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제로클릭 시대: 언론사의 AI 검색 대변혁 대응전략>
클릭 없는 뉴스 소비, 언론의 위기
인공지능 검색이 일상 속 깊이 들어왔다. 구글의 AI 오버뷰, 챗GPT, 퍼플렉시티처럼 질문만 입력하면 즉시 답이 돌아오는 시대. 사람들은 이제 기사 전체를 찾아 읽지 않는다. 요약된 정보로 충분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언론사 입장에선 심각한 변화다. 트래픽이 줄면 광고 수익도 감소하고, 독자와의 접점은 점점 약해진다. 이 흐름은 단순한 기술 변화가 아니라, 뉴스 생태계의 구조적 전환을 의미한다. 클릭이 사라지고, 플랫폼에서 정보를 요약해 제공하는 ‘제로 클릭’ 소비가 보편화되면서, 언론은 더 이상 정보의 ‘도착지’가 아니다.
무너지는 클릭 생태계, 실질 트래픽 0.1% 미만
AI 검색 도구는 검색 결과를 클릭하지 않아도 충분한 정보를 주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언론사 사이트로의 이동은 줄어들고 있다. 챗GPT만 보더라도, 월간 300억 건의 질의 중 뉴스 관련 질의는 1.88%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 실제 언론사 링크로 이어지는 클릭은 전체의 0.62%, 약 350만 건에 불과하다.
단순히 수치상의 문제를 넘어, 이는 언론 콘텐츠가 AI의 학습 재료가 되고, 요약의 대상이 되며, 정작 ‘뉴스 생산자’로서의 역할과 가치는 희석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시밀러웹 통계에 따르면 챗GPT를 통해 언론사로 이어지는 방문은 전체 방문의 0.1%에도 못 미쳤다. AI 검색이 대세가 될수록, 언론사의 디지털 기반 수익 구조는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뉴스는 요약되고, 트래픽은 사라진다
예전엔 뉴스를 보려면 포털에 검색어를 입력하고, 여러 기사를 클릭하며 정보를 모아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어제 주요 뉴스 알려줘’ 한 문장으로 끝난다. 챗GPT나 퍼플렉시티는 복수의 언론 보도를 분석해 핵심만 요약한 답변을 즉시 제공한다.
구글도 AI 오버뷰 기능을 통해 뉴스 헤드라인과 주요 내용을 검색 결과 상단에 요약해 보여준다. 이용자는 이 짧은 정보만 보고도 만족하고, 언론사 웹사이트로 이동하지 않는다. 그만큼 트래픽도 줄어든다. 뉴스가 더 이상 언론사의 공간에서 소비되지 않고, 플랫폼이 요약한 정보를 통해 소비되는 구조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AI 기업과의 계약, 모든 언론이 수혜자는 아니다
일부 언론사는 AI 기업과의 콘텐츠 라이선싱 계약을 통해 새로운 수익을 모색하고 있다. 예를 들어 <The Atlantic>은 OpenAI와의 계약 이후 트래픽이 단기간에 80% 넘게 증가했다. 이는 AI 검색에서의 언론 콘텐츠 활용이 수익으로도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 같은 긍정적 사례는 대형 언론사에만 집중되고 있다. 2024년 12월 기준으로 챗GPT를 통한 106개 언론사의 평균 세션 유입은 1,000건도 되지 않았다.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는 "전 세계 수천 개 언론사 중 계약을 맺는 곳은 소수에 불과하며, 그 이익은 영어권 대형 매체에 집중된다"고 지적한다. AI 시대는 결국 양극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경고다.
생존을 위한 5가지 전략
AI 검색 시대를 맞이한 언론사들에게 필요한 것은 단기 수익보다 지속 가능한 전략이다. <KPF미디어브리프>는 다음 다섯 가지 방향을 제시한다.
① 광고주와 직접 관계 구축
언론이 살아남기 위해선 플랫폼을 매개로 한 간접 광고에서 벗어나야 한다. <뉴욕타임즈>의 ‘T 브랜드 스튜디오’처럼 광고주와 직접 협업해 고품질의 브랜디드 콘텐츠를 제작·제공하는 방식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이는 언론의 독립성을 유지하면서도 광고주에겐 높은 브랜드 가치를 제공하는 전략이다.
② 명확한 라이선싱 조건 협상
AI 기업과의 계약은 단순한 콘텐츠 제공이 아니라, 전략적 협상이어야 한다. ▲콘텐츠 출처 표기, ▲수익 분배 기준, ▲원문 링크 삽입, ▲활용 범위의 명확화, ▲성과 검토 조항 등 언론사의 가치를 보호할 조건들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
③ 트래픽 정밀 분석
AI 검색에서 자사 콘텐츠가 얼마나 인용되는지, 어떤 형태로 활용되는지를 체계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어떤 주제가 주목받는지 파악하고, SEO 전략을 재정립하며, 독자 유입을 실질적으로 유도할 수 있는 콘텐츠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④ 수익채널 다각화
언론은 더 이상 기사만으로 생존할 수 없다. 구독제뿐 아니라, 후원, 번들링, 이벤트, 교육, 커머스 등 다양한 수익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 <The Guardian>의 자발적 후원, <뉴욕타임즈>의 요리·게임 구독 패키지처럼, 독자의 일상에 밀접하게 들어가는 콘텐츠 확장이 필요하다.
⑤ 독자와의 접점 확대
AI가 뉴스 전달자 역할을 대신하는 시대, 언론이 독자와 직접 연결될 수 있는 채널은 더욱 중요해졌다. 뉴스레터, 팟캐스트, 웨비나, 커뮤니티 등 다양한 형태의 독자 접점을 확보함으로써 플랫폼 종속을 줄이고, 자생적인 생태계를 만들어가야 한다.
AI와 공존하는 저널리즘, 어떻게 가능한가
이제 언론은 정보의 생산자이자, 독자의 신뢰를 설계하는 ‘브랜드’가 되어야 한다. 클릭은 줄어들고, 정보는 요약되며, 플랫폼은 점점 더 강력해진다. 그러나 저널리즘의 가치는 단순한 정보 전달이 아니라, 깊이 있는 해석과 신뢰에 있다.
다가오는 ‘제로 클릭’ 시대. 언론은 기술에 휘둘리는 대신, 기술을 이해하고 재정의함으로써 독자와의 연결을 다시 세워야 한다.
AI가 대체할 수 없는 콘텐츠, 그리고 신뢰를 중심에 둔 전략이야말로 언론이 살아남는 길이다.
※ 본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공식 발간물인 <KPF미디어브리프 2025년 5호 – 다가오는 제로클릭 시대: 언론사의 AI 검색 대변혁 대응전략>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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