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0, '혁명적 패러다임 전환'의 서막
3일 김규현 전 원장, 서강대 메타버스전문대학원서 특강 진행
“트럼프의 귀환은 단순한 정치적 복귀가 아닌, 세계 질서의 혁명적 패러다임 전환이다. 미국 중심의 신보수주의·내셔널리즘 재편이 향후 글로벌 안보 및 기술정책을 강타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규현 전 국정원장(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 4월 3일 서강대 메타버스전문대학원에서 열린 강연에서 트럼프 2.0 시대 국제정세와 관련해 이렇게 진단했다.

■ 김규현 전 원장, 트럼프 시대 재조명
지난해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47대 대통령으로 복귀한 이후, 세계는 다시 트럼프 스타일의 ‘적과 동지’ 논리에 휘말리고 있다.
김규현 전 원장은 이날 특강에서 “트럼프 2.0은 국제정치의 실존적 구별, 즉 적과 동지를 중심으로 재편된 질서의 귀환”이라고 평가했다.
김 전 원장은 칼 슈미트의 정치철학을 인용하며 “정치란 결국 ‘적과 동지’의 구별이며, 트럼프 행정부는 이 철학에 가장 충실한 현실 정치의 구현”이라고 강조했다.
■ 왜 지금 ‘트럼프 2.0’인가: 세계적 보수주의 재편의 정점
특히, 김 전 원장은 2024년 총 74개국에서 실시된 선거에서 우파 정당이 평균 55.7%의 지지율로 좌파 정당을 크게 앞섰다는 점에 주목했다.
트럼프는 3,144개 카운티 중 2,633개에서 승리하며, 공화당의 ‘지리적 물결’을 입증했다. 이는 단순한 미국 내 변화가 아니라, 글로벌 보수주의 지형 변화의 신호탄이라는 분석이다.
김 전 원장은 "트럼프는 20년 만에 파퓰러 보트에서 승리한 대통령으로서, 미국 대중의 강력한 지지 기반을 가진 지도자”라며 “이번 승리는 미국이라는 나라의 정체성과 세계 리더십을 둘러싼 대중의 재확인”이라고 강조했다.
■ 트럼프의 인물 분석: 도발자이자 생존자, 그리고 거래의 장인
김 전 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성격을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 승부사: 손자병법을 애독하며 삶을 경쟁으로 보는 인물
- 생존자: 기득권의 견제를 뚫고 재집권한 ‘정치 생존의 귀재’
- 도발자: 고의적 논란 조성으로 의제 설정 능력 확보
- 딜메이커: 철저한 협상가적 마인드, 외교에서도 ‘거래’ 관점
- 애국자: 무보수 대통령직 수행, 미국 전통 가치 복원에 집중
김 전 원장은 “트럼프는 정치인이기 이전에 사업가로서, 이해관계 없는 시각에서 국제질서를 바라본다”고 설명했다.
■ 트럼프 2.0 외교안보 진영: 내부 분화와 전략적 충돌
트럼프 2.0 행정부의 외교안보 라인에는 전통적인 보수주의 이념을 지지하는 강경파부터, 상대적으로 개입을 피하고 내셔널리즘을 강조하는 이들까지 다양한 철학을 가진 인물들이 공존하고 있다. 이러한 분화는 정책 결정 과정에서 중요한 영향을 미치며, 트럼프 정부의 외교 및 안보 전략이 단순히 일관된 방향으로 나아가기보다는, 내부적인 충돌과 조정을 겪고 있다는 점에서 특이하다.
김규현 전 국정원장은 이 문제를 다루면서, 트럼프 2.0의 외교안보 라인이 단일한 방향보다는 서로 다른 파벌들로 나뉘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들은 각기 다른 국제 문제에 대한 접근 방식과 우선순위를 가지고 있으며,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결정에 중요한 변수가 된다.
- 글로벌 강경파: 대중과 대러 견제의 우선시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글로벌 강경파는 전통적으로 중국과 러시아를 주요 위협으로 보고, 이들에 대한 강력한 견제 정책을 지지한다. 이 파벌의 대표적인 인물은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이다. 루비오는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 확장과 러시아의 군사적 행보에 강력히 대응할 필요성을 주장하며, ‘전통적 강경 노선’을 유지하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 아시아 우선주의파: 중국에 집중된 위협 인식
반면, 아시아 우선주의파는 중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의 안보 상황에 초점을 맞춘다. 이들은 중국의 군사적, 경제적 확장을 견제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으며, 이에 따라 남중국해와 대만 문제에서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엘브리지 콜비 전 국방부 차관과 같은 인물들은 아시아에 대한 집중적 전략을 주장하며, 미국의 군사력 재배치와 아시아 동맹 강화를 주요 전략으로 삼고 있다.
- 대외 개입 회피파: ‘포스트-이라크’ 회의론자들
JD 밴스와 툴시 개버드 같은 대외 개입 회피파는 ‘포스트-이라크’ 회의론을 토대로 미국의 과도한 군사적 개입을 지양하고, 다른 나라들에 대한 미국의 역할을 축소하려는 입장을 취한다. 이들은 미국이 전 세계 군사 분쟁에 끊임없이 개입하는 것을 비판하며, 내부적인 재건과 국방비 절감을 우선시하는 정책을 주장한다.
- 경제 내셔널리스트: 강력한 경제 보호주의자들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전략 중 하나인 경제 내셔널리즘은 미국의 산업 보호와 자국 경제 우선주의에 초점을 맞춘다. 이를 통해 고율의 관세 부과와 외국 자본 유치를 통해 미국 산업을 강화하고, 무역에서 ‘미국 우선’의 원칙을 고수하려는 입장이다. 김 전 원장은 이들을 ‘경제 내셔널리스트’로 분류하며, 미국의 산업 재건과 무역 질서 재편을 위한 지속적인 압박을 예상했다.

■ 트럼프 2.0 핵심 정책: ‘MAGA 2.0’의 세부 전략
트럼프 2.0 시대의 정책들은 ‘MAGA(Make America Great Again) 2.0’이라는 슬로건을 중심으로 구체화되며, 국내 정책과 국제 정책의 양 측면에서 미국 우선주의를 실현하려는 전략을 담고 있다. 트럼프의 핵심 정책은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 안보 정책: 국경 장벽 재건과 멕시코 체류 정책 부활
트럼프는 국경 장벽을 재건하고, 멕시코로부터의 불법 이민자 유입을 차단하는 강력한 이민 정책을 다시 한 번 시행할 계획이다. 이는 그의 대표적인 ‘미국 우선’ 정책의 일환으로, 미국의 국경 안전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 경제 정책: 친에너지 개발과 관세 부활
기후 변화 문제에 대한 국제적 논란을 뛰어넘어, 트럼프는 친에너지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며, 기후협약 탈퇴를 정당화하고 있다. 또한 관세 부활을 통해 중국을 비롯한 경쟁국들에 대한 압박을 지속적으로 가할 예정이다.
- 사회 정책: Woke, DEI 철폐와 성별의 생물학적 규정
트럼프는 Woke 문화와 DEI(다양성, 형평성, 포용성) 정책을 철폐하고, 생물학적 성별에 대한 명확한 규정을 통해 전통적인 미국 사회 가치를 복원하겠다고 주장한다.
- 행정 개혁: ‘드레인 더 스웜프’와 부패 척결
부패 척결과 행정 효율화를 목표로, 트럼프는 ‘드레인 더 스웜프’라는 구호 아래, 정부의 비효율성을 없애고 내부의 부패를 근절하는 정책을 펼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행정부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강화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 기술 동맹: AI와 디지털 자산에 대한 규제 완화
트럼프는 인공지능(AI)과 디지털 자산(암호화폐 등)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고, 이를 미국의 미래 산업으로 자리 잡게 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기술 혁신과 경제 성장을 촉진하려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 트럼프 2.0의 지정학 전략: ‘힘을 통한 평화’와 중국 견제
트럼프의 외교 전략은 전통적인 군사적 강압을 강조하는 한편, ‘힘을 통한 평화’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한다. 그의 지정학 전략은 중국과 대만을 주요 대상으로 하여, 남중국해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군사력을 재배치하는 데 중점을 둔다.
트럼프는 ‘몬로 독트린 2.0’을 추진하며, 중국의 패권 도전에 맞서 미국의 세력권을 확장하고, 동맹국들에게 더 많은 방위비 기여를 요구하고 있다.
김 전 원장은 “미국은 이제 상호관세를 통해 중국 의존을 줄이고, 국내 산업 재건을 우선시하고 있다”며, 이는 경제적 자립을 위한 필수적인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2.0 시대는 미국 내셔널리즘의 강화와 지정학적 패권 재편을 동시에 이끌고 있으며, 내부 철학의 분화와 외교 전략의 조정이 중요한 정책적 논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를 통해, 트럼프는 미국의 재도약을 꾀하며, 세계 질서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제시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 미래 전망: 국가주의의 귀환과 글로벌 패러다임 전환
김규현 전 원장은 트럼프 2.0 시대를 “하이퍼 글로벌리즘의 종언과 국가주의의 귀환”으로 요약했다. 그는 “오바마 시대의 Woke적 이념과 글로벌리즘이 퇴조하고, 실리콘밸리와 결합한 내셔널 보수주의가 미국은 물론 전 세계 질서를 재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미국의 정책 변경을 넘어, 국제기구, AI 규제, 블록체인과 디지털 자산의 정책 환경까지 급변시킬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상대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가”
칼 슈미트의 말처럼, 국제정치는 ‘적과 동지’를 가르는 실존적 구별이다.
김규현 전 원장은 “트럼프를 둘러싼 현상을 단순한 포퓰리즘이나 과거 회귀로 오해해선 안 된다. 이는 전 지구적 권력 재편의 신호탄이며, 기술과 안보, 사회와 경제의 전 영역에 걸쳐 영향을 미칠 패러다임의 전환”이라고 경고했다.
김규현 프로필 학력
주요 경력
|
[저작권자ⓒ META-X.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