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미디어 X(구 트위터)가 ‘서로 다른 관점을 가진 사람들이 공감한 포스트’를 식별하는 새로운 실험을 시작했다.
이는 커뮤니티노트(Community Notes)처럼 공공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합의 기반 신뢰’를 시각화하려는 시도다.
갈등이 만연한 온라인 공간에서, ‘이견 속 공감’의 흔적을 추적하려는 움직임이 시작됐다.

“다른 관점에서 좋아요 받은 글” 표시
X는 현재 미국 내 커뮤니티노트 기여자 일부를 대상으로, ‘다양한 관점의 사용자들이 좋아요를 누른 포스트’에 표시(callout)를 다는 실험적 파일럿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실험은 포스트에 대해 “상대적으로 이질적인 견해를 가진 사람들 사이에서도 공감이 발생했는가”를 확인하려는 것으로, 단순한 인기글 추천이 아닌 ‘시민적 합의의 신호’를 찾는 실험이라 할 수 있다.
실험 흐름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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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노트의 연장선: ‘합의 알고리즘’을 다시 묻다
이 실험은 단절된 정보 환경 속에서 ‘합의 기반 신뢰’를 설계하려는 X의 철학이 반영된 연장선이라 볼 수 있다.
이미 커뮤니티노트는 다양한 정치적 성향의 사용자들에게 공통적으로 ‘유익하다’고 평가된 사실 확인 정보만을 남기는 구조로 큰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이번에는 그 대상을 ‘정보’에서 ‘포스트’ 전체로 확장한 것이다. 요컨대, “이 사람은 나와 의견은 다르지만, 이 말엔 나도 공감해”라는 순간을 기술적으로 식별하려는 것이다.
현재 사용 중인 알고리즘은 상당히 단순하다.
- 다양한 사용자 집단에서 ‘좋아요’가 일정 수준 이상 모였는가
- 부정 평가가 거의 없었는가
- 커뮤니티노트 기여자들이 긍정적으로 평가했는가
이러한 기준을 조합해 실험적 신호를 생성한다. X는 이 알고리즘을 깃허브(GitHub)에 공개하며, “초기 커뮤니티노트 때처럼 단순하지만, 공개된 피드백을 바탕으로 발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추천 알고리즘이 아닌 ‘공감 알고리즘’
이 파일럿은 사용자 추천 기반의 알고리즘이 아니라, ‘시민적 공감의 흔적’을 가시화하는 알고리즘 실험이라는 점에서 독특하다.
추천 알고리즘은 어떤 사용자가 좋아할 만한 글을 예측한다. 하지만 이번 실험은, 서로 의견이 다른 사람들이 공감한 흔적이 있는 글을 추적한다.
이 차이는 기술적 구현 이상의 정치적·사회적 함의를 담고 있다. 특히 극단적 이견이 반복되는 플랫폼에서, 사용자들이 ‘공감한 지점’을 수면 위로 드러내는 실험은 매우 이례적이다.
X는 이번 실험이 포스트의 노출도나 알고리즘 추천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커뮤니티노트가 그랬듯, 이 실험이 향후 플랫폼 전반의 신뢰 구조나 콘텐츠 순위 결정에 영향을 줄 가능성은 충분하다.
만약 이 실험이 확장된다면 다음과 같은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 SNS 추천 알고리즘이 ‘합의’ 기반으로 일부 작동
- 정치·사회 갈등 이슈에서 ‘다양한 시선의 공감’ 콘텐츠 부각
- 콘텐츠 제작자 입장에서 ‘극단성’보다 ‘공감 확장성’을 전략화하게 됨
'공감 알고리즘' 실험, SNS의 다음 챕터 될까
이번 X의 실험은 단순한 기능 테스트가 아니라, 플랫폼이 사회적 신뢰를 어떻게 재설계할 수 있는가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담고 있다.
그동안 SNS는 '논란이 많은 글일수록 노출이 늘어난다'는 비판을 받아왔지만, 이제는 그 반대편에서 ‘다양한 이들이 공감한 글’을 주목하게 하려는 시도가 시작됐다.
이 실험이 단지 작은 실험으로 머물지 않고, 디지털 공간에서의 공감과 신뢰, 그리고 합의의 새로운 기준으로 확장될 수 있을지 주목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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