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개발자들이 블록체인 기술에 낮은 관심을 보이는 이유와 나아갈 방향
메타버스와 블록체인의 미래
한때 게임 산업의 미래로 주목받았던 메타버스와 블록체인. 하지만 2025년 기준 게임 개발자들은 이 두 기술에 대한 관심을 급격히 줄이고 있다. 한때 혁신적 도구로 불렸던 이 기술들이 이제는 개발자 우선순위에서 밀려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또 이를 대체하는 새로운 기술 트렌드는 무엇일까? 2025년 게임 개발자들의 기술 우선순위로 알아보는 블록체인 기술의 나아갈 방향을 알아본다.
초기, 과잉 기대와 현실
2020년대 초반, 메타버스와 블록체인은 게임 산업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줄 기술로 주목받았다. 메타버스는 게임이나 단순한 엔터테인먼트를 넘어서는 사회적, 경제적 활동으로 확장할 가능성까지 보여 주었다. 블록체인 기술 또한 NFT(대체 불가능한 토큰)와 결합하여 게임 내 자산의 소유권과 거래를 투명하게 보장하며, 유저들이 자신만의 고유 아이템과 캐릭터를 진정으로 '소유'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메타버스(현실과 디지털 세계를 결합한 복합적 경험의 가상 공간)
메타(Meta): 2021년 페이스북은 사명마저 '메타(Meta)'로 변경하며, 메타버스 산업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많은 IT기업들 또한 메타버스를 게임의 미래로 인식하고 관련 기술 개발에 뛰어들었다.
에픽게임즈: 포트나이트(Fortnite)를 메타버스의 선두주자로 설정하고, 소셜 기능과 경제 시스템을 강화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많은 아티스트들의 투어가 취소되자, '파티 로얄(Party Royale)' 모드를 도입하여 전투나 게임 플레이 없이도 사용자들이 소셜 활동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제공했다. 이를 통해 디플로(Diplo), BTS, 아리아나 그란데(Ariana Grande) 등의 가상 콘서트를 개최하며 게임을 넘어선 문화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했다.
블록체인
정보를 중앙 서버가 아닌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모든 노드(컴퓨터)가 분산해서 관리하며 데이터가 변경되거나 조작되는 것을 방지하는, 데이터를 투명하고 안전하게 저장하고 공유할 수 있는 분산형 디지털 원장 기술이다. NFT 게임으로 실질적인 수익 모델을 제공하며 새로운 게임 경제를 구축할 수 있는 도구로 주목받았다.
특히, '엑시 인피니티(Axie Infinity)'와 같은 게임은 NFT 거래를 통해 플레이어들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P2E(Play-to-Earn)' 모델을 제시하며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했다.
2024년 하락세에 접어든 메타버스와 블록체인
그러나 이러한 초기 기대는 현실의 한계와 문제점에 부딪히며 급격히 식어가고 있다.

‘2024 Video game industry worldwide’ 리포트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77%가 블록체인 기술에 전혀 관심이 없다고 답변하였으며 이는 게임 개발자 대다수가 블록체인 기술을 미래의 주요 기술로 간주하지 않는다고 추측할 수 있다. 또한 블록체인 기술을 실제로 사용 중인 개발 스튜디오는 극히 적은 비율(2%)에 그쳤는데 심지어 2022년 8% 수준에서 대폭 하락한 수치로 이는 블록체인 기술이 도입률이 낮고 상용화 단계에 진입하지 못했음을 의미한다.
메타버스 역시 비슷한 하락세를 보이며, 초기 과잉 기대에서 벗어나 현실적인 문제와 마주하게 되었다.
메타버스와 블록체인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현실적인 이유를 몇 가지 알아보자.
1. 기술적 한계와 도입 비용
블록체인과 메타버스 기술은 구현 과정에서 상당한 비용과 기술력을 요구한다.
블록체인: 대규모 네트워크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사용자 경험(UX)을 개선하려면 상당한 기술적 투자가 필요하다. 하지만 이런 비용 대비 효과가 미미한 경우가 많다.
메타버스: 하드웨어(AR/VR 기기)와 소프트웨어(가상 환경) 간의 통합이 아직 완성되지 않았고, 실제 사용자 경험도 초기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2. 사용자 신뢰 부족
NFT 기반 블록체인 게임은 투기적인 요소가 강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일부 사용자들은 블록체인 게임을 "돈을 벌기 위한 도구"로 인식했으며, 이는 게임의 본질적인 재미를 훼손한다는 비판으로 이어졌다.
3. 메타버스의 초기 과잉 기대
메타버스는 많은 게임 기업들에게 매력적으로 보였으나, 정작 플레이어들은 단순한 '소셜 공간' 이상의 가치를 찾지 못했다. 기술적 미완성과 사용자 경험의 부족이 결국 관심 감소로 이어졌다.
실패 속에서 배우는 교훈
그렇다면, 메타버스와 블록체인은 자리를 잃을 것인가? 그렇다면 그들의 자리를 차지할 또다른 기술 먹거리는 무엇인가?
현재의 게임 개발자들은 메타버스와 블록체인 기술 대신 AI, 클라우드, 데이터 기반 기술과 같은 실질적인 대안에 집중하며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게임 산업이 단순한 '혁신 기술'보다는 사용자 친화적이고 실질적인 가치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엔 실패 속에서 찾아야 할 보안책과 대안에 대해 알아보자.
1. 메타버스와 블록체인의 재구성 가능성
메타버스와 블록체인은 현재 초기의 과잉 기대와 현실적인 기술적 과제 사이의 괴리로 인해 하락세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기술들의 도전은 단순히 단기적인 유행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며 여전히 혁신적인 잠재력을 품고 있다. 특히,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사용자 경험(UX)을 개선하는 방식으로 재구성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단순히 기술의 실패가 아닌, 관련 산업 전반이 나아가야 할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중요한 사례로 해석될 수 있다.
메타버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통합, 그리고 사용자 친화적인 인터페이스 개발을 통해 진정한 몰입형 경험을 제공할 가능성.
블록체인: 투명한 거래 시스템 구축, 과금 모델 혁신, 그리고 실제 사용자 가치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발전 가능성.
만약, 블록체인이 단순 NFT 판매와 같은 투기적 모델에서 벗어나 플레이어들이 게임 자산을 투명하고 안전하게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활용될 수 있다면, 메타버스 역시 특정 게임 내 공간에서 사회적·경제적 활동을 통합한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면, 메타버스와 블록체인은 다시 한 번 개발자들의 '원픽'이 될 수 있다.
2. AI 기술의 우선순위 상승
2025년 현재, 게임 개발자들은 블록체인 대신 AI 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AI 도입 비율: 2024년 유니티 게임 업계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62%가 게임 개발 과정에서 AI를 적극 활용하고 있으며, 이는 2023년 대비 15% 증가한 수치이다.
AI 활용 분야:
캐릭터 애니메이션- 응답자의 46%가 캐릭터의 움직임과 애니메이션 개선을 위해 AI를 활용.
NPC 생성- AI를 활용해 대화형 NPC의 행동과 대사를 설계하는 비율이 증가.
게임 테스트- AI 기반 자동화 도구를 통해 게임 테스트 시간을 단축하고 오류를 최소화.
스토리텔링- AI가 내러티브 구조를 개선하고 플레이어 경험에 맞춘 스토리를 자동 생성.
AI가 게임 개발에 가져온 변화
AI는 단순히 개발 과정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을 넘어, 창의성과 사용자 경험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예를 들어, AI 기반 툴은 짧은 시간 안에 대규모 맵을 생성하거나, 플레이어 데이터를 분석해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다. 이러한 기술은 개발자들이 더 많은 시간을 창의적인 작업에 투자하도록 돕고 있다.
3. 접근성의 혁신, 클라우드 기반 게임
클라우드 기반 게임 개발 비율: GDC 2024에 따르면, 게임 개발자의 약 58%가 클라우드 기술을 활용한 게임 개발을 진행 중이며, 이 비율은 2023년 대비 10% 증가한 수치이다.
클라우드 기술의 활용 방식:
클라우드 게임 스트리밍- 플레이어가 별도의 고사양 하드웨어 없이도 고품질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환경 제공.
멀티플레이어 동기화- 클라우드 서버를 통해 플레이어 간의 실시간 동기화를 지원하여 원활한 멀티플레이어 경험 제공.
개발 워크플로우- 클라우드 기반 협업 툴을 활용해 글로벌 팀 간의 개발 속도와 효율성을 증가.
클라우드가 게임 산업에 미친 영향
클라우드 기술은 접근성을 대폭 확장하며, 새로운 게임 비즈니스 모델의 기반이 되고 있다. 특히, 디지털 다운로드와 스트리밍 서비스의 성장은 클라우드 기술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Xbox 클라우드 게이밍과 엔비디아의 GeForce Now는 이러한 성공 사례로 꼽힌다.

게임 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
이러한 변화는 게임 산업이 단순히 최신 기술을 도입하는 데 머물지 않고, 사용자 경험과 실질적 가치를 중심으로 발전하는 성숙한 산업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게임 개발자들은 이제 혁신적이지만 실현 가능성이 높은 기술을 선택하며, 효율성과 창의성 모두를 고려한 현실적 기술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메타버스와 블록체인의 실패는 단순한 좌절이 아니라, 게임 산업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필요한 시행착오였다. 이는 새로운 기술 도입에서 현실적 접근 방식과 사용자 친화적 혁신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운다. 실패를 통해 얻은 교훈은 산업 전반의 재구성을 가능하게 하며,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기반을 제공한다.
앞으로 AI, 클라우드, 데이터 분석과 같은 대안 기술이 게임 산업의 핵심이 될 것이다. 이 기술들은 단순히 생산성과 접근성을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사용자들에게 더 몰입감 있고 맞춤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특히, AI와 클라우드 기술의 결합은 게임 제작과 플레이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며, 혁신을 선도할 것이다.
궁극적으로, 이 교훈은 게임 산업뿐 아니라 모든 디지털 콘텐츠 산업에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기술의 진정한 가치는 단순히 새로운 혁신을 도입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에게 의미 있는 경험과 가치를 제공하는 데 있다. 이는 어쩌면 콘텐츠를 제작하는 모든 이들이 알고 있을 법한 단순한 사실이지만, 기술 발전의 흐름 속에서 종종 간과되곤 한다.
게임이 기술의 본질과 사용자 가치를 연결하고, 예술과 창의성을 더한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로 거듭난다면, 그 영향력은 게임 산업을 넘어 모든 디지털 콘텐츠 산업으로 확장될 것이다. 나아가 가장 진보된 산업이자, 가장 인간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미래 콘텐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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