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분 만에 방 하나를 VR 세계로 복제하는 기술
메타버스 전략의 재정비 신호
메타가 2025년 ‘Meta Connect’ 개발자 컨퍼런스 기조연설에서 새로운 메타버스 서비스 ‘Hyperscape Capture’를 공개했다. 스마트 글래스 중심의 발표 속에서도, 메타가 오랫동안 강조해온 ‘존재감(Presence)’ 구현을 향한 핵심 업데이트로 주목받는다.
Hyperscape Capture는 사용자가 자신의 방을 몇 분 만에 스캔하면, 이를 기반으로 수 시간 내에 사실적인 3D 디지털 공간을 렌더링해주는 기술이다. 단순한 3D 모델이 아니라 포토리얼리즘(Photorealism) 수준의 사실감을 제공해, 현실을 그대로 복제한 듯한 VR 공간을 구현한다. 현재는 메타 퀘스트 3·3S 기기를 보유한 만 18세 이상 사용자에게 순차적으로 제공된다.
아직은 초기 단계다. 현재는 본인만 접근할 수 있고, 공유 기능은 지원되지 않는다. 다만 추후 업데이트를 통해 비공개 링크를 통한 초대가 가능해지면,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실제 집·방·사무실을 가상현실에서 재현해 만나는 경험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메타는 이미 유명 인물들의 공간을 시범적으로 선보였다. 고든 램지의 LA 주방, 찬스 더 래퍼의 운동화 하우스, 라스베이거스 UFC 아펙스의 옥타곤, 크록스 수집가 해피 켈리의 방 등이 Hyperscape의 ‘피처드 월드’로 구현돼 주목을 끌었다.
기술적으로는 가우시안 스플래팅(Gaussian Splatting), 클라우드 렌더링, 스트리밍이 결합됐다. 이 조합은 작년 Connect에서 시연된 바 있으며, VR 기기에서 자연스럽고 몰입도 높은 경험을 제공하는 핵심 요소다.
업계는 이번 Hyperscape 공개를 메타의 메타버스 전략 재정비 신호로 해석한다. 최근 메타가 AI·스마트 글래스에 집중하며 “메타버스 투자 축소” 논란에 직면했지만, Hyperscape는 여전히 “현실 같은 가상 존재감”이라는 메타의 비전을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궁극적으로 Hyperscape Capture는 단순히 방을 복제하는 기술에 머물지 않는다. 원격 근무, 교육, 부동산, 문화 체험 등 다양한 산업과 생활 영역에서 현실 공간을 디지털로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한다.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허무는 이 실험이, 사용자 경험과 사회적 활용성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향후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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