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이해하는 AI’에서 ‘복잡한 세계를 구성하는 AI’로 나아가다.
MIT·IBM의 ‘AI 여행 계획 모델’ 공개 최근 MIT-IBM Watson AI Lab은 대형 언어 모델(LLM)과 수학적 최적화 알고리즘을 결합해 복잡한 제약 조건 하에서도 실행 가능한 여행 일정을 자동으로 생성하는 고도화된 AI 계획 프레임워크를 발표했다.

최근 MIT-IBM Watson AI Lab은 대형 언어 모델(LLM)과 수학적 최적화 알고리즘을 결합해 복잡한 제약 조건 하에서도 실행 가능한 여행 일정을 자동으로 생성하는 고도화된 AI 계획 프레임워크를 발표했다. 이 프레임워크는 사용자가 자연어로 입력한 조건(예: 일정, 예산, 교통, 숙박 등)에 따라 실제로 현재 실행 가능한 복합 여행 일정을 자동 설계한다. 여기서의 핵심은 ‘프롬프트만 입력하면 된다’는 점이다. 사용자는 더 이상 숙소를 일일이 검색하거나, 항공편과 일정을 수동 조율할 필요 없이, “이번 주말 서울에서 오사카로 2박 3일 문화 중심 코스를 추천해줘” 같은 문장을 입력하면 된다. 이 프레임워크는 내부적으로 자연어 조건을 분석해 다양한 제한조건을 구성한 뒤, Solver를 호출해 실질적인 일정안을 생성한다. 초기 실험에서는 78%에서 최대 91%까지 성공률을 기록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기술적으로 설명하자면, 이 모델은 기존 AI 계획 문제 해결 방식(예: 블록 배치, 태스크 할당, TSP 문제 등)을 기반으로, LLM이 조건을 수립하고, Solver가 이를 실행해 결과를 반환하는 ‘모듈형 AI 시스템’의 실전형 사례다. MIT-IBM 측은 이를 “자연어 기반 문제 해결 플랫폼”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실제 도시 환경에서의 여행뿐 아니라, 물류, 로봇 경로 최적화, 공급망 계획 등 다양한 산업에 적용 가능한 범용 기술로 확장할 수 있다. 때문에 이 연구는 단순히 'AI가 여행 일정을 짜준다'는 편의성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LLM이 단순 문장을 넘어서 복합 결정을 구조화하고 실행할 수 있는 ‘인공지능 의사결정 파트너’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산업용·소비자용 AI 설계 방향에 깊은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기술적·산업적 의의, '하이브리드 AI 구조'의 실전 적용
MIT-IBM Watson AI Lab이 발표한 이번 계획형 AI 시스템은 단순한 여행 일정 자동화 이상의 기술적 전환점을 제시한다. 핵심은 대형 언어 모델(LLM)의 유연성과 수학적 최적화(Solver)의 정밀성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구조에 있다. 이 구조는 단순한 챗봇이나 추천 시스템의 수준을 넘어서, 자연어로 제시된 명령을 실제 실행 가능한 계획으로 변환하는 기능을 실현하고 있다.
일반적인 LLM은 문맥 이해와 언어 유창성, 대화 유도에는 강점을 보이지만, 수치 기반 의사결정이나 다중 제약 조건 하의 최적화 문제를 풀기에는 구조적 한계를 가진다. 반면, Google의 OR-Tools나 SCIP(Solving Constraint Integer Programs)와 같은 Solver는 수리적 계산과 문제 해결 능력에서는 뛰어나지만, 인간 언어를 해석하거나 상황 맥락을 반영하는 데에는 적합하지 않다. MIT-IBM은 이 양쪽의 기술을 상호 보완적으로 결합함으로써, ‘사용자의 자연어 요구 → 수학적 문제 구성 → 최적의 실행안 생성’이라는 일관된 파이프라인을 구성해냈다.
이러한 구조는 단지 여행 계획에 머물지 않는다. 복잡한 산업 현장에서 요구되는 고차원 계획 수립 문제, 예를 들어 공급망 최적화, 스마트 팩토리 운영, 로봇 작업 시퀀싱, 자율 주행 차량의 경로 최적화 등에도 적용 가능한 범용 프레임워크로 확장 가능하다. 특히 “언어로 명령하고, AI가 제약 조건을 고려해 실행 가능한 답안을 구성하는” 방식은 향후 등장할 **에이전트형 AI(Agentic AI)**의 기본 구조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단순한 언어 생성 모델의 진화를 넘어, AI가 복잡한 현실 문제를 설계하고 책임 있게 해결하는 능동적 기술 주체로 전환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또한, 이 구조는 AI의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책임성과 검증 가능성이라는 측면에서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기존 LLM 기반 응답은 종종 확률적 출력에 기반해 “그럴듯한 답변”을 생성하는 데 그쳤지만, 이번 시스템은 Solver 기반의 최적화 과정을 통해 해결 경로와 수치적 근거가 명확히 남는다. 이는 향후 AI 시스템의 윤리적 투명성, 설명 가능성(XAI), 법적 책임성을 평가하는 기준을 마련하는 데 있어서도 실용적 기반이 될 수 있다.
요약하자면, MIT-IBM의 계획형 AI는 단순한 기능적 혁신을 넘어, 미래형 AI의 구조적 진화 방향을 제시한 사례다. 언어 기반 인터페이스와 수리적 문제 해결이 통합된 이번 시도는, AI가 단지 ‘대답하는 존재’에서 벗어나 ‘설계하고 실행 가능한 해결책을 내놓는 파트너’로 진화하고 있다는 강력한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문제를 ‘이해하는 AI’에서 ‘해결하는 AI’로
현지 ChatGPT, Claude 등 챗봇 형태의 AI들에서도 여행 계획은 정리할 수 있었다. 하지만 MIT-IBM Watson AI Lab이 공개한 이번 계획형 AI 모델은 기존 챗봇의 데이터 기반 여행 '추천' 시스템과는 구조적으로도 확연히 다르다. 지금까지의 생성형 AI는 사용자의 질문에 대해 그럴듯한 답변을 생성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장소 추천이나 일정 조합은 가능했지만, 교통편, 예산, 시간, 숙박 등 다중 제약 조건을 종합적으로 계산해 실제 실행 가능한 계획을 제공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반면 MIT-IBM의 모델은 자연어 입력을 수학적 최적화 문제로 변환하고, 전용 Solver가 이를 계산해 논리적 일관성과 실현 가능성을 갖춘 여행 일정을 도출해낸다. 단순한 텍스트 생성이 아닌 ‘문제 이해 → 조건 반영 → 최적 해법 산출’이라는 계획형 AI의 구조를 갖춘 것이다. 이 모델은 복잡한 제약을 통합적으로 해석하고 조율하는 기능을 통해, 이제 AI가 단순한 조언자를 넘어 ‘설계 가능한 지능’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사용자가 “파리에서 시작해 바르셀로나까지 3일 안에, 예산은 1,000달러 이하”와 같은 조건을 자연어로 입력하면, AI가 이를 해석하고 이해해, 수학적으로 현재 최적화된 일정을 구성해내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이러한 기술은 여행에 국한되지 않는다. 스마트 물류, 로봇 태스크 할당, 자율주행 경로 계획 등 복합적 조건이 요구되는 현실 문제에 적용 가능한 범용 인프라로 확장될 수 있다. MIT-IBM의 이 프레임워크는 단순한 기능적 발전이 아니라, AI가 현실을 이해하고, 구조화하며, 해법을 제시하는 새로운 파트너가 될 수 있음을 조용히 입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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