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X(MetaX)] 에어비앤비가 2025년 4분기에서 최근 2년여 중 가장 높은 총거래액(GBV) 성장률을 기록하며 다시 가속 구간에 진입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2% 증가했고, GBV는 16% 늘어나 2년 만의 최고 성장률을 나타냈다. 숙박 및 좌석 예약(Nights and Seats Booked)도 10% 증가해 연중 가장 강한 분기를 만들었다. 표면적으로는 ‘두 자릿수 성장’이지만, 이번 실적의 핵심은 성장률의 크기보다 성장의 구조 변화에 있다.
이번 가속은 단순한 여행 수요 회복의 결과가 아니다. 에어비앤비는 결제 유연성 확대, 정책 개편, 확장 시장 공략, 호텔 제휴, 그리고 AI 통합이라는 네 축을 통해 플랫폼 자체를 재설계하고 있다. 이는 단기 실적 반등이 아니라, 비즈니스 모델의 진화에 가깝다.
먼저 코어 사업의 재정비가 선행됐다. 4분기 성장의 직접적인 동력은 제품 정책 변화다. 미국에서 도입된 ‘Reserve Now, Pay Later(선예약·무선결제)’ 옵션은 초기 결제 부담을 낮추며 예약 전환율을 끌어올렸다. 여행 의사결정에서 가장 큰 장벽 중 하나가 선결제 부담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 기능은 소비 심리를 정밀하게 공략한 전략이다. 동시에 체크인 14일 전 무료 취소 옵션과 24시간 환불 유예 제도 도입은 고객 문의를 줄이면서도 예약 증가로 이어졌다. 이는 플랫폼이 소비자의 ‘불확실성 리스크’를 흡수하는 구조로 이동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금리와 경기 변동성이 높은 환경에서 유연성은 곧 경쟁력이다.
성장의 두 번째 축은 지역 확장이다. 에어비앤비는 220개국 이상에서 운영되지만 매출은 여전히 일부 핵심 국가에 집중돼 있었다. 2025년에는 확장 시장(origin nights) 성장률이 핵심 시장 대비 약 두 배를 기록하며 구조적 변화를 예고했다. 브라질과 일본은 강세를 보였고, 인도에서는 예약이 50% 증가했으며 첫 예약자의 60% 이상이 신규 이용자로 집계됐다. 이는 단순한 지리적 확장이 아니라 로컬라이제이션 전략이 실제 수요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글로벌 플랫폼이 성숙기에 접어들면 확장 시장은 비용 부담으로 작용하기 쉽지만, 에어비앤비는 공급자와 수요자를 동시에 확대하며 네트워크 효과를 유지하고 있다.
세 번째 변화는 플랫폼 정의의 확장이다. 에어비앤비는 숙소 중심 플랫폼에서 벗어나 여행 전반을 아우르는 구조로 이동 중이다. ‘Airbnb Services & Experiences’ 확대를 통해 경험 예약의 절반 가까이가 숙소 예약과 무관하게 발생하고 있으며, 일부 도시에서는 부티크 및 독립 호텔과의 직접 제휴를 시작했다. 이는 기존의 ‘호텔과의 경쟁’ 구도에서 ‘호텔을 플랫폼 안으로 흡수’하는 전략으로의 전환이다. 특히 뉴욕, LA, 마드리드, 샌프란시스코 등 공급 규제가 강한 도시에서 호텔 파일럿을 운영하는 것은 규제 리스크를 완충하면서 총주소가능시장(TAM)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AI 통합 역시 단순 비용 절감이 아니다. 영어·불어·스페인어 기반 AI 고객지원 도입으로 문의의 약 3분의 1이 상담원 개입 없이 처리되고 있으며, 응답 속도도 개선됐다. 그러나 더 중요한 변화는 검색 방식이다. 기존 필터 기반 탐색에서 벗어나 “조용하고 바다 가까운 숙소”와 같은 자연어 검색으로 이동하는 실험이 진행 중이다. 이는 전환율 개선뿐 아니라 체류 시간 증가, 재방문율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AI는 단순 자동화 도구가 아니라, 에어비앤비 앱을 ‘지능형 여행 어시스턴트’로 진화시키는 기반으로 작동하고 있다.
2026년 가이던스도 이러한 방향성을 반영한다. 2026년 1분기 매출은 25.9~26.3억 달러로 전년 대비 14~16% 성장이 전망되며, GBV는 낮은 두 자릿수 성장을 제시했다. EBITDA 마진은 전년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연간 기준으로도 매출은 최소 ‘로우 더블 디짓’ 성장을 목표로 하면서, 마케팅·제품·기술 재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마진을 희생하지 않으면서도 성장 가속을 선언한 것으로, 코어 비즈니스의 레버리지 효과가 작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물론 리스크도 존재한다. 글로벌 경기 둔화 가능성, 각국의 단기임대 규제 강화, 호텔과의 경쟁 심화, AI 투자 대비 수익률의 불확실성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뉴욕 등 주요 도시의 규제는 공급을 압박할 수 있다. 다만 호텔 제휴 확대는 이러한 리스크를 완충하는 전략적 카드로 읽힌다.
결국 2025년 4분기 실적의 본질은 숫자보다 방향성이다. 에어비앤비는 유연성 중심 소비 트렌드를 흡수했고, 확장 시장에서 가속을 만들었으며, 호텔을 포함한 공급 다변화에 착수했고, AI 기반 검색과 고객지원 혁신을 병행하고 있다. 브라이언 체스키가 언급한 “2026년 성장 가속”은 단순 낙관이 아니라 구조 전환의 결과일 가능성이 높다.
이제 질문은 명확하다. 에어비앤비는 숙박 플랫폼으로 남을 것인가, 아니면 AI와 서비스를 결합한 글로벌 여행 운영체제로 진화할 것인가. 현재의 지표와 전략은 후자에 더 가까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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