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이 2025년 4분기 매출 2,134억 달러를 기록하며 다시 한 번 ‘규모의 기업’이 갖는 전략적 여유를 증명했다. 매출은 두 자릿수로 성장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확대됐다. 동시에 회사는 프리캐시플로우 감소를 감수하면서까지 AI 인프라에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실적의 핵심은 하나다.
아마존은 지금 ‘수익 극대화 구간’이 아니라, ‘AI 인프라 주도권을 확정짓는 구간’에 들어섰다.
AWS 24% 성장의 의미: 단순 반등이 아니라 ‘구조적 가속’
2025년 4분기 AWS 매출은 356억 달러로 전년 대비 24% 증가했다. 이는 아마존 전체 사업 부문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이다. 더 중요한 것은 이 성장이 단기 AI 유행 효과가 아니라, 장기 계약과 인프라 선택의 결과라는 점이다.
AWS는 OpenAI, Visa, 블랙록, 세일즈포스, 미 공군 등 대형 고객을 다수 확보했다. 이들은 단순 실험 단계가 아니라, 미션 크리티컬 워크로드를 클라우드로 이전하는 고객군이다. 즉, AWS의 성장은 “AI 테스트”가 아니라 “AI 운영 단계”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 점에서 AWS의 24% 성장은, 시장이 한때 우려했던 “클라우드 성장 둔화” 국면이 AI 추론·에이전트·대규모 운영 수요로 재가속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프리캐시플로우 감소는 경고가 아니라 선택이다
2025년 아마존의 지난 12개월 기준 영업현금흐름은 1,395억 달러로 20% 증가했지만, 프리캐시플로우는 112억 달러로 감소했다. 표면적으로 보면 부담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 원인은 명확하다. 설비투자(Capex)가 전년 대비 507억 달러 증가했기 때문이다.
아마존은 이 투자 대부분이 AI 인프라 확충이라고 밝혔다. 이는 단기 현금흐름을 희생하더라도, 향후 5~10년간 AI 수요를 감당할 수 있는 ‘물리적 용량’을 선점하겠다는 결정이다. 다시 말해, 프리캐시플로우 감소는 실적 악화가 아니라 전략적 전환 비용에 가깝다.
자체 AI 반도체 전략: 비용 구조를 지배하려는 시도
아마존은 실적 발표에서 자체 AI 반도체 성과를 비교적 상세히 공개했다. 트레이니움(Trainium)과 그래비톤(Graviton)은 연간 매출 환산 기준 100억 달러를 넘어섰고, 트레이니움2는 이미 140만 개 칩이 배치됐다.
이는 중요한 변화를 의미한다.
- AI 경쟁의 핵심이 모델 성능에서 추론 비용으로 이동
- GPU 의존 구조에서 벗어나 자체 실리콘으로 비용 통제
- AWS 베드록(Bedrock)과의 수직 통합으로 마진 방어
아마존은 단순히 “AI를 제공하는 클라우드”가 아니라, AI를 가장 싸게, 대규모로 운영할 수 있는 플랫폼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지점에서 아마존의 전략은 경쟁사와 분명히 갈린다.
리테일·광고·미디어의 역할 변화: 현금창출 엔진으로의 고도화
AWS가 성장 동력이라면, 리테일과 광고, 미디어는 투자를 떠받치는 현금창출 엔진이다.
- 프라임 당일 배송 물량 70% 증가
- ‘Amazon Now’ 초고속 배송의 글로벌 확장
- 프라임 비디오의 스포츠 중계 강화
- AI 쇼핑 어시스턴트 ‘Rufus’가 120억 달러 매출 기여
이 부문들의 공통점은, AI가 비용이 아니라 효율을 만드는 영역이라는 점이다. 아마존은 AI를 리테일 자동화, 광고 추천, 미디어 개인화에 투입해 즉각적인 매출 기여를 만들고 있다. 이는 “AI는 돈을 태운다”는 인식을 반박하는 사례다.
2026년 2,000억 달러 투자 계획의 진짜 의미
Andy Jassy는 2026년에 약 2,000억 달러 규모의 자본 지출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숫자는 단순히 크다는 차원을 넘어, 아마존이 AI 인프라 경쟁을 ‘체력 싸움’으로 보고 있음을 드러낸다.
이 전략은 세 가지 전제를 깔고 있다.
- AI 수요는 일시적이지 않다
- 인프라는 늦게 지을수록 비싸진다
- 한 번 구축된 규모는 진입장벽이 된다
아마존은 이미 리테일에서 이 논리를 증명한 기업이다. AI 인프라에서도 같은 방식을 반복하고 있다.
아마존은 ‘AI 시대의 물류 기업’이 되고 있다
2025년 아마존 실적은 이렇게 요약할 수 있다.
- AWS는 다시 가속 단계에 들어섰다
- 프리캐시플로우 감소는 전략적 선택이다
- 자체 반도체와 인프라는 비용 경쟁력을 만든다
- 리테일과 광고는 AI 투자의 안전판이다
아마존은 지금 AI 모델 경쟁에 직접 뛰어들기보다, 그 모든 경쟁을 떠받치는 인프라를 지배하려는 길을 택했다.
AI 시대에 가장 강한 기업은, 가장 똑똑한 모델을 가진 기업이 아니라 가장 많은 AI를 가장 싸게 돌릴 수 있는 기업일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현재 그 조건에 가장 근접한 기업이, 아마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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