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커버그의 ‘AI 헤드헌팅 전쟁’ 가속화
AI 인재 전쟁의 축이 다시 ‘메타(Meta)’로 쏠리고 있다.
오픈AI 출신 연구자이자 AI 스타트업 Thinking Machines Lab의 공동 창업자인 앤드류 털록(Andrew Tulloch)이 최근 메타로 이적하면서, 실리콘밸리 AI 인재 지형이 또 한 번 요동치고 있다.
이 소식은 월스트리트저널(WSJ)을 통해 처음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털록은 10월 10일 직원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개인적인 이유로 다른 길을 가기로 했다”고 밝힌 뒤, 메타에 합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픈AI→Thinking Machines→메타로 이어진 이동
앤드류 털록은 AI 업계에서 ‘연결고리형 인재’로 불린다. 그는 과거 오픈AI(OpenAI) 연구팀과 페이스북 AI 리서치(FAIR)에서 일한 뒤, 전 오픈AI CTO 미라 무라티(Mira Murati)가 이끄는 스타트업 Thinking Machines Lab의 공동 창업자로 참여했다.
이 회사는 최근 몇 달간 업계의 관심을 모았다. 이유는 명확했다. 마크 주커버그가 직접 인수 제안을 할 정도로, 메타가 눈독을 들인 회사였기 때문이다.
WSJ에 따르면 메타는 지난 8월 Thinking Machines를 인수하려 했으나 무산되었고, 대신 털록 개인에게 최대 15억 달러(약 2조 원) 규모의 장기 보상 패키지를 제시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메타 측은 이 보도가 “부정확하고 터무니없다”고 일축했지만, 결과적으로 털록의 이적이 현실화되면서 ‘AI 인재 유치전’의 실체가 드러난 셈이다.
AI 인재 전쟁의 새로운 국면 — 애플·오픈AI 인력, 메타로 이동 중
최근 몇 달간 메타로 향한 AI 인력의 이동은 단순한 개인 선택이 아니라 산업 지형의 변화로 읽힌다.
WSJ와 인사 전문 매체 The Information에 따르면, 2025년 들어 애플, 구글 딥마인드, 오픈AI 출신 연구자들이 잇달아 메타로 이직하고 있다.
- 전 애플 AI 연구자 3명, 메타 리얼리티 랩스(Reality Labs)로 이동
- 오픈AI 연구원 출신 2명, 메타 생성형 모델 팀 합류
- 전 딥마인드 연구자, 메타의 LLaMA 프로젝트 책임 연구원으로 참여
이는 메타가 지난 1년간 추진해온 ‘AI 중심 전환(AI-First Transition)’ 전략의 결과다. 주커버그는 2023년 메타버스 중심의 ‘Reality Labs’ 구조에서 벗어나, ‘AI와 XR의 융합’을 핵심 축으로 재편해왔다.
특히 2024년 발표된 LLaMA 3 모델 이후, 메타는 “AI 모델을 개방형 생태계의 중심축으로 만든다”는 비전을 강조하며 ‘오픈소스형 AI 인재 풀’을 대규모로 흡수하고 있다.
AI와 메타버스의 결합을 위한 ‘인재 재편’
메타가 AI 인재 확보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명확하다. ‘메타버스’라는 비전이 단순한 가상공간이 아니라 AI 기반의 ‘지능형 존재감(Presence)’으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 LLaMA 모델은 메타버스 내 대화형 에이전트의 핵심 엔진으로 활용
- Ray-Ban Meta 스마트글라스의 실시간 음성 인식·번역·추천 기능은 AI 코어 모델 기반
- Hyperscape Capture 등 현실 공간을 복제하는 기술 역시 AI 기반의 공간 재구성 모델을 사용
이러한 구조에서는 AI 언어 모델과 시각·공간 AI가 결합된 통합형 아키텍처가 필요하다.
따라서 메타는 단순한 생성형 AI 연구자뿐 아니라, 멀티모달 AI·공간 컴퓨팅·엣지AI 분야의 인재를 집중적으로 흡수하고 있다.
경제적으로도 메타는 2025년 2분기 실적에서 AI 인프라 투자만 180억 달러(약 25조 원) 이상을 집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같은 기간 오픈AI와 앤트로픽의 총 투자액을 합친 수준이다.
‘열린 AI 생태계’ vs ‘폐쇄형 AI 제국’
이번 인재 이동은 단순한 채용이 아니라 AI 철학의 전쟁이기도 하다.
즉, 오픈AI·애플이 “AI는 통제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는 반면, 메타는 “AI는 개방되어야 한다”는 철학을 내세우고 있다.
앤드류 털록의 합류는 이러한 철학적 전환을 상징하는 사건으로 볼 수 있다.
현재 AI 인재 전쟁은 미국 내 3대 진영으로 구분된다.
- 폐쇄형 AI 진영: 오픈AI, 애플, 앤트로픽 → 데이터 안전성과 윤리 중심
- 개방형 AI 진영: 메타, 구글 오픈소스 그룹 → 생태계 확장 중심
- 하이브리드 진영: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 인프라와 파트너십 중심
AI 산업 분석기관 CB Insights는 “2026년까지 AI 인재의 40% 이상이 대형 기업의 자체 생태계 내로 편입될 것”이라 전망했다.
결국 메타의 이번 행보는 단기적으로는 인재 쟁탈전이지만, 장기적으로는 AI 플랫폼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한 ‘AI 인프라 패권 경쟁’의 일부다.
메타의 ‘AI 중심 기업’ 변신 가속
앤드류 털록의 합류는 메타가 “AI 중심 기업(AI-Centric Company)”으로 변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단순한 인재 영입이 아니라, 메타버스 이후 시대의 생존 전략으로 해석된다.
- 메타는 향후 3년간 AI 연구개발 예산을 600억 달러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
- LLaMA 모델을 기반으로 한 AI Companion·스마트글라스·메타버스 통합 서비스 출시 예정
- 2026년까지 “AI와 현실의 융합”을 핵심 테마로, 하드웨어-소프트웨어-생태계 일체화를 추진
결국 메타는 “AI가 메타버스를 구한다”는 내러티브를 다시 쓰고 있다.
AI 인재들의 이동은 단순한 이직이 아니라, 차세대 인터넷 패권의 방향을 바꾸는 신호탄이 되고 있다.
AI 전쟁의 무게중심은 ‘메타’로 이동했다 메타는 한때 ‘메타버스 실패’의 상징으로 불렸지만, 지금은 AI 르네상스의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다.
AI 연구자들이 다시 모여드는 곳, 그리고 AI와 현실을 연결하는 ‘지능형 플랫폼’으로서의 메타, 이제 실리콘밸리의 다음 싸움은 *“AI가 아니라, 누가 더 AI를 이해하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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