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스타트업 퍼플렉시티(Perplexity)가 인도 주식시장 공략에 본격 나섰다.
기존에 미국 상장기업만 지원하던 실시간 실적 발표 콜 전사(transcript) 기능을 2025년 8월 18일부터 인도 상장기업에도 확대 적용한 것이다. 여기에 실적 발표 이후 진행되는 컨퍼런스콜 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캘린더 기능까지 추가하면서, 투자자들의 정보 접근성을 크게 높였다.
퍼플렉시티의 금융 대시보드는 그동안 시장 요약, 증시 차트, 상위 종목, 암호화폐 현황, 섹터별 성과, 종목별 워치리스트 등 기본 기능을 제공해 왔다. 이번 업데이트로 인도 시장 분석 기능이 강화되면서, 글로벌 투자자는 물론 인도 기업을 주목하는 국내 투자자와 애널리스트에게도 유용한 도구가 될 전망이다. 특히 실적 발표 내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구조는 투자 판단 속도를 크게 높여줄 수 있다.
퍼플렉시티는 올해 초부터 인도 증권거래소(BSE·NSE) 실시간 주가, 기업 데이터, 고급 분석 기능을 무료로 개방하며 현지 시장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구축해왔다.
회사는 “프리미엄 데이터는 유료 플랫폼에 있지만, 우리는 무료”라는 점을 강조하며 금융 정보의 접근성을 낮췄다. 실제로 이 전략은 빠른 성과로 이어졌다. 봄 이후 사용자 수는 8배 증가했고, 에어텔(Airtel)과 손잡고 약 3억 6천만 명의 가입자에게 Perplexity Pro 무료 제공을 추진하면서 현지 시장 장악력을 높이고 있다.
실적 발표 콜 전사 기능은 실시간 음성-텍스트 전환과 AI 요약 기술이 핵심이다. 기업 경영진의 발언을 곧바로 텍스트로 제공해 투자자와 애널리스트가 신속하게 분석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인도처럼 상장기업 수가 많고 정보 접근성이 균질하지 않은 시장에서는 이 기능이 투명성과 분석 효율을 크게 높여줄 것으로 보인다.
이번 퍼플렉시티의 업데이트는 AI 금융 플랫폼이 국가별 특화 서비스로 확장되는 분수령이라 할 수 있다. 전통적인 유료 정보 모델에 맞서, 인도처럼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에서 고급 데이터를 무료로 개방하며 사용자 기반을 넓힌 전략은 혁신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행보는 글로벌 금융 정보 시장에서 기존 강자들과의 정면 승부를 의미한다.
블룸버그는 ‘터미널(Terminal)’로 대표되는 고급 데이터·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며, 실적 발표 콜 요약과 애널리스트 리포트를 종합해 고가 구독 모델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비용 장벽이 높아 개인 투자자보다는 기관 중심이다. 반면 퍼플렉시티는 동일한 정보를 무료로 풀면서 시장 접근성을 극적으로 넓히고 있다.
레피니티브(Refinitiv, 구 로이터 금융) 역시 글로벌 금융 데이터의 대표 주자지만, 방대한 데이터베이스와 맞춤형 분석 툴은 여전히 기관 투자자 중심이다. 퍼플렉시티의 강점은 AI 기반 실시간 전사와 요약이다. 방대한 텍스트를 즉시 가공해 보여주기 때문에 정보 속도 면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했다.
야후 파이낸스(Yahoo Finance)는 개인 투자자들이 많이 이용하는 무료 플랫폼이지만, 실적 발표 콜의 전사 기능은 제공하지 않는다. 차트·뉴스·기본 재무 데이터에 그쳐 ‘깊이 있는 분석’이라는 측면에서는 퍼플렉시티와 차이가 크다.
결국 퍼플렉시티는 블룸버그·레피니티브의 깊이와 야후 파이낸스의 대중성 사이에서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가고 있다. AI를 무기로 ‘빠르고 쉽게 접근 가능한 고급 데이터’라는 틈새를 공략하는 셈이다.
실적 발표 콜의 실시간 전사는 단순한 편의 기능을 넘어 정보 격차 해소라는 전략적 함의를 가진다. 특히 인도처럼 기업 수가 많고 정보 접근성이 균질하지 않은 시장에서는, 실시간 전사 기능이 투자자 간 비대칭성을 줄여주는 중요한 수단이 된다.
또한 AI 기반 음성-텍스트 전환과 요약 기술은 금융 데이터 분석의 속도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과거에는 애널리스트가 직접 듣고 정리해야 했던 내용을, 이제는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자동 요약까지 받을 수 있다. 이는 투자 판단의 리드타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킨다.
퍼플렉시티의 인도 시장 공략은 단순한 기능 업데이트가 아니다. 이는 유료 정보에 의존해온 기존 금융 플랫폼에 대한 도전이자, 데이터 접근성의 민주화를 상징하는 움직임이다.
블룸버그가 ‘깊이’를, 야후 파이낸스가 ‘대중성’을 대표한다면, 퍼플렉시티는 AI 기반의 실시간성·무료 개방성을 앞세워 제3의 길을 개척하고 있다. 앞으로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서도 이러한 AI 기반 금융 정보 서비스의 파급력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투자 환경에서도 실시간 데이터 접근성, 언어·시장 맞춤형 서비스가 점차 중요한 경쟁 요소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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