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 업체 루시드(Lucid)가 우버(Uber)와 손잡고 자율주행 로보택시 대량 생산에 나선다.
자율주행 로보택시를 위한 2만 대 전기 SUV 공급 계약과 3억 달러 규모의 전략적 투자 협약을 맺은 것이다. 이는 전기차, 모빌리티, 자율주행 업계의 미래 경쟁 구도를 크게 바꿀 수 있는 빅딜로 평가된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Form 8-K)에 따르면, 루시드와 우버는 2025년 7월 16일, 2026년 하반기부터 6년간 2만 대 이상의 자율주행 SUV ‘루시드 그래비티 플러스(Gravity Plus)’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SEC 공시에 따르면, 이번 ‘차량 생산 계약(VPA, Vehicle Production Agreement)’에 따라 우버와 자회사, 제휴 운영사가 2026년부터 최소 2만 대의 그래비티 플러스를 구매해 자율주행 로보택시로 쓴다.
루시드 그래비티 플러스는 자율주행 하드웨어와 우버 맞춤 사양이 추가된 전기 SUV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는 미국의 자율주행 스타트업 누로(Nuro)가 개발한다.
세 회사가 긴밀히 협력해 실제 로보택시 서비스를 추진할 예정이다.
최소 구매량 보장 조건은 루시드가 일정 품질, 생산량, 납기 요건을 충족해야 성립한다. 만약 루시드가 계약 조건을 지키지 못하면 우버가 물량을 줄일 수도 있다.
계약에는 양사간의 일반적인 진술, 보증, 약속(Representation, Warranty, Covenant) 조항이 포함됐다.
루시드는 앞으로도 기본 그래비티 모델 생산을 계속해야 하며, 우버용 그래비티 플러스도 일정 수준 이상으로 품질을 유지해야 한다.
우버의 전략적 투자, ‘300백만 달러 유상증자’ 포함
같은 날, 우버의 자회사 SMB Holding은 루시드와 별도의 투자 계약(Subscription Agreement)도 체결했다.
SMB Holding은 루시드의 보통주(Class A Common Stock)를 3억 달러(약 4,000억 원)어치 사들이기로 했다.
주식 매입 가격은 최근 30일간의 주가 평균을 기준으로 산정된다. 이 투자는 미국 증권법상 사모 방식으로 이뤄지며, 투자 후 18개월간 매각 제한 조건이 붙는다.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은 로보택시 차량 개발, 생산, 납품 등 비반복성 엔지니어링 비용 및 회사 일반 운영자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본 투자 계약과 생산 계약 모두 미국·해외 규제기관의 승인과 관례적 거래 조건이 충족되어야 최종 완료된다.
이번 협약이 갖는 의미는?
이번 루시드-우버 계약은 전기차와 모빌리티, 자율주행 분야가 본격적으로 융합되는 신호탄으로 볼 수 있다.
우버는 이미 자율주행·로보택시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여러 기업과 손잡아 왔지만, 대량 생산을 조건으로 실제 전기 SUV 공급을 약속한 계약은 이번이 첫 사례다.
루시드는 테슬라, 리비안 등 전기차 경쟁사들과 차별화된 B2B 전략(기업 간 공급)으로 추가 성장 동력을 모색하게 된다.
누로는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부문에서 자사 기술력을 대규모 상용 서비스로 시험할 기회를 얻게 된다.
만약 이번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추진된다면, 우버는 대규모 로보택시 플랫폼 운영사로 자리 잡을 수 있고, 루시드는 차량 제조사에서 자율주행 모빌리티 솔루션 공급사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게 된다.
자율주행 기술 실증 및 상용화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2026년 하반기부터 미국 내 우버 플랫폼에서 실제 ‘그래비티 플러스’ 로보택시를 만나볼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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