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보르기니 NFT, 슈퍼카를 넘어 메타버스로
이정민 기자
dave126999@gmail.com | 2025-07-09 11:00:29
팬덤과 수익모델의 진화
고정 자산에서 확장 콘텐츠로
람보르기니는 자사의 최신 슈퍼카 Temerario를 중심으로 Web3 환경에서 브랜드 경험을 확장하는 새로운 실험에 나서고 있다. V8 트윈터보 하이브리드 엔진과 전기 모터가 결합된 이 실물 차량은 기술적 완성도와 상징성 모두를 갖춘 플래그십 모델이자 디지털 전략의 출발점이다.
이번에 함께 공개된 Temerario의 디지털 버전은 실물차의 디자인과 정체성을 기반으로 발행되는 한정판 NFT로 총 600개(Streetcar 590개, GT3 Racecar 10개)만 발매된다. 개당 가격은 300달러로, 기존 슈퍼카 구매층을 넘어 디지털 세대와 Web3 커뮤니티에게도 접근 가능한 프리미엄 진입점을 제공하는 구조다.
람보르기니는 이 NFT를 단순한 수집형 콘텐츠로 정의하지 않는다. Wilder World, REVV Racing, Animoca Brands의 Motorverse 등 다양한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직접 운용 가능한 사용형 디지털카로 설계되었으며, 이를 통해 브랜드 팬덤은 정적 소유에서 역동적 참여로 이동하게 된다. 실물 차량과 연동된 이 참여형 디지털 자산은 람보르기니가 기존 럭셔리 브랜드의 프레임을 넘어 커뮤니티 중심의 메타버스 전략을 시도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폐쇄형에서 개방형으로: 메타버스 전략의 전환
Web3 초기의 럭셔리 브랜드들은 브랜드 통제 중심의 NFT 전략을 펼쳤다. 루이비통, 구찌, 돌체앤가바나 등은 단일 메타버스 플랫폼이나 자체 뷰잉 공간에 NFT를 한정시켰으며, 콘텐츠 경험 또한 전시와 감상 중심의 폐쇄형 구조였다. NFT는 소장용 이미지에 가까웠고 사용자 경험은 브랜드가 설정한 제한된 세계 안에 머물렀다.
람보르기니는 Temerario NFT 발매를 통해 이 구조에 균열을 냈다. 이번 NFT는 단순한 수집형 이미지가 아니라 메타버스와 게임 환경에서 실질적인 사용이 가능한 디지털 차량으로 설계되었다. Wilder World에서는 Unreal Engine 5 기반의 몰입형 가상 도시에서 NFT 차량을 주행하거나 커뮤니티 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Motorverse 생태계에서는 REVV Racing 같은 게임에서 실제 주행 가능한 디지털카로 기능한다.
이처럼 하나의 NFT가 복수의 플랫폼에서 사용 가능한 구조는 Animoca Brands의 UDA(Universal Digital Assets)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UDA는 동일한 디지털 자산이 각기 다른 환경에서 인터랙티브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해 준다. 람보르기니는 이 기술을 통해 1 NFT로 다중 메타버스 활용이라는 구조를 구현했다.
이러한 구조는 NFT를 더 이상 정적인 보는 콘텐츠가 아닌 이동 및 진화 가능한 브랜드 자산으로 전환한다. 사용자는 플랫폼에 종속되지 않고 자신이 활동하는 맥락과 커뮤니티 환경에 따라 NFT의 활용성과 가치를 재구성할 수 있다.
다각도 수익 모델을 위한 팬덤 기반 브랜드 구조
람보르기니는 Temerario NFT를 개당 300달러에 한정 발매함으로써 전통 슈퍼카 구매층이 아닌 Web3.0 세대 및 디지털 커뮤니티 사용자들과의 연결고리를 설계했다. 이는 단순히 브랜드 팬층 확대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인 디지털 수익 모델로 전환하려는 보다 섬세한 전략의 일환이다.
NFT 보유자는 Wilder World 등의 생태계에서 디지털 차량을 직접 운용할 수 있다. 이는 해당 생태계의 커뮤니티 안에서 활동(사용자 간의 자율 이벤트, 브랜드 연계 캠페인, 디지털카 사용자 모임 등)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과 동일한 의미를 지닌다.
이러한 환경에서 람보르기니는 단일 NFT 판매에 그치지 않고 부가 NFT 발매, 커스터마이징 아이템, 브랜드 테마 가상 굿즈 등으로 이어지는 반복 수익 구조를 구축할 수 있다. 이는 기존 명품 브랜드들이 한 번의 고가 판매를 수익 구조의 중심에 두는 방식과는 다르게 소액 참여 -> 커뮤니티 활동 -> 브랜드 경험의 심화로 이어지는 참여형 소비 경로를 전제로 한다.
특히 중요한 점은 이 NFT 구조가 단순 판매가 아니라 브랜드 충성도 높은 사용자를 중심으로 가상공간 내 경제 시스템을 자생적으로 형성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NFT 보유자는 소비자가 아니라 브랜드 생태계 내부에서 자산을 활용하고 콘텐츠를 생성하는 공동 참여자로 재정의된다.
람보르기니는 이번 실험을 통해 메타버스 환경에서의 브랜드 운영이 더 이상 전시와 소유에 머무르지 않고, 참여와 수익의 순환 구조로 진화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구조는 향후 디지털 드롭, PFP(프로필 이미지) 기반 커뮤니티, NFT 등급별 멤버십 운영 등 다양한 형태로 확장될 가능성이 있으며, 럭셔리 브랜드의 새로운 수익 모델로 자리잡을 수 있다.
고정 자산에서 확장형 콘텐츠로: 살아 있는 디지털카 전략
람보르기니의 Temerario NFT는 단순한 고정 이미지로 접근하던 NFT 콘텐츠 마케팅에 역동적 방향을 제시한다. 해당 NFT는 다양한 메타버스 환경에서 주행이 가능하고 실제 사용자의 조작과 상호작용을 전제로 만들어진 인터랙티브 디지털 자산이다. 이는 기존의 정적 메타데이터 기반 수집형 NFT와는 구별되는 구조다.
현재까지 Temerario NFT에 커스터마이징 기능이나 외형 변경 요소가 직접 적용되었다는 정보는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Unreal Engine 5 기반의 Wilder World, 그리고 Animoca의 Motorverse가 지닌 기술적 확장성에 기반하면 사용자 커스터마이징·스토리 확장 등 지속적인 콘텐츠 진화를 유도할 환경은 이미 갖춰져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전략은 고급 브랜드가 사용자 참여에 따라 진화하는 살아 있는 콘텐츠로서 NFT를 설계하고자 하는 방향성과 맞닿아 있다. 물리적 슈퍼카가 제공하는 소유 중심 경험을 넘어서 디지털 공간에서 상호작용하고 재구성되는 브랜드 경험으로 확장적 창의성을 추가하는 것이다.
람보르기니의 정책은 실물차 구매자에게 디지털 트윈 NFT를 자동 제공하는 정책이 아니다. 그렇다고 하지만 NFT가 브랜드 경험의 입구이자 허브로 기능하며 람보르기니 팬층의 실물 제품 구매, 디지털 자산 접촉 -> 팬 커뮤니티 참여 -> 반복적 콘텐츠 소비로 이어지는 다층적 브랜드 여정 설계 환경을 구성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디지털 슈퍼카, 새로운 브랜드 여정의 시작
람보르기니의 Temerario NFT 프로젝트는 단순한 디지털화나 유행에 편승한 시도가 아니다. 이는 전통적인 럭셔리 브랜드가 Web3.0 시대에 브랜드 경험을 어떻게 재구성하고 확장할 수 있는가를 시험하는 전략적 실험이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람보르기니는 하나의 NFT가 단일 플랫폼에 고정되지 않고 다양한 메타버스 환경 속에서 직접 운용 가능한 자산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시도한다. 이는 사용과 참여를 중심으로 한 브랜드 경험의 중심축 이동을 보여준다.
또한, 300달러라는 상대적으로 접근 가능한 가격 전략은 전통 슈퍼카 구매자뿐 아니라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와 Web3 커뮤니티 구성원에게 새로운 진입점을 열어주었다. 이는 고정된 고가 수익 모델에서 벗어나 소액, 지속, 참여형 반복 수익 구조로의 확장 가능성을 탐색한 사례로 평가할 수 있다.
Temerario NFT는 현재 커스터마이징이나 동적 변화 기능을 포함하고 있진 않는다. 하지만 Wilder World 등의 기술 환경은 향후 진화 가능성을 충분히 뒷받침하고 있다. NFT가 커뮤니티의 활동과 상호작용을 통해 브랜드의 콘텐츠로 재해석되고 확장되는 구조는 람보르기니가 소유의 브랜드에서 참여의 브랜드로 진화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람보르기니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메타버스를 단순한 브랜드 전시 무대가 아니라 브랜드 세계관을 확장하고 사용자와의 관계를 재정의하는 운영 공간으로 인식하는 관점 확장을 제시했다. 이 시도는 향후 럭셔리 브랜드가 Web3.0 생태계에서 경험 중심 콘텐츠, 커뮤니티 기반 경제, 참여형 수익 모델로 스스로를 어떻게 재설계할 수 있는지를 가늠하게 하는 중요한 전례가 될 수 있다.
[METAX = 이정민 기자]
[ⓒ META-X.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