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과 NBC유니버설(NBCUniversal)이 유튜브 TV, 피콕(Peacock), 구글 TV 등 다양한 플랫폼 전반에서 장기 유통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협약은 NBC유니버설의 전통적인 방송·케이블 네트워크뿐만 아니라, 스트리밍 서비스와 영화·TV 라이브러리까지 아우르는 포괄적 합의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NBC유니버설은 이번 구글과의 합의에 포함된 구체적인 내용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먼저, 유튜브 TV 가입자들은 NBC유니버설이 보유한 전체 채널을 장기적으로 안정적으로 시청할 수 있게 된다. 여기에는 NBC, Telemundo, Bravo, CNBC, Golf Channel, E!, Oxygen True Crime, MSNBC, USA, Syfy, Universo 등이 포함된다.
또한, 스포츠 콘텐츠가 대폭 강화된다. 2021년 문을 닫았던 NBC 스포츠 네트워크(NBCSN)가 올가을 다시 출범해 유튜브 TV에서 제공되며, NFL ‘선데이 나잇 풋볼’을 비롯해 NBC가 보유한 다양한 스포츠 중계와 연계해 더 강력한 스포츠 라인업을 구축할 예정이다.
피콕(Peacock) 역시 확장된다. 몇 달 안에 유튜브 프라임타임 채널스(YouTube Primetime Channels)를 통해 별도의 유료 구독 서비스로 제공돼, 이용자들이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된다.
더불어, NBC유니버설의 인기 프로그램에서 제작된 숏폼 클립과 하이라이트 영상들이 유튜브 전반에 장기적으로 제공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시청자들은 전체 방송을 보지 않더라도 간편하게 콘텐츠의 핵심을 즐길 수 있다.
영화와 TV 프로그램도 계속해서 구글의 생태계에서 제공된다. 유니버설 픽처스 홈 엔터테인먼트의 신작과 기존 작품을 구글 TV, 유튜브 TV, 유튜브에서 구매하거나 대여할 수 있으며, NBC유니버설 글로벌 TV 배급 라이브러리에 속한 대표 영화들도 유튜브 프리미엄(SVOD)과 유튜브 무료 프라임타임 콘텐츠(AVOD)를 통해 시청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피콕은 구글의 안드로이드 생태계 전반에서 장기적으로 제공이 연장된다. 이는 구글 플레이와 구글 TV를 통해 피콕을 꾸준히 이용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전체적으로 보면, 이번 협약은 유튜브 TV와 피콕을 축으로 한 방송·스포츠·영화·숏폼 콘텐츠 전반의 파트너십을 장기적으로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NBC유니버설 플랫폼 유통 및 파트너십 부문 사장 맷 슈나르(Matt Schnaars)는 이번 계약에 대해 “우리 프로그램과 스포츠, 영화의 가치를 입증하는 동시에 더 많은 시청자에게 다가갈 수 있는 기회를 열었다”며 “피콕의 전략적 확장과 유튜브 TV 내 전체 포트폴리오 확보를 통해 성장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튜브 글로벌 미디어 & 스포츠 총괄 부사장 저스틴 코널리(Justin Connolly) 역시 “시청자들이 원하는 방식과 시기에 콘텐츠를 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이번 합의는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 대응하면서 수십억 명의 시청자를 아우를 수 있는 파트너십”이라고 밝혔다.
이번 계약은 스트리밍 전환기에서 플랫폼과 콘텐츠 제공자의 상호 의존성을 잘 보여준다. NBC유니버셜은 피콕이라는 자체 OTT를 운영하고 있지만, 유튜브 TV와 같은 대형 플랫폼을 통해 도달 범위를 확장할 필요가 있다. 반면 구글은 스포츠·오리지널 콘텐츠를 확보해 유튜브 TV의 구독자 유지율을 끌어올려야 한다.
특히 NBC 스포츠 네트워크(NBCSN)의 부활은 스포츠 중계권이 스트리밍 시장에서 갖는 전략적 가치를 반영한다. 스포츠는 여전히 ‘실시간 시청’의 강력한 동인으로, 광고 수익과 구독자 충성도를 견인한다.
이번 협상은 엔비시유니버설과 구글 간 파트너십을 공고히 했지만, 다른 방송사와의 협상은 여전히 난항이다. 대표적으로 미국 최대 스페인어 방송사 유니비전(Univision)과는 조건 차이로 합의에 실패했다. 이는 다문화 콘텐츠 협상이 앞으로 주요 이슈로 부상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글로벌 차원에서 이번 합의는 스트리밍 시대의 뉴 노멀을 상징한다. 방송사는 자체 OTT를 육성하면서도 대형 플랫폼과의 협업을 통해 유통망을 확장하고, 플랫폼은 콘텐츠 비용을 통제하면서 경쟁력 있는 채널 라인업을 유지해야 하는 양면 전략을 펼쳐야 한다.
구글과 NBC유니버설의 장기 합의는 단순한 채널 연장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스포츠, 오리지널 콘텐츠, 영화 라이브러리 등 핵심 자산을 포괄한 협력은 유튜브 TV를 ‘탈 케이블 대안’으로 강화하는 동시에, NBC유니버설의 글로벌 도달력을 확대하는 동력이 될 것이다. 이번 합의는 스트리밍 경쟁의 향방을 가를 플랫폼-콘텐츠 전략 동맹의 대표적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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