상을 찾아본다’(68.0%)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이 같은 결과는 이용자들이 알고리즘 기반의 추천 콘텐츠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방증한다.
한편, 개인 채널을 운영 중인 이용자 비율은 유튜브 3.2%, 네이버TV 3.6%, 아프리카TV 3.4%, 카카오TV 4.8% 등으로, 아직까지 자기 표현형 콘텐츠 생산자는 소수에 불과한 수준이었다.
구독 계정 유형은 ‘인플루언서·블로거·전문 크리에이터’(47.0%)가 가장 많았고, ‘연예인·운동선수’(38.2%), ‘친구·선후배’(22.4%), ‘가족·친인척’(17.0%)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유튜브가 전문성과 대중성을 모두 아우르는 정보·오락 채널로 기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온라인 카페는 ‘흥미 콘텐츠’, 커뮤니티는 ‘맞춤형 정보’ 위해 찾는다
소셜미디어 유형 중 온라인 카페를 이용하는 비율은 18.9%, 온라인 커뮤니티는 2.7%로 상대적으로 낮은 수치를 보였지만, 이들 플랫폼 역시 특정 목적을 가진 이용자 층에게 꾸준히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 빈도는 카페(37.2%)와 커뮤니티(30.9%) 모두 ‘주 3~4회’ 이용한다는 응답이 가장 많아 정기적으로 접속하는 충성 이용자층이 존재함을 보여준다.

이용 목적에서도 뚜렷한 차이가 드러났다. 온라인 카페는 ‘재미나 관심 있는 콘텐츠를 보기 위해서’(52.3%), ‘취미·여가 등 관심사 관련 활동을 위해서’(50.7%)라는 응답이 과반을 넘으며, 관심 기반 커뮤니티로서의 성격이 강하게 드러났다.
반면,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내가 찾는 맞춤형 콘텐츠를 보기 위해서’(47.8%)를 가장 주요한 이유로 꼽았고, 이어 ‘재미/관심 정보’(38.5%), ‘가족·친구·지인의 최신 소식 파악’(36.4%) 순으로 응답했다. 이는 커뮤니티가 보다 직접적이고 실용적인 정보 탐색 채널로 활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카페는 취향 중심의 ‘소속감 커뮤니티’, 커뮤니티는 정보 중심의 ‘탐색형 플랫폼’으로 기능이 분화되고 있는 셈이다.
블로그는 ‘검색 기반 정보 탐색’ 공간…주요 콘텐츠는 취미·여행 중심
국내 블로그 이용자들은 주로 검색을 통해 게시물을 접하는 정보 탐색형 이용 행태를 보였다. 블로그 게시물 접근 방식 중 ‘검색을 통해 노출된 게시물을 본다’는 응답이 78.1%로 가장 높았고, 알고리즘 추천(63.7%), 이웃 블로그 게시물(60.6%)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블로그가 다른 소셜미디어에 비해 능동적인 정보 탐색의 창구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플랫폼별 이용 현황을 보면, 네이버 블로그 이용률은 21.7%, 티스토리는 1.4%로 나타났으며, 블로그를 운영 중이라는 응답은 네이버 블로그에서 13.3%, 티스토리에서는 8.6%로 조사됐다.

이용자들이 주로 접하는 정보 유형은 ‘취미·여행·레저’ 콘텐츠가 중심이었다. 네이버 블로그에서는 이 비율이 65.9%, 티스토리에서도 41.9%로 가장 높은 응답률을 기록했다. 이는 블로그가 개인의 경험, 기록, 취향을 공유하는 플랫폼으로서의 본질적 특성을 유지하고 있음을 반영한다.
검색 중심 이용 행태와 관심사 기반 콘텐츠 소비가 결합되면서, 블로그는 여전히 깊이 있는 생활 정보와 경험 공유의 매체로 기능하고 있다.

뉴스·시사 정보는 유튜브에서…그러나 ‘개인 채널은 언론 아니다’ 77.2%
소셜미디어를 통해 뉴스와 시사 정보를 접한다는 응답자는 전체의 35.9%로 집계됐다. 이 중에서도 유튜브를 주요 뉴스 소비 채널로 이용한다는 응답이 60.1%로 압도적으로 높았으며, 카카오톡(12.5%), 인스타그램(5.7%), 페이스북(5.6%) 등이 뒤를 이었다.
뉴스를 접하는 방식은 ‘신문사·방송사 등 공식 언론 계정의 뉴스’(38.7%)를 이용한다는 응답이 가장 높았으며, ‘시사 채널(개인 또는 단체)의 뉴스’(20.3%), ‘알고리즘 추천 뉴스’(14.1%) 등이 뒤를 이었다. 이는 전통 언론에 대한 신뢰도가 여전히 디지털 환경 속에서 유효하게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소셜미디어가 실제로 언론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65.1%가 ‘그렇다’고 응답했으며, 5점 척도 기준 평균 점수는 3.57점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소셜미디어 계정 유형별로 언론성을 바라보는 시각에는 명확한 경계가 드러났다.

응답자의 87.4%는 ‘공식 언론사의 계정/채널’을 언론으로 인식했고, ‘전·현직 언론인이 직접 운영하는 시사 채널’에 대해서도 63.5%가 언론으로 인정했다. 반면, ‘개인 유튜버나 BJ가 운영하는 시사 채널’을 언론으로 본다는 응답은 22.8%에 불과했다. 이는 유튜브가 뉴스 유통의 중심 플랫폼이 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보 제공자의 전문성과 신뢰성을 기준으로 엄격한 구분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숏폼 콘텐츠 시청 경험 60% 넘어…뉴스 소비도 ‘짧고 빠르게’
짧은 길이의 영상 콘텐츠인 숏폼 콘텐츠는 이미 대중적인 콘텐츠 소비 방식으로 자리잡았다. 전체 응답자 중 60.6%가 숏폼 콘텐츠를 시청한 적이 있다고 답했으며, 이 중 콘텐츠를 직접 제작해 게시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1.3%에 그쳤다. 특히 연령이 낮을수록 시청 및 제작 경험 비율이 뚜렷하게 높아, Z세대와 MZ세대를 중심으로 숏폼 문화가 정착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숏폼 콘텐츠를 소비하는 플랫폼으로는 단연 유튜브 쇼츠가 93.5%로 가장 압도적인 비율을 보였다. 뒤를 이어 인스타그램 릴스(36.9%), 틱톡(16.8%), 네이버 클립(4.6%) 순이었다. 남녀, 연령대를 막론하고 유튜브 쇼츠가 숏폼 시장의 절대 강자로 확인된 셈이다.

숏폼 콘텐츠가 단순 오락을 넘어서 뉴스 소비에도 활용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숏폼 콘텐츠를 한 달에 한 번 이상 이용한다고 답한 응답자 중 34.5%는 숏폼으로 제작된 뉴스를 이용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특히 ‘19~29세’ 연령층에서 숏폼 뉴스 이용 경험률이 가장 높아, 젊은 세대일수록 뉴스 접근 방식이 짧고 직관적인 형식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 같은 결과는 뉴스 소비의 형식과 전달 방식이 긴 호흡의 정통 보도에서 점차 영상 기반의 단문 콘텐츠로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언론과 미디어 산업이 정보 전달 속도와 형식의 혁신을 동시에 고민해야 하는 시대적 과제를 안고 있음을 시사한다.

‘같은 견해’엔 ‘좋아요’, ‘다른 견해’엔 ‘비추천’…의견 표명, 소극적 사회참여도 병존
소셜미디어에서 형성되는 네트워크는 정치·사회적 성향 면에서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연결되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만나는 사람들과의 성향 유사성을 5점 척도로 평균 3.31점으로 평가했으며, 특히 여성 집단과 70세 이상 고령층에서 이 수치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의견 표출 행동에서도 이러한 경향은 이어졌다. 동일한 견해를 담은 게시물을 접했을 때 ‘추천’ 또는 ‘좋아요’를 누른다는 응답은 60.5%, 반면 상반된 견해의 게시물에 ‘비추천’ 또는 ‘싫어요’를 누른다는 응답은 38.8%에 그쳐, 이용자들이 자신의 관점과 일치하는 콘텐츠에 더 적극적으로 반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남성이 여성보다, 연령이 낮을수록 소셜미디어 상에서 게시물에 대한 찬반 표시나 행동을 더 자주 하는 경향이 확인됐다. 이는 디지털 공간에서도 정치적 성향의 동질화와 세대 간 표현 방식의 차이가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사회 참여 활동과 관련된 응답에서는, ‘사회적 관심사에 대한 의견을 표명한 경험’이 28.6%로 가장 높았고, ‘온라인 투표·여론조사·서명 참여’는 22.8%, ‘오프라인 집회·시위 참여’는 8.7%로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이는 온라인에서는 비교적 적극적으로 의견을 표출하지만, 현실 정치 참여로 이어지는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은 현상을 반영한다.
결과적으로 소셜미디어는 동조 기반의 정보 소비와 간접적 사회 참여의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는 적극성에는 여전히 온·오프라인 간 괴리가 존재하고 있는 셈이다.
다채로워진 소셜미디어 이용…‘정보 소비’보다 ‘취향 큐레이션’의 시대
이번 조사 결과는 단순한 소셜미디어 트렌드를 넘어, 한국 사회의 디지털 소통 구조가 어떻게 진화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플랫폼의 성격에 따라 목적과 사용 행태가 뚜렷하게 분화되고 있으며, 특히 유튜브 중심의 콘텐츠 소비, 알고리즘 기반 추천, 취향 맞춤형 소통이 두드러지고 있다.
정보 접근의 문턱이 낮아진 시대지만, 동시에 무엇을 믿을 것인가, 누가 말하는가, 어떻게 연결되는가에 대한 감별력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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