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AI ‘Manus’, 글로벌 진출 앞두고 ‘중국색 지우기’ 전략

X 기자

metax@metax.kr | 2025-09-05 11:00:00

전략적 탈중국화의 의미
중국 내 규제 회피
미·중 기술 대립 회피
싱가포르의 중립적 위치

중국발 차세대 AI Manus(마누스)가 정식 서비스 개시를 앞두고 중국 내 사업을 전면 철수하고 본사를 싱가포르로 이전했다. 한때 '제2의 딥시크(DeepSeek)'로 불리며 기대를 모았지만, 중국 내 강력한 규제와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이라는 장벽 앞에서 스스로 ‘중국색’을 희석하는 전략을 택한 것이다.

Manus는 수십~수백 개의 AI 에이전트가 협업하는 듯한 고도화된 멀티에이전트 구조로 평가받으며 초기부터 큰 주목을 받았다. 중국 국영 매체조차 '새로운 차세대 AI의 가능성'이라 소개했지만, 본격적인 글로벌 진출을 앞두고 전략적 노선을 급선회했다. 중국 내 콘텐츠 검열과 엄격한 모델 심사 규제, 그리고 미국의 대중 반도체·AI 수출 규제 강화가 맞물리면서, ‘중국발 AI’라는 꼬리표가 글로벌 성장에 족쇄가 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싱가포르 이전은 이러한 맥락에서 나온 전략적 선택으로 해석된다. 싱가포르는 다국적 기업의 기술 허브이자 규제 환경이 유연하고, 자본 유치력이 강하다. Manus는 이곳을 거점으로 글로벌 자금 조달과 서구 시장 진출을 모색하며, 출발선부터 '중국산' 이미지를 희석해 국제 시장 친화적 브랜드를 구축하려 한다.

이미 앞서 등장한 중국발 AI 딥시크(DeepSeek)의 사례는 중요한 비교 지점이 된다. 딥시크는 출시 열흘 만에 글로벌 트래픽 2위에 오르는 돌풍을 일으켰지만, '중국발 AI'라는 강한 이미지 탓에 서방 시장에서는 규제와 신뢰성 문제에 직면했다. 이에 비해 Manus는 아예 초기부터 ‘탈중국화’ 전략을 택해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Manus의 기술적 잠재력은 분명하다. 멀티에이전트 기반 구조를 통해 기업용 워크플로 자동화, 연구 지원 등에서 혁신적 성과가 기대된다. 그러나 서방 이용자들의 불신을 불식시키고 신뢰와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글로벌 AI 경쟁이 OpenAI, 구글, Anthropic 등 미국 기업 중심으로 전개되는 가운데, 아시아 AI 기업이 ‘지정학적 중립’을 앞세워 틈새를 차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단기적으로는 중국 내수를 포기하더라도 글로벌 투자와 파트너십 확보가 가능하다면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다. 중기적으로는 싱가포르를 거점으로 동남아, 중동, 유럽 등 규제가 비교적 유연한 지역에 확산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미국 시장 진입 여부가 성패를 좌우한다. ‘중국 태생 AI’라는 그림자를 얼마나 지울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결국 Manus의 행보는 단순한 기업 전략을 넘어, AI 스타트업이 미·중 대립과 각국 규제 속에서 생존하기 위해 어떻게 ‘지정학적 적응’을 택하는지 보여주는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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