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는 다시 달리고 있다. 2025년 3분기, 포드가 미국에서 다시 ‘가속 페달’을 밟았다. 미국 내 판매량이 전년 대비 8.2% 증가했고, 7개월 연속 성장세를 이어갔다.
- 총 판매량: 54만5,522대 (+8.2%)
- 트럭 및 밴: 31만3,654대 (+7.4%)
- 전동화 차량(하이브리드+전기차): 8만5,789대 (+19.8%)
- 머스탱 마하-E(Mustang Mach-E): 판매량 50% 급등, 출시 후 최고 기록
- 포드 프로(Ford Pro) 유료 소프트웨어 구독: 81만5천 건, 전년 대비 +30%
즉, 자동차 회사가 ‘차만 파는 시대’가 끝나고, ‘데이터와 서비스’까지 파는 시대로 넘어갔다는 신호다.

하이브리드, 전기차보다 현실적이었다
포드의 성장 비결은 의외로 단순하다. 전기차(EV)보다 ‘하이브리드(HEV)’가 훨씬 많이 팔린 것이다.
-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 5만5,177대 (분기 기준 사상 최고)
- 전기차 판매: 3만612대 (+30.2%)
포드는 순수 전기차보다 “기존 엔진 + 전기모터”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예를 들어, F-150 하이브리드는 2만2,212대 팔리며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하이브리드 픽업’이 됐고, 매버릭 하이브리드는 중형 픽업 시장을 거의 장악했다. 이는 테슬라식 ‘전기차 올인’과는 정반대 방향이다. 즉, 포드는 “완전한 전환보다 현실적 전환”을 선택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충전 걱정이 적고 주행거리가 길다는 점이 매력이다. 전기 인프라가 아직 부족한 미국 중서부·남부 지역에서 특히 인기가 높다.
SUV 왕국의 부활
SUV 시장에서도 포드는 독주를 이어갔다.
- 익스페디션(Expedition): 47% 증가, 20년 만에 최고 실적
- 익스플로러(Explorer): 33% 증가, 3열 SUV 부문 1위
- 브롱코(Bronco): 41% 증가, 오프로더(Off-roader) 시장 장악
SUV가 이렇게 잘 팔리는 이유는 간단하다. 포드는 “크고 튼튼한 차”를 여전히 잘 만들고 있고, 그걸 전기·하이브리드 버전으로 다양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기차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미국인들이 여전히 사랑하는 건 ‘픽업트럭과 SUV’다.
포드는 그 본능을 잊지 않았다.
‘자동차+소프트웨어’로 바뀌는 비즈니스
포드의 또 다른 비밀 병기는 소프트웨어다. ‘포드 프로(Ford Pro)’라는 이름으로 기업용 차량 관리·데이터 분석 서비스를 구독 모델로 팔고 있다.
현재 이 서비스의 유료 구독자는 81만5천 명, 전년 대비 30% 증가했다. 기업이 트럭·밴을 사면, 정비·위치 추적·운전 습관 데이터까지 관리해주는 방식이다. 이건 단순히 차를 파는 게 아니라, 차 이후의 매출(After-Sales Revenue)을 만드는 구조다.
또한 ‘블루크루즈(BlueCruise)’라는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도 누적 주행 시간이 700만 시간을 돌파했다. 2022~2024년식 F-150, 라이트닝(전기 픽업) 차주들에게는 무선 업데이트(OTA)로 최신 버전을 배포 중이다.
즉, 포드는 이제 “하드웨어 회사에서 소프트웨어 회사로 변신 중”이다.
전기차 전환의 현실판
| 쟁점 | 분석 |
| 전기차 시장 성장세 둔화 | 전기차 인프라 부족으로 테슬라조차 성장세가 주춤한 상황에서, 포드는 하이브리드로 ‘시간을 번 전략’을 택했다. |
| 데이터 기반 수익 구조 | 차량 구독 서비스(Ford Pro, BlueCruise)는 포드가 ‘애플처럼 반복 매출’을 노리는 첫 시도다. |
| 공공·상업 시장 집중 | 경찰차·상용밴·트럭 등 B2B 차량 점유율이 43%로, 민간보다 안정적인 매출 기반을 확보했다. |
포드는 지금 “완전한 혁명보다 점진적 진화”를 선택하고 있다. 이건 ‘현실적 기술 혁신’의 교과서적 사례다.
전기차의 다음 스테이지
포드는 2026년까지 하이브리드·전기차 비중을 절반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다. 특히 새롭게 출시되는 익스플로러 트레머(Tremor)와 F-150 로보(Lobo)는 가솔린 기반이지만, AI 운전보조와 OTA(무선 업데이트) 기능이 기본 탑재된다.
결국 포드의 전략은 명확하다.
“우리는 혁신을 강요하지 않는다. 시장이 준비될 때까지 기다린다.”
이 느린 듯한 속도 조절이야말로, AI와 전기차의 과열 경쟁 속에서 오히려 가장 인간적인 성장 전략일지 모른다.
포드의 이번 실적은 ‘하이브리드가 끝물’이라는 통념을 깨뜨렸다.
AI보다 현실, 혁신보다 실용. 포드는 지금 “기술이 아니라 사람의 속도에 맞춘 전환”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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