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 AI 업무 문화 ‘의무화’로 간다
2025년 7월,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 산하의 라인야후와 소프트뱅크가 전 직원의 ‘AI 활용’을 공식적으로 의무화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단순한 권장 수준이 아니라, 실제 사내 규정으로서 모든 임직원이 AI를 적극적으로 쓰지 않으면 업무 규정 위반이 되는 셈이다.
일본 내에서 대기업이 AI 활용을 의무화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AI 안 쓰면 규정 위반”
13일 일본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산하 라인야후와 통신사 소프트뱅크가 사원들의 인공지능(AI) 사용을 의무화할 계획이다.
라인야후는 전 직원을 대상으로 AI 활용 의무화를 추진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조사·검색 ▲자료 작성 ▲사내 회의 등 일상적인 업무 전반에서 AI를 반드시 사용할 것을 규정에 명시할 방침이다.
소프트뱅크 역시 같은 방향으로 정책을 준비 중이다. 이는 단순한 권장이나 캠페인을 넘어, 사내 업무 매뉴얼과 평가체계에도 AI 활용 실적이 포함될 가능성을 예고한다.
AI 에이전트 시대, ‘노하우 선점’이 생존전략
소프트뱅크와 라인야후가 이처럼 강수에 나선 배경에는, 곧 본격화될 ‘AI 에이전트’ 시대에 대한 전략적 대응이 깔려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제 AI는 단순한 도구를 넘어, 인간 대신 스스로 판단하고 실행하는 ‘AI 에이전트’로 진화하고 있어서다.
실제로 두 회사는 업무 자동화, 고객 대응, 리서치, 회의록 작성 등 일상적 반복 업무에 이미 AI 기반 시스템을 광범위하게 도입해왔다.
기업 입장에서는 직원 개개인이 AI 활용에 익숙해지는 것이 경쟁력 확보의 핵심이다.
전 직원이 다양한 업무에서 AI를 ‘반드시’ 활용하도록 유도함으로써, 실질적인 활용모델과 문제해결 노하우를 조직 전체에 축적할 수 있다. 이는 곧 AI 활용의 내재화와 AI 역량의 표준화로 이어진다.
일본식 AI 도입의 관행, 그 한계와 변화
일본 기업들은 전통적으로 신기술 도입에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다.
실제로 AI 도입도 권장 수준에 머물거나, 일부 부서만 실험적으로 도입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글로벌 경쟁 심화, 노동인구 감소, AI 기술 격차 심화 등 복합적 압박이 커지면서, “이제는 전사적·의무적으로 AI를 써야 살아남는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AI가 전사적으로 확산되기 위해서는 ‘실전형 학습’이 필수적이다. 임직원 개개인이 실제 데이터와 실무에 AI를 접목하며 시행착오를 축적해야, 조직 차원의 혁신이 가능하다는 것이 라인야후와 소프트뱅크의 판단이다.
AI 활용 의무화의 현실적 과제
물론 현장에서는 “모든 직원이 AI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을까?”라는 현실적 의문이 제기된다.
AI 도구의 한계, 개인정보·기밀 데이터 보호, 윤리 문제 등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실제로 업무별로 AI 활용이 어려운 직무나, 직원별로 디지털 격차가 존재하는 만큼, 사내 교육·가이드라인 강화와 함께, 활용 결과에 대한 성과 평가 체계도 정교화할 필요가 있다.
글로벌 기업, AI 업무 문화 ‘의무화’로 간다
이번 라인야후·소프트뱅크의 행보는 일본을 넘어, 글로벌 기업들의 업무 혁신 방향을 가늠하게 한다.
이미 미국, 유럽 일부 대기업들은 AI 도구 활용을 임직원 필수 역량으로 간주하며, 사내 전환 교육과 업무 프로세스 혁신을 강화하고 있다. 다만, 일본처럼 ‘의무화’를 명확히 규정한 사례는 드물어, 이번 결정이 일본 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가속화의 분수령이 될 가능성도 주목된다.
소프트뱅크와 라인야후가 ‘AI 활용 의무화’라는 파격 행보를 통해, AI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는 기업과 직원은 생존하기 어려운 새로운 업무 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이제 AI 활용은 선택이 아니라 ‘규정’이며, 실전 노하우 축적과 조직 차원의 역량 전환이 핵심이 되고 있다.
일본식 업무 문화의 변화와 그 파장은 앞으로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IT업계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저작권자ⓒ META-X.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