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의 가을은 내게 특별하다
눈을 뜨기 힘든 가을보다 높은
저 하늘이 기분 좋아
휴일 아침이면 나를 깨운 전화
오늘은 어디서 무얼 할까
언젠가부터 ‘10월’이라 하면
김동규님의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가 자연스레 떠오른다.
노랫말이 머릿속을 타고 마음을 울리면
나는 어김없이 이 계절의 냄새를 떠올린다.
조금은 쓸쓸하고, 조금은 설레는, 그런 가을의 공기.
2025년 10월 17일 금요일 밤.
그토록 10년 동안 바라던 개정판이
마침내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김동규님의 노랫말처럼,
그날 울린 한 통의 메시지는 내게
“토요일 아침, 어떤 일이 벌어질까?” 하는
어린아이 같은 설렘을 가져다주었다.
“예약판매 개시.”
단 세 단어의 문장이었지만,
그 안에는 지난 4년 2개월의 새벽이 다 들어 있었다.
그렇게 올해의 10월은
내 마음 깊은 곳을 설렘과 기대로 가득 채웠다.
2025년 10월 18일, 토요일 아침.
유리창에 맺혔던 물방울이 금세 사라지고,
그 자리에 맑은 햇살이 번져 들었다.
휴일 아침, 나는 일어나자마자
“예약판매가 시작됐다”는 소식을 세상에 알렸다.
비록 정식 출간은 아니었지만,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내 책을 찾아주셨다.
그날 아침의 공기는 달콤했다.
창문을 열면, 찬바람보다 따뜻한 응원의 기운이 들어왔다.
그리고 2025년 10월 19일, 일요일.
예약판매를 시작한 지 단 하루 만에
책 옆에는 ‘주간 베스트’라는 타이틀이 붙었다.
그날 이후 나는 매일 아침 출근길마다
네이버 검색창에 ‘AI 시대 글쓰기 3GO’를 입력했다.
4년 넘게 퇴고하며 쌓인 고단함이
그 순간만큼은 모두 잊혀졌다.
지옥철 속, 사람들 틈에 낑겨 있으면서도
나도 모르게 미소가 났다.
개정판이 세상에 나왔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보상받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일주일 후,
그 문구는 ‘베스트셀러’로 바뀌어 있었다.
순위가 뭐 그리 중요할까 싶으면서도,
그 단어를 처음 보았던 순간의 떨림과 얼떨떨함은
지금도 생생하다.
그때, 피천득 선생의 수필 〈은전 한 닢〉이 문득 떠올랐다.
나는 그 장면을 떠올리며
네이버 카탈로그 화면을 캡처했다.
“그래, 다시 오지 못할 순간일 수 있다. 기록으로 남겨두자.”

사실, 나는 늘 꿈꿔왔다.
‘수학의 정석’처럼
세대를 넘어 오래 읽히는 한 권의 책을 쓰는 것.
누구에게나 한 번쯤
다시 펼쳐보고 싶은 문장들,
기억 속에 오래 남는 문체.
그리고 이번에 세상에 나온
『AI 시대 글쓰기 공식 3GO』가
그런 책이 되길, 나는 믿는다.
감사하게도
이 책을 읽은 분들 가운데
강연을 요청해 주시는 분들이 생겨났다.
무엇보다 기쁜 건,
사람들이 이렇게 말해줄 때였다.
“책 내용 좋네, 고생했다”
“이 책 알차네요. 돈이 아깝지 않았어요.”
“친구에게 선물하고 싶어요.”
그 말들이 내게는
어떤 상보다 값졌다.
누군가는 내 바람대로,
내 정성과 마음을 알아주었다.
나는 다행이라 생각하며
스스로를 다독였다.
나는 그저 글을 쓰는 사람이고 싶다.
평생 살아가는 동안
내 마음속에 울리는 수많은 이야기들을
글자로 옮기고,
그 글이 누군가의 하루를
조금이나마 따뜻하게 만들길 바란다.
창밖에는 가을비가 내리고 있다.
‘베스트셀러’의 자리는 잠시였지만,
그 비의 소리는 오래도록 귓가에 남는다.
그건 마치,
“너는 충분히 잘하고 있다”
라고 속삭여주는
누군가의 다정한 목소리 같다.
이제 그 기록은
시간 속으로 천천히 사라질 것이다.
다음 주에는 또 새로운 책들이 오르고,
그다음 주에는 또 다른 이름들이 빛날 것이다.
하지만 나는 안다.
그 짧은 한 주의 시간 속에
얼마나 많은 새벽과 문장들이 쌓여 있었는지를.
베스트셀러란,
어쩌면 그 모든 시간의 조각이
잠시 빛을 받은 순간일 뿐이다.
나는
힘들 때에도,
기쁠 때에도,
슬플 때에도
글을 쓴다.
그리고 한결같이 이르는 결론이 있다.
“나는 정말, 글을 쓰는 것이 참 좋다.”
2025년이 저물어간다.
올해는 도전의 연속이었고,
때로는 무모한 모험 같기도 했지만
결국 이 모든 날들이
세월 속에서 하나의 문장으로 남을 것이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조차,
타이핑하는 한 글자 한 글자가
과거가 되어간다.
그래서 나는 매 순간을 기록한다.
가을의 끝자락에서,
짧았지만 분명히 존재했던 그 한 주의 설렘과
나를 응원해 주던 사람들의 온기를.
그리고 다시,
새 문장을 시작하기 위해
오늘도 커피를 내린다.
2025년 10월 31일 금요일 10월의 마지막 밤에
기적 같았던 한 달,
그리고 그 끝에 남은 따뜻한 마음 한 조각을 담아
광화문덕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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