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화면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OpenAI가 맥용 AI 인터페이스 ‘Sky’를 만든 Software Applications Inc.를 인수했다. 이 회사는 macOS 위에서 사용자의 화면 내용을 인식하고, 앱을 직접 실행하거나 조작할 수 있는 자연어 인터페이스를 개발해왔다.
쉽게 말하면, “ChatGPT가 이제 당신의 컴퓨터 안으로 들어온다”는 뜻이다.
Sky는 사용자의 문서, 캘린더, 이메일, 코드 에디터 등 맥 상의 여러 앱을 ‘맥락(context)’으로 이해하고 명령 없이도 “지금 사용자가 하려는 일을 미리 파악해 돕는 AI”를 구현했다.

ChatGPT의 다음 단계: ‘입력형 AI’에서 ‘행동형 AI’로
OpenAI의 ChatGPT 제품 담당 부사장 닉 터리(Nick Turley)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ChatGPT가 단지 질문에 답하는 도구가 아니라, 실제로 일을 ‘도와주는’ 존재가 되길 원한다.”
즉, AI의 진화 방향이 ‘대화형(Chat-based)’에서 ‘행동형(Action-based)’으로 바뀌고 있다.
지금까지 ChatGPT는 브라우저 안에서 텍스트 중심으로 동작했다. 하지만 Sky의 기술이 들어오면, 이제 AI가 컴퓨터 전체와 연결되어 문서 정리, 일정 조정, 파일 생성, 코드 수정, 이메일 발송 등 ‘실행’을 직접 수행할 수 있게 된다.
이는 단순한 기능 추가가 아니라, AI가 “사용자와 컴퓨터 사이의 인터페이스” 자체로 자리 잡는 전환점이다.
Sky의 철학: “AI는 떠 있는 조력자여야 한다”
Sky의 공동 창업자 아리 와인스타인(Ari Weinstein)은 한때 iOS 자동화 앱 Workflow를 만들었던 개발자이기도 하다.(이 앱은 훗날 애플에 인수되어 Siri Shortcuts의 원형이 됐다.)
그는 이번 인수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항상 컴퓨터가 더 직관적이고, 더 개인적이길 바랐다. Sky는 당신의 데스크톱 위에 ‘떠 있는 AI’로, 당신이 생각하고 창조하는 과정을 함께 돕는 존재다.”
이 철학은 OpenAI의 목표와 완벽히 맞닿아 있다. 즉, “AI를 브라우저 밖으로 꺼내 사람의 손 안으로 들여보내는 것”이다.
인수의 배경: 애플 출신들의 재결합
Sky의 개발진은 대부분 애플·Workflow 출신의 자동화 전문가들이다. OpenAI는 그들의 ‘운영체제 수준의 통합 능력’을 눈여겨봤다.
애플이 ‘Siri’를 음성 인터페이스로 발전시키지 못한 사이, OpenAI는 Sky를 통해 맥OS와 ChatGPT의 융합형 비서를 선점하려는 것이다.
이제 ChatGPT는 단순히 ‘앱’이 아니라, 운영체제의 일부처럼 작동하는 플랫폼으로 확장될 전망이다.
사전 공시와 독립적 승인
이번 인수는 OpenAI 내부의 투명성 논란을 의식한 절차적 신호도 담고 있다. 공개문에 따르면, “샘 올트먼과 연관된 투자 펀드가 Software Applications Inc.에 소액 투자한 사실이 있으나, 인수는 OpenAI의 독립적인 감사 및 거래위원회 승인 아래 진행됐다.” 이는 AI 기업의 이해상충 문제를 둘러싼 거버넌스(지배구조) 신뢰 회복 시도로 읽힌다.
‘ChatGPT for Mac’ 시대의 서막
이번 인수로 OpenAI는 맥OS에 직접 통합된 ChatGPT 클라이언트를 맥 화면을 인식하고 자동으로 행동하는 비서형 AI로 발전시킬 수 있게 됐다. 이는 단순히 사용자 경험 개선을 넘어, AI가 ‘운영체제의 일부’로 진화하는 결정적 신호다.
AI를 ‘웹사이트 안의 대화’로 보던 시대가 끝나고, 이제는 AI가 모든 앱과 작업의 동반자가 되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OpenAI의 ‘Sky’ 인수는 “AI가 얼마나 똑똑하냐”보다 “AI가 얼마나 가까워지느냐”의 문제를 풀기 시작한 사건이다.
AI가 사람의 질문을 듣는 존재에서, 이제 사람의 ‘의도’를 읽고 직접 움직이는 존재로 변하고 있다.
ChatGPT는 이제 브라우저 밖으로 나와, 당신의 데스크톱 위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가 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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