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회사에 출근하면 가장 먼저 Microsoft Teams와 Outlook에 접속한다.
Teams에서 밤사이 도착한 메시지를 확인하고, Outlook을 열어 하루 일정을 살핀다. 해야 할 업무는 Planner에 올려놓는다. 누가 담당자인지, 언제까지 처리해야 하는지, 지금 어느 단계까지 진행됐는지를 확인한다. 회사에서 인터넷을 사용할 때도 Chrome 대신 Microsoft Edge를 연다.
회사 업무와 개인 생활을 가능한 한 철저하게 분리하고 싶어서다.
회사에서 사용하는 서비스에는 회사 이메일 계정으로 로그인한다. 업무 목적으로 참석하는 콘퍼런스에도 회사 이메일을 사용한다. 그것이 회사에 출근해 월급을 받는 직장인의 기본적인 태도라고 생각한다.
반대로 개인적인 활동에는 회사 이메일을 사용하지 않는다. 카카오 브런치 작가로 참석하는 행사에는 개인 이메일을 쓴다. 서강대학교 가상전문대학원 박사과정 연구자로 참여하는 학술행사에는 학교와 연구 활동에 맞는 계정을 사용한다. 개인적으로 운영하는 서비스나 콘텐츠 관련 행사에도 별도의 이메일로 가입한다.
내가 여러 계정을 번거롭게 나누어 사용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회사 안의 나는 회사의 시스템 안에서 일한다. 그러나 회사 밖의 나까지 회사의 시스템 안에 들어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일과 개인의 경계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계정을 나누고, 브라우저를 나누고, 사용하는 기기를 구분하려 애쓴다. 작은 원칙이지만 디지털 시대에 나 자신을 지키는 방식이라고 생각해왔다.
오늘, 우연히 Microsoft Teams의 업데이트 소식을 접했다.
Microsoft가 Teams에 ‘Workplace Check-in’이라는 기능을 도입한다는 내용이었다.
직원이 회사가 등록한 Wi-Fi에 노트북을 연결하거나, 사전에 등록된 모니터와 도킹스테이션 같은 책상 주변기기에 접속하면 Teams가 근무 위치를 자동으로 갱신해주는 기능이다. 회사의 설정에 따라 사용자가 사무실에 있는지, 원격으로 일하는지, 어느 건물에서 근무하고 있는지를 동료들이 확인할 수 있다.
처음 소식을 접했을 때 나는 반사적으로 생각했다.
‘이제 팀즈가 직원의 위치까지 추적하는 건가.’
화면에는 ‘Workplace Check-in’이라고 적혀 있었지만, 내 눈에는 순간적으로 ‘직원 위치추적’이라는 단어로 읽혔다. 불편했다.
기자 시절 ‘위치정보’, ‘추적’, ‘감시’ 같은 단어를 접할 때마다 본능적으로 경계했던 기억이 되살아난 탓인지도 모른다. 기술이 편의를 말할 때, 그 편의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부터 의심하던 습관이 여전히 남아 있었다.
하지만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니 처음의 부정적인 인상과는 차이가 있었다.
현재 공개된 Workplace Check-in은 스마트폰 GPS로 직원의 이동 경로를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기능이 아니다. Windows와 macOS용 Teams 데스크톱 앱에서 작동한다. 사용자가 운영체제의 위치 접근을 허용하고, 회사가 미리 등록한 무선 네트워크나 책상 주변기기에 노트북이 연결됐을 때 근무 위치를 갱신한다.
아직 모바일 Teams에서는 지원되지 않는다.
과거 위치 이력을 관리자에게 제공하지도 않는다.
설정된 근무시간이 끝나면 실제 위치 신호는 지워진다.
사용자가 자신의 위치를 직접 변경하거나 삭제할 수도 있다.
Microsoft 역시 이 기능이 직원의 출석이나 근태를 감시하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고 선을 긋고 있다.
여기까지 확인하고 나니 처음 떠올렸던 ‘직원 위치추적’이라는 표현은 다소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었다.
회사 Wi-Fi에 노트북이 연결됐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사무실 근무 여부를 표시하는 기능과, 스마트폰 GPS로 직원의 이동 동선을 따라다니는 기능은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현재 기능만 놓고 보면 Microsoft의 설명처럼 하이브리드 근무의 불편을 줄이기 위한 협업 기능에 더 가깝다. 다만 마음 한쪽에는 여전히 의문이 남았다.
이와 비슷한 정보는 이미 회사의 ERP 시스템과 사내 메신저를 통해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직원의 상태는 ‘재택근무’, ‘시내출장’, ‘시외출장’, ‘휴가’ 등으로 표시된다. 메신저에서는 ‘사용 가능’, ‘바쁨’, ‘회의 중’, ‘대화 불가’ 같은 현재 업무 상태도 확인할 수 있다. 사내 시스템을 통해 어느 부서에서 일하는지, 어느 층에 있는지, 어떤 업무를 맡고 있는지도 알 수 있다. 이미 직원의 근무 상태와 조직 내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장치는 충분히 존재하는 셈이다.
그런 상황에서 Teams가 근무 위치 자동 갱신 기능을 내놓았다고 하니 ‘감시’라는 단어가 먼저 떠올랐다.
그러나 잠시 반감을 내려놓고 기능을 다시 들여다보니 조금 다른 해석도 가능했다.
'Microsoft가 Teams를 단순한 채팅과 화상회의 도구에서 벗어나, 기업의 업무 운영 전반을 담아내는 통합 플랫폼으로 확장하려는 것 아닐까'
사실 Microsoft의 전략은 이미 그 방향을 향하고 있다. Teams 안에는 채팅과 화상회의만 있는 것이 아니다. Outlook 일정이 연결되고, Planner를 통해 업무를 관리하며, SharePoint와 OneDrive로 문서를 공유한다. Microsoft 365의 다양한 기능이 Teams라는 하나의 화면 안으로 모이고 있다. 여기에 근무 위치까지 더해지면 Teams는 사람의 대화뿐 아니라 일정과 업무, 문서와 공간까지 연결하는 플랫폼이 된다.
한 화면에서 이 모든 것이 구현된다면 분명 이점은 많다.
우선 동료의 현재 근무 위치를 확인하기 위해 별도의 인사시스템이나 사내 메신저를 열 필요가 없다. Teams에서 대화를 시작하면서 상대방이 사무실에 있는지, 원격으로 근무 중인지 바로 확인할 수 있다.
대면 회의와 화상회의를 정하는 과정도 간단해진다. 같은 건물에 있는 동료끼리는 짧은 대면회의를 잡을 수 있고, 서로 다른 장소에 있다면 처음부터 온라인 회의로 전환할 수 있다.
여러 건물이나 사업장을 운영하는 기업에서는 활용도가 더 높아질 수 있다. 동료가 본사에 있는지, 다른 사옥이나 연구소에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면 불필요한 이동과 연락을 줄일 수 있다.
공유 좌석을 운영하는 회사에서는 좌석 예약과 근무 위치를 연결할 수도 있다. 직원이 특정 모니터나 도킹스테이션에 연결하면 어느 공간에서 일하고 있는지를 자동으로 표시할 수 있다.
하이브리드 근무 환경에서 반복되는 수동 입력도 줄어든다. 직원이 매일 ‘오늘은 사무실 근무’, ‘오늘은 재택근무’라고 일일이 등록하지 않아도 실제 연결 정보를 바탕으로 위치가 갱신된다.
출장이나 외근이 잦은 조직에서는 동료의 업무 가능 상태를 판단하는 보조 신호로 활용할 수도 있다. 무작정 전화를 걸거나 메시지를 보내기 전에 상대방의 일정과 상태, 근무 위치를 함께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영자와 관리자 입장에서도 조직 내 협업 가능성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누가 어느 공간에 있는지 확인해 대면 협업이 필요한 업무를 조율하고, 회의실과 공유 좌석 같은 업무 공간을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결국 Workplace Check-in은 단순한 위치 기능이라기보다, Microsoft가 Teams를 기업의 종합 업무 운영 플랫폼으로 확장하는 과정의 하나로 볼 수 있다는 얘기다. 대화창을 넘어 일정, 업무, 문서, 사람, 공간을 하나의 인터페이스 안에 넣으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런 시각에서 본다면 이번 업데이트는 훨씬 이해하기 쉬워진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기능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일까.
나는 기술을 최초의 목적만으로 평가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지금 이 기능이 무엇을 하느냐만큼 중요한 것은 앞으로 이 기능이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느냐는 것이기 때문이다.
오늘은 노트북이 회사 Wi-Fi에 접속했는지만 확인한다.
오늘은 Windows와 macOS에서만 작동한다.
오늘은 근무시간이 끝나면 위치가 지워진다.
오늘은 과거 위치 이력도 제공하지 않는다.
그러나 ‘오늘은 그렇다’는 설명이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보장은 아니다.
Microsoft가 언젠가 Workplace Check-in을 모바일 Teams까지 확대할 가능성은 없을까.
스마트폰 위치정보를 활용해 직원이 어느 사업장에 있는지를 더 정확하게 파악하는 기능으로 발전할 가능성은 없을까.
기업 고객이 출근 현황과 공간 활용도를 분석할 수 있도록 통계나 보고 기능을 요구한다면 Microsoft는 이를 계속 제공하지 않을까.
특정 건물에 몇 명이 출근했는지, 어느 요일에 사무실 이용률이 높은지, 어느 팀이 원격근무를 많이 하는지 분석하는 기능은 기업 인사팀이나 경영지원팀 입장에서 충분히 매력적인 상품이 될 수 있다.
집계 정보로 시작된 기능이 언젠가 개인 단위 정보로 세분화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
물론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이다. 현재 Microsoft가 그런 계획을 발표했다는 뜻도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단계에서 모바일 위치추적이나 노동 감시를 기정사실로 말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사실보다 상상이 앞선 비판이고, 자칫 기술에 대한 막연한 공포로 흐를 수 있다.
다만 확실한 것은 기술이 언제나 처음 만들어진 목적 안에만 머물지는 않는다는 사실이다.
칼은 음식을 자르고 재료를 다듬기 위해 사용된다. 그러나 누군가의 손에서는 사람을 해치는 흉기가 된다.
다이너마이트는 위험한 광산 작업을 줄이고 단단한 암반을 효율적으로 제거하기 위해 개발됐다. 산을 뚫고 도로와 철도를 놓는 데 기여했지만, 동시에 전쟁과 폭력의 도구로 사용됐다.
디지털 기술도 다르지 않다.
인터넷은 지식과 정보를 누구나 자유롭게 나누는 열린 공간을 꿈꾸며 성장했다. 그러나 그 위에는 가짜뉴스와 혐오, 불법 거래와 사이버 범죄도 함께 자라났다.
소셜미디어는 멀리 떨어진 사람들을 연결하고 누구나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게 했다. 하지만 사람을 연결하기 위해 만들어진 알고리즘은 어느 순간 이용자의 분노와 불안을 붙잡아두는 장치가 됐다. 더 오래 머물게 하기 위해 더 자극적인 콘텐츠를 보여주고, 사람들을 비슷한 생각을 가진 집단 안에 가두기도 했다.
블록체인 역시 중앙기관 없이도 서로를 신뢰할 수 있는 새로운 거래 질서를 만들겠다는 이상에서 출발했다.
거래기록을 투명하게 남기고, 개인이 자신의 자산을 직접 통제하며, 플랫폼과 금융기관에 집중된 권한을 분산하겠다는 약속이었다. 실제로 블록체인은 국경을 넘는 송금과 디지털 자산, 스마트계약과 탈중앙화 서비스의 가능성을 열었다. 그러나 익명성과 탈중앙성은 동시에 범죄수익 세탁과 불법 거래, 투자사기와 시세조종에 악용됐다. 중개자를 없애겠다는 기술 위에 또 다른 거대 거래소와 플랫폼이 생겨났고, 권력을 분산하겠다는 이상은 소수의 자본과 초기 보유자에게 부가 집중되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코드는 거짓말하지 않는다’는 믿음도 완전하지 않았다. 코드를 작성하는 사람은 실수할 수 있고, 스마트계약의 취약점은 돌이킬 수 없는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한번 기록하면 바꾸기 어렵다는 불변성은 거래의 신뢰를 높이지만, 잘못된 정보와 범죄의 흔적까지 영원히 남길 수 있다는 역설을 품는다.
생성형 AI도 인간의 창작과 생산성을 돕기 위해 만들어졌다. 누구나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 동시에 저작물을 무단으로 학습했다는 논란을 불러왔고, 정교한 허위정보와 딥페이크, 사칭과 자동화된 여론조작의 비용을 크게 낮췄다.
기술은 스스로 목적을 선택하지 않는다. 좋은 의도로 만들어진 기술도 누가 소유하고, 어떤 사업모델과 결합하며, 어떤 규칙 아래 사용하는가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를 만들어낸다.
문제는 칼이나 다이너마이트, 블록체인과 인공지능이 본질적으로 악하다는 데 있지 않다. 기술이 제공하는 능력은 선한 목적에만 충실하지 않다는 데 있다.
기술이 인간의 능력을 확장한다면, 인간의 선의뿐 아니라 욕망과 탐욕, 통제하려는 충동까지 함께 확장한다.
기업용 소프트웨어도 마찬가지다. 동료를 더 쉽게 찾도록 만든 기능이 직원의 출근 여부를 확인하는 수단으로 바뀔 수 있다. 사무실 공간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만들어진 데이터가 개인의 근무 태도를 판단하는 자료와 결합될 수도 있다.
처음에는 ‘사무실에 있는가, 원격으로 일하는가’를 알려주는 작은 신호에 불과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신호가 출입기록과 업무 일정, 메신저 접속 상태, 회의 참석 여부, 문서 작업 기록과 결합되는 순간 이야기는 달라진다. 협업을 위한 정보가 한 사람의 노동을 평가하는 데이터로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관리자에게 공식적인 위치 이력이나 출석 보고서가 제공되지 않더라도, 실시간으로 표시되는 근무 위치가 비공식적인 판단의 근거가 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오늘 사무실 근무라고 했는데 왜 원격으로 표시되지?”
“이번 주에는 계속 집에서 일했네.”
“팀원들이 모두 나온 날에도 사무실에 없었군.”
이런 질문은 공식적인 근태관리 시스템에서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사람이 정보를 보고 해석하는 순간 생겨날 수 있다. 기술을 만든 회사의 의도와 그것을 도입한 조직의 활용 방식은 언제나 일치하지 않는다.
Microsoft는 협업을 위해 만들었다고 설명할 수 있다.
하지만 어떤 조직은 이를 출근 확인에 활용할 수 있다.
Microsoft는 사용자가 위치를 직접 변경하고 삭제할 수 있다고 설명할 수 있다.
하지만 어떤 조직에서는 기능을 끈 직원이 협업에 비협조적인 사람으로 보일 수 있다.
Microsoft는 과거 위치 이력을 제공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기업이 이미 보유한 출입카드, VPN 접속, 좌석 예약, PC 로그인 정보와 결합한다면 다른 이야기가 된다.
기술의 위험은 기술 자체보다 그것이 놓이는 조직문화와 권력관계에서 발생한다. 그래서 기술을 평가할 때는 개발자가 처음 무엇을 의도했는지만 물어서는 안 된다.
그 기술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다른 정보와 결합하면 무엇을 추론할 수 있는가.
권한을 가진 사람이 이를 어떻게 사용할 수 있는가.
처음의 선한 목적이 사라진 뒤에도 기술은 어떤 모습으로 남게 되는가.
그 질문까지 함께 던져야 한다.
기술의 역사는 선한 발명과 악한 오용이 따로 존재해온 역사가 아니다. 하나의 기술 안에 편익과 위험이 함께 들어 있었고, 인간이 어느 쪽을 선택하고 통제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가 달라져온 역사다.
그래서 나는 Workplace Check-in을 지금 당장 감시 도구라고 부르고 싶지는 않다. 그것은 사실을 앞서가는 비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기능을 단순한 편의 기능이라며 아무 질문 없이 받아들이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오늘 Teams에 추가된 것은 작은 위치 신호 하나다. 그러나 업무 플랫폼이 직원에 대해 알 수 있는 정보의 범위가 한 걸음 더 넓어졌다는 사실만은 분명하다.
Teams는 이미 내가 언제 온라인 상태인지 안다.
어떤 회의에 참석하는지 안다.
누구와 대화하는지 안다.
어떤 문서를 공유하고 어떤 업무를 맡았는지도 안다.
나의 일정과 업무 진행 상태도 안다.
그리고 이제 내가 사무실에 있는지, 원격으로 일하는지, 어느 건물에 있는지까지 알 수 있게 됐다.
각각의 정보는 업무에 필요할 수 있다.
하나하나만 놓고 보면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
채팅 기록은 협업을 위해 필요하다.
일정 정보는 회의를 조율하기 위해 필요하다.
업무 정보는 프로젝트를 관리하기 위해 필요하다.
근무 위치는 대면 협업을 돕기 위해 필요하다고 설명할 수 있다.
하지만 필요한 정보가 하나씩 모이면 어느 순간 한 사람의 노동을 들여다보는 커다란 창이 된다. 그 창은 협업을 위해 열릴 수 있지만, 통제를 위해 사용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창이 있다는 사실만이 아니다.
그 창을 누가 들여다볼 수 있는가.
언제 들여다볼 수 있는가.
어떤 목적으로 사용하는가.
다른 정보와 결합할 수 있는가.
직원은 그것을 거부할 수 있는가.
거부하더라도 아무런 불이익이 없는가.
그 질문에 대한 답이 기술의 성격을 결정한다.
집에 있는 개인용 컴퓨터에도 Microsoft Teams가 설치돼 있다. 대학원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학교에서 발급받은 Microsoft 365 계정으로 로그인한 Teams다. 그러나 내 Teams 대화창에는 연결된 동료나 연구팀이 없다. 과제 작성에 필요한 Microsoft 365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계정이 연결돼 있을 뿐, Teams 자체는 거의 열어보지 않는 기능에 가깝다.
물론 개인용 컴퓨터에 Teams가 설치돼 있다는 사실만으로 Workplace Check-in이 작동하는 것은 아니다.
이 기능이 작동하려면 먼저 학교나 회사의 관리자가 조직 차원에서 Workplace Check-in을 활성화해야 한다. 해당 조직의 Wi-Fi와 건물, 모니터나 도킹스테이션 같은 주변기기 정보도 미리 등록돼 있어야 한다. 사용자 역시 컴퓨터 운영체제에서 Teams의 위치 접근을 허용하고, Teams 설정에서 근무 위치 자동 갱신 기능을 사용하도록 설정해야 한다.
집에서 학교 계정으로 Teams에 로그인해 있다는 이유만으로 학교가 내 실제 위치를 파악하거나 컴퓨터의 이동 경로를 추적하는 것은 아니다. 이런 사실을 고려하면 Workplace Check-in은 현재로서는 제한된 범위에서 작동하는 작은 기능이다.
어쩌면 실제로 누군가에게는 정말 유용한 기능일 수도 있다. Microsoft가 설명한 것처럼 여러 장소에서 일하는 동료들의 근무 위치를 보다 쉽게 공유하고, 하이브리드 근무 과정에서 발생하는 조율의 불편을 줄여주는 영리한 기능으로 자리 잡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마음 한쪽에는 작은 불안이 남는다. 현재 기능이 곧바로 위치추적이나 노동 감시를 의미해서가 아니다. 기술이 한번 만들어진 목적과 범위 안에 영원히 머문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기술의 위험은 처음부터 흉기의 모습으로 등장하지 않는다. 대부분은 우리를 조금 더 편리하게 해주겠다는 얼굴로 찾아온다.
그래서 필요한 것은 새로운 기술을 무조건 두려워하는 태도도, 편리하다는 이유로 아무 질문 없이 받아들이는 태도도 아닐 것이다.
그 편리함은 누구에게 주어지는가.
그 편리함을 위해 어떤 정보가 새롭게 보이게 되는가.
그 정보를 누가 확인하고 다른 정보와 결합할 수 있는가.
그리고 그것을 원하지 않는 사람은 실질적으로 거부할 수 있는가.
기술의 다른 얼굴은 기능이 확장되는 순간보다, 우리가 질문하기를 멈추는 순간 먼저 나타난다는 것을 항상 명심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