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람회장 자체가 미래 도시의 축소판’이라는 평가
하반기 해외 관광객 겨냥 대형 프로모션 예정
2025년 4월 개막한 오사카·간사이 엑스포가 7월 13일, 개최 3개월 만에 일반 관람객 1,000만 명을 넘어섰다.
일본 내외의 뜨거운 관심 속에 항공자위대 ‘블루임펄스’의 화려한 에어쇼와 대형 이벤트가 이어지며, 이번 박람회가 일본은 물론 아시아 지역 메가 이벤트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고 있다.
하지만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 속에, 남은 회기 동안 관람객 유치와 운영 과제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2025년 4월 13일 개막한 오사카·간사이 엑스포(일본국제박람회)는 7월 13일로 개최 기간의 절반을 맞이했다.
일본국제박람회협회에 따르면, 7월 12일 항공자위대 아크로바틱팀 ‘블루임펄스’의 전시비행이 펼쳐진 당일 하루에만 16만4천 명이 방문, 누적 관람객 수가 1,008만 명을 기록했다.
개막 후 일일 최대 관람객은 6월 28일, 일본 3대 불꽃놀이 중 하나인 ‘오마가리 불꽃놀이’(아키타현 다이센시)가 엑스포에서 특별 개최된 날로, 무려 18만4,990명을 기록했다. 주최 측은 전체 회기(4월~10월 13일) 동안 총 2,820만 명 방문을 목표로 하고 있다.
‘천만 명’의 의미: 글로벌 메가 이벤트의 시험대
관람객 1,000만 명 돌파는 일본 정부와 오사카 현, 그리고 산업계가 기대한 ‘회복의 신호탄’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팬데믹 이후 대규모 국제 이벤트에 대한 불확실성이 이어졌지만, 오사카 엑스포는 해외 관광객 비중 확대, AI·디지털 기술 기반 운영, 다양한 협업 이벤트로 새로운 ‘엑스포 모델’ 실험장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올해 엑스포는 일본이 1970년 오사카 만국박람회 이후 반세기 만에 다시 개최한 글로벌 이벤트로, 도시브랜딩, 신기술 실증, 미래형 생활문화 비전 제시에 방점이 찍혀 있다.
2025 오사카 엑스포의 세 가지 전략 포인트
2025 오사카 엑스포는 ‘미래형 사회 실험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박람회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전략적 포인트는 기술, 문화, 경제 세 가지다.
첫째, 오사카 엑스포는 스마트 시티, Web3, 디지털 월렛, AI 등 첨단기술을 관람객 동선, 결제, 안내 서비스 전반에 적극적으로 도입했다. 관람객들은 박람회장 곳곳에서 QR코드 기반의 디지털 월렛을 활용해 결제하고, AI 안내 로봇의 도움을 받으며, 실시간 데이터 기반 동선 안내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다. 이런 기술들은 ‘박람회장 자체가 미래 도시의 축소판’이라는 평가를 이끌어내고 있다.
둘째, 문화와 이벤트 측면에서도 새로운 시도를 멈추지 않는다. 항공자위대의 블루임펄스 전시비행, 대규모 불꽃놀이, 일본 각 지역의 대표 축제들이 박람회 현장으로 출장을 와 다양한 이벤트를 펼치고 있다. 오프라인에서의 현장 체험과 온라인 생중계를 결합해, 누구나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박람회의 감동을 느낄 수 있게 한다. 이처럼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참여형 경험’이 관람객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셋째, 경제 활성화 효과도 눈에 띈다. 누적 관람객 1,000만 명 돌파는 단순한 숫자를 넘어, 관광, 숙박, 교통, 지역상권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되고 있다. 주최 측은 “이번 엑스포를 통해 포스트팬데믹 시대의 도시관광 회복과 일본 경제의 새로운 도약을 실현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실제로 주변 지역 숙박 예약률이 크게 오르고, 외국인 관광객 유입도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사카 엑스포는 이처럼 기술, 문화, 경제의 세 축을 중심으로 박람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가고 있다.
현장 관람객 체감과 남은 과제
오사카·간사이 엑스포를 직접 찾은 관람객들은 현장에서 다양한 체감을 이야기한다.
“AI와 디지털 서비스가 신선하다”, “국가관과 체험 부스가 독창적이고 인상적이다”와 같은 긍정적 반응이 많다. 관람 동선 곳곳에서 만나는 디지털 안내, 미래형 결제 시스템, 새로운 경험에 대해 박람회만의 ‘미래 사회 미리보기’라는 평가가 이어진다.
그러나 아쉬움도 적지 않다.
“입장 대기 시간이 길고 시설이 혼잡하다”, “폭염에 대한 대응이 충분하지 않다”, “일부 부스는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현지 언론과 관람객 후기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더운 날씨에 줄을 길게 서야 하거나, 인기 전시관은 입장 자체가 쉽지 않은 현실이 관람 만족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남은 과제도 분명하다.
누적 관람객 1,000만 명 돌파라는 의미 있는 기록에도 불구하고, 주최 측이 기대하는 2,820만 명이라는 최종 목표를 달성하려면 후반부 관람객 유치가 최대 과제로 떠올랐다. 하반기에는 도쿄 등 수도권, 해외 관광객을 겨냥한 대형 프로모션과 특집 이벤트가 예정돼 있다. 이 같은 차별화된 전략이 실제 관람객 수 증가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오사카·간사이 엑스포는 팬데믹 이후 글로벌 메가 이벤트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는 실험장이자, 미래 도시 전략이 구현되는 현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디지털 공공재, Web3 서비스, 온·오프라인을 결합한 ‘참여형 관람’ 등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으며, 이러한 모델은 향후 파리, 부산 등 다른 도시에서 열릴 엑스포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도시 브랜드 경쟁과 기술 실증의 장으로서, 남은 기간 내실 있는 운영과 관람객의 경험을 차별화하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일본은 이번 엑스포를 계기로 2030년 오사카를 동아시아 혁신도시로 자리매김하려는 전략적 목표를 세우고 있다.
결국 오사카·간사이 엑스포의 1,000만 명 돌파는 일본 경제와 기술, 문화의 회복과 도전의 상징이자,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의 출발점이다. 절반의 성공에 만족하지 않고, 남은 기간 안전과 운영 혁신, 글로벌 관람객 유치, 미래 도시 비전 제시 등 다양한 도전과제를 풀어나가야 한다.
디지털 시대 메가 이벤트의 성패는 단순히 관람객 숫자에 있지 않다. 관람객 개개인이 경험하는 ‘질’과, 그 도시가 앞으로 보여줄 미래 비전에 달려 있다는 점에서, 오사카 엑스포가 남긴 교훈은 결코 작지 않다.
[저작권자ⓒ META-X.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