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술 패권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기반 구축.
2025년 4월 28일, IBM은 향후 5년간 미국 내 제조업 및 첨단 기술 분야에 1,500억 달러(약 207조 원)를 투자할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이번 투자는 미국 경제 활성화와 IBM의 글로벌 컴퓨팅 리더십 강화를 목표로 하며, 이 중 300억 달러 이상이 메인프레임 및 양자컴퓨터 연구개발과 미국 내 제조에 투입될 예정이다.

IBM은 이번 투자를 통해, AI, 메인프레임, 클라우드, 양자 컴퓨팅 등 핵심 기술 분야를 중심으로 미국 제조업 생태계의 체질 개선에 나선다. 가장 먼저, IBM은 최신 메인프레임 시스템인 z17을 포함해 기업용 AI 추론과 생성형 AI를 실질적으로 구동할 수 있는 인프라 고도화에 대규모 투자를 집중할 계획이다. 이는 민감한 데이터를 외부 클라우드로 옮기지 않고, 온프레미스 환경에서 AI를 바로 실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또한, IBM은 차세대 컴퓨팅 기술 확보를 위해 양자 컴퓨팅 연구개발에도 상당한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AI, 암호화, 최적화 문제 등 복잡한 연산을 기존 컴퓨터의 한계를 넘어 처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려 한다. 여기에 더해, 고성능 서버용 반도체와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연결 기술 개발도 병행하여, AI 워크로드를 소화할 수 있는 탄탄한 하드웨어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특히 이번 투자 계획은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미국 내 생산과 공급망을 강화하는 것까지 목표로 하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가 커지는 상황에서, IBM은 첨단 제조 시설과 생산 능력을 미국 본토에 집중함으로써, 기술 독립성과 경제 안보를 동시에 확보하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IBM 회장 겸 CEO인 아빈드 크리슈나(Arvind Krishna)는 “기술은 미래를 만드는 것에 그치지 않고, 미래를 정의한다”며, “114년 전 창립 이래로 미국 내 일자리와 제조업에 집중해왔으며, 이번 대규모 투자와 제조업 강화로 IBM이 세계에서 가장 앞선 컴퓨팅 및 AI 역량의 중심에 남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발표에는 IBM의 푸키프시(뉴욕주) 공장에서 생산되는 메인프레임이 전 세계 금융 거래의 70% 이상을 처리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IBM이 세계 최대 규모의 양자컴퓨터 시스템을 미국에서 계속 설계·조립할 것이라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IBM은 이번 투자를 통해 미국의 혁신 역량을 한층 강화하고, 새로운 경제적 기회를 창출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IBM은 왜 제조업을 선택했나
IBM이 미국 제조업에 1,500억 달러 규모의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는 이유는, AI 시대를 맞아 물리적 인프라 자체가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생성형 AI, 대규모 추론, 실시간 데이터 분석 등 새로운 기술 수요는 단순 소프트웨어나 클라우드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렵다. 고성능 메인프레임, 반도체, 양자 컴퓨팅 기술 등 하드웨어 기반 인프라를 갖춘 기업만이 대규모 AI 워크로드를 실질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상황이다. IBM은 이러한 구조적 변화를 선제적으로 읽고, AI와 데이터 시대의 기반을 자국 내 제조 역량으로부터 강화하려는 전략을 선택했다.

또한, 팬데믹 이후 가속화된 공급망 재편과 첨단 기술의 국가 전략화 흐름 역시 IBM의 결정을 뒷받침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반도체와 AI 인프라를 핵심 안보 자산으로 보고 대규모 지원 정책을 펼치는 가운데, IBM 또한 첨단 제조시설과 연구개발 거점을 미국 본토에 집중시키며 정책 방향에 보조를 맞추고 있다. 이번 투자는 단순한 생산력 확대가 아니라, AI·양자·클라우드 분야에서 글로벌 기술 패권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기반 구축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IBM은 지금, 제조업이라는 전통적 기반 위에 미래 기술 산업의 심장을 다시 뛰게 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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