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AI의 하드웨어 도전이 의미하는 것.
2025년 5월 21일, OpenAI는 조니 아이브(Jony Ive, 전 애플의 수석 디자이너)가 공동 설립한 AI 하드웨어 스타트업 ‘io’를 약 65억 달러(약 9조 원)에 인수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는 OpenAI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인수이며, 동시에 소프트웨어 기반 AI 기업이 물리적 제품 영역에 처음으로 본격 진입한 사건이기도 하다. OpenAI CEO 샘 알트먼은 이 하드웨어를 “노트북과 스마트폰에 이은 세 번째 핵심 기기”로 언급했는데, 이는 단순한 기술 확장이 아니라, AI 시대의 인터페이스를 재정의하려는 시도로 여겨진다.

조니 아이브와 io는 무엇을 만들고 있었나

조니 아이브는 애플의 iMac, iPod, iPhone을 디자인하며 20세기와 21세기 디지털 하드웨어의 '형태'를 바꾼 인물이다. 그가 설립한 io는 기존의 스마트폰이나 웨어러블 디바이스와는 다른, 화면이 없고 착용하지 않는 AI 디바이스를 만들고 있다.
즉, AI와 사용자의 관계를 '보는 것', '만지는 것' 없이 경험하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다. 이 디바이스는 음성, 맥락, 환경 인식에 기반한 입출력 방식을 지향하며, iPod shuffle과 비슷한 컴팩트한 크기로, 항상 켜져 있으나 눈에 띄지 않는 기술을 추구한다.
AI는 이제 ‘눈에 보이는 기술’, 하드웨어로 확장하는 OpenAI
이번 인수를 통해 io의 55명 전 직원 전원이 OpenAI에 합류하며, 조니 아이브는 OpenAI 전체의 디자인과 창의적 방향을 총괄하게 된다. 아이브는 “지난 30년간의 경험이 이 순간을 위해 존재했던 것 같다”며, AI 기술을 담아낼 새로운 형태와 경험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OpenAI와 io는 이미 2년 전부터 디자인 스튜디오 LoveFrom을 통해 협업해 왔다. 그들은 기존의 스마트폰이나 웨어러블 기기와는 완전히 다른, 화면도 없고 착용하지도 않는 새로운 AI 디바이스의 개념을 함께 탐구해왔다. 이 장치는 음성 기반 상호작용, 환경 인식, 실시간 반응을 통해 기술을 '보이지 않게' 일상 속에 스며들도록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OpenAI CEO 샘 알트먼(Sam Altman)은 “기존의 컴퓨터와 인터페이스는 수십 년 된 방식”이라며, “이제는 그 너머의 새로운 도구와 경험을 만들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OpenAI가 단순히 소프트웨어 기업의 역할에 머물지 않겠다는 전략적 선언이기도 하다.

모두 알고 있듯, OpenAI의 핵심 경쟁력은 GPT로 대표되는 초거대 언어모델에 있다.
그러나 아무리 뛰어난 AI라도 그것이 모바일 화면이나 키보드 인터페이스에 갇혀 있다면, 사용자와의 관계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이제 OpenAI는 AI가 ‘사람 곁에 머무르는 존재’가 되기 위한 새로운 ‘형태’를 고민하고 있으며, 그 해답이 바로 물리적 하드웨어로서의 AI 인터페이스다.
이러한 전략은 단지 기술 확장이 아니다. Google의 Android XR, Meta의 Ray-Ban 스마트 글래스 등으로 대표되는 차세대 AI 접점 전쟁에 대한 본격적인 대응이자, AI 기술이 현실 환경, 감각, 그리고 인간의 경험 속으로 들어오는 구조 자체를 바꾸려는 시도다.
인공지능의 미래는 ‘형태’다
AI가 ‘사람 곁에 머무는 존재’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사람의 감각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때문에 이번 인수는 단순한 기술 협업이나 인재 확보를 넘어, AI가 인간과 어떻게 공존할지, 어떤 공간과 형태로 존재할지를 처음부터 재설계하겠다는 전략적 선언이다.
OpenAI는 이제 단순한 소프트웨어 기업에 머무르지 않는다.
GPT가 보여준 알고리즘적 지능을 넘어, 그 지능이 깃들 공간과 형태, 감각까지 함께 설계하는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AI또한 단순히 ‘똑똑한 답변을 내는 존재’가 아니라, 현실 세계에 거주하는 실체로서의 ‘인터페이스’를 요구받고 있다.
그리고 그 시작점에, ‘iPhone을 만든 손’이 다시 한 번 등장했다.
지금 조니 아이브는, AI에게 새로운 ‘몸’을 부여하려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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