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의 인간형 로봇 종합 스포츠 대회가 8월 14일 밤 중국 베이징에서 개막했다. 대회명은 ‘World Humanoid Robot Games’로, 베이징시 정부와 중앙 매체가 공동 주최했다. 대회 장소는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이었던 ‘아이스 리본’이었다. 대회는 17일까지 나흘간 진행된다.
경기는 15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육상 400m, 축구, 탁구 등 전통 스포츠 종목과 무술, 댄스 같은 퍼포먼스 종목까지 총 26개 종목이 마련됐다. 참가 규모는 16개국 280개 팀, 500대가 넘는 로봇이었다. 세부 종목은 538개에 달했다. 산업·의료·서비스 분야의 실제 응용을 시험하는 시나리오 경기까지 포함됐다.
참가 조건은 까다로웠다. 이족 보행이 가능해야 하고, 자체 전원을 사용해야 했다. 자율 또는 원격 조종이 가능해야 하며, 경기 중 기체 교체는 금지됐다. 무선 네트워크를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하는 규정도 있었다. 이번 대회는 단순한 ‘로봇 운동회’가 아니라, 기술과 성능을 종합적으로 검증하는 무대였다.
이번 대회는 여러 전초전을 거쳤다. 4월에는 로봇이 참가한 세계 첫 하프마라톤이 열렸다. 6월에는 완전 자율형 로봇들의 3대 3 축구 경기가 개최됐다. 이번 대회에서는 5대 5 완전 자율 축구 시범 경기가 추가됐다. 인식, 의사결정, 충돌 회피 등 AI 핵심 기술이 시험대에 올랐다.
칭화대의 T1 로봇은 브라질 로보컵 휴머노이드 리그 성인형 부문에서 금메달을 딴 경력이 있었다. 이번 대회의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대회 경험이 향후 공장, 가정, 서비스 산업에서 활용될 제어·인지 기술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정부는 이번 대회를 국가 기술력과 AI·로봇 산업 전략을 국제 사회에 과시하는 기회로 삼았다.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과 다양한 종목, 대규모 참가 규모를 고려할 때, 이번 대회는 로봇 스포츠 시대의 본격적인 출발점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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